우리금융, 적자 상상인저축은행 M&A 추진해봐야 ‘밑빠진 독 물 붓기’
건전성·수익성 취약해 실적 부진
[마이데일리 = 구현주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상상인저축은행 M&A(인수합병) 추진을 공식화했지만 적자 부실 기업이라는 난항에 맞닥뜨렸다.
상상인저축은행은 영업손실이나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부실 등 걸림돌이 산재해 있어서다.
3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상상인저축은행 실사를 위해 최근 삼일회계법인과 실사 자문 계약을 맺었다.
실사 단계에서 상상인저축은행 수익성이나 부동산 PF 대출 부실화 문제가 자세히 다뤄질 전망이다.
우선 올해 상반기 상상인저축은행 부동산 PF 대출 연체액은 567억원으로 저축은행업계 2위에 해당한다.
부동산 PF 대출 문제는 상상인저축은행 자산건전성 부실 문제를 키우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상상인저축은행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0.7%로 지난해 같은 기간(2.1%)에 비해 8.6%p 급등했다. 고정이하여신은 연체기간 3개월 이상인 부실채권이다.
수익성도 문제다. 상상인저축은행은 올해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했는데, 저축은행업계 업황이 좋지 않아 단기간 회복이 힘들다.
상상인저축은행 상반기 당기순손실만 248억원에 달하는데, 하반기 전망도 불투명하다.
박선지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실적 저하는 예대금리차 축소와 대손상각비 확대 등에 기인한다”며 “연말까지 국내외 긴축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당분간 큰 폭의 예대금리차 개선을 보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고 분석했다.
반면에 우리금융이 M&A카드를 만지작 거리는 이유가 있다. 매입 가능한 수도권 기반 저축은행 중에서 그나마 경쟁력이 높아서다. 다른 데는 더 상황이 나쁘다.
현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충청도 기반이기에 우리금융은 수도권 기반 저축은행이 필요하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상상인저축은행 거래자 수는 2분기 말 기준 16만3139명으로 같은 경기도 기반 한화저축은행(1만8930)의 10배에 육박한다.
한편 상상인저축은행 대주주인 상상인 측은 아직 매각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만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사실상 현 시점에서 매각 외 선택지는 없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4일 정례회의를 열고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지분 매각 명령을 의결했다. 상상인은 6개월 안에 두 저축은행 보유지분을 10% 이내로 남기고 모두 처분해야 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상상인저축은행이 수도권 내 영업 기반은 탄탄하기에 향후 업황 개선시 좋은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며 “그럼에도 부동산 PF 대출 등 문제가 있어 우리금융 입장에서도 고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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