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표된 ‘10월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북한, 올해 내 쏠까
러시아 기술지원에 일정 조정 가능성
기상 여건상 이르면 11월 발사할 수도
이날 시작된 한·미 연합공중훈련 변수
북한의 10월 중 군사정찰위성 세 번째 발사 계획이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러시아의 기술 지원을 토대로 위성 발사체 등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에 집중하고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기후 여건 등을 고려하면 이르면 다음 달 발사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어 보인다.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발사 시 국제기구에 발사 예정 기간을 사전 통보한 전례를 고려하면 이달 중 세 번째 발사가 시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10월이 30·31일 이틀 남은 상황에서 북한의 사전 통보는 이뤄지지 않다.
이에 따라 북한이 지난 8월 두 번째 발사 실패 직후 공언한 “오는 10월 제3차 정찰위성 발사 단행”은 사실상 공수표가 됐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군사정찰위성 발사 동향과 관련해 현재까지 특이하게 확인되고 있는 상황은 없다”고 말했다.
북한은 두 번째 발사 실패 당시 “큰 문제는 아니다”라고 밝혔지만 기술적 결함을 약 두 달이라는 짧은 기간 내에 해결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돼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올해 강하게 밀어붙였는데 두 번이나 실패한 만큼 기술적 안정성을 최대한 확보하고자 위성 발사체 성능 실험을 지속해서 실시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이 발사 시점을 조정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북한의 인공위성 제작을 도울 건가’라는 질문에 “우리는 이 때문에 이곳에 왔다”며 김 위원장에게 우주기지 내 로켓 조립·시험동과 발사시설을 소개하는 등 위성 기술 지원을 강하게 시사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30일 기자와 통화에서 “북·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기술 자문을 받으며 실패 가능성을 낮추는 쪽으로 발사 시점을 탄력적으로 조정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발사 준비에 집중하고 있는 듯한 동향이 간접적으로 감지된다. 북한은 이달 미국 전략자산인 핵 추진 항공모함과 전략폭격기가 한반도에 전개하고 역대 첫 한·미·일 연합공중훈련이 실시됐음에도 과거와 달리 군사적 대응에 나서지 않았다. 빈번했던 탄도미사일 발사는 한 달 반 동안 이뤄지지 않고 있다. 노동당 창건 78주년인 지난 10일에는 미국의 ‘우주군사화’를 문제 삼아 군사정찰위성 개발 의지를 드러내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군사정찰위성 발사 성공은 올해 김 위원장의 최우선 군사 과업인 만큼 이르면 다음 달 세 번째 발사가 실시될 가능성이 있다. 위성 발사에 중요한 변수인 기상 여건을 고려할 때 겨울로 진입하기 전인 다음 달까지가 적기일 수 있다.
다만 최근 북·러 정상회담과 러시아 외교장관의 방북 등 외교적 성과를 거두고 있는 만큼 올해 내 군사정찰위성 발사 성공이라는 군사적 성과 내기에 무리하지 않을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당장 이날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실시되는 한·미 대규모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디펜스’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은 지난해 10~11월 ‘비질런트 스톰’으로 불린 같은 훈련에 탄도미사일 발사 등으로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홍 위원은 “북한이 ‘비질런트 디펜스‘에 대한 대응이 중요하다고 보고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뒤로 미룰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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