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개선됐지만, 여전히 위기"…LG화학, 신사업 투자 계속한다
LG화학의 어려운 경영환경이 계속된다. 지난 분기보다 수익성이 소폭 개선됐지만, 범용 화학 부문의 부진이 지속된다. 이차전지 소재 부문도 시황 악화로 흔들리고 있다. 근본적인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신성장동력에 꾸준히 투자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LG화학은 30일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6% 감소한 8604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13조4948억원으로 3.5% 줄었다. LG에너지솔루션 등을 제외한 직접 사업 영업이익은 1161억원에 그쳤다.
석유화학 부문에서는 영업이익 366억원을 기록하며 전 분기 대비 흑자로 전환했다. 유가 상승에 따른 래깅 효과(원재료 투입 시차)와 태양광 패널 필름용 소재(POE), 탄소나노튜브(CNT) 등 고부가가치 제품군이 견조한 수익성을 이어갔다. 4분기에도 고유가 지속 등의 불확실성이 예상되지만, 고부가가치 사업을 강화하고 원가를 절감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단 계획이다.
전지재료 사업은 메탈 가격 하락으로 수익성이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급락한 메탈 가격이 제품 판가에 본격 반영돼 전지재료 사업의 매출과 수익성이 감소했다. 주력 제품인 양극재의 경우 판가가 20% 하락했다. 유럽향 출하의 감소가 있었지만, 미국을 대상으로 한 출하가 늘며 물량은 유지됐다. 4분기 전망도 밝지 않다. 메탈 재고에 따른 부정적 손익 영향이 지속되며 수익성은 줄어들 전망이다.
LG화학은 사업구조 혁신을 '위기 탈출' 전략으로 삼았다. 이차전지 소재, 친환경 소재, 혁신신약 등 3대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흔들림 없이 투자하겠단 계획이다. 차동석 LG화학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이날 실적발표 이후 컨퍼런스콜에서 "어려운 업황 속에서도 근본적인 경쟁력을 높여 위기를 극복하고, 3대 신성장동력에 대한 흔들림 없는 육성을 통해 지속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전기차 양극재 생산 계획에도 변함이 없다. 최근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가이던스 하향 등에도 그대로 투자를 진행하겠단 것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컨콜에서 "전기차 양극재 생산능력 가이던스에 변화는 없다"며 "전기차 수요의 성장이나 완성차(OEM) 가이던스(예상치) 대비 보수적인 기준으로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했다.
필름 사업 매각 대금은 이번 영업이익에 반영되지 않았다. 9000억원 정도의 처분 이익은 오는 4분기나 내년 1분기에 인식될 예정이다. LG화학은 범용 석유화학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중국업체와 경쟁이 심화한 저성장, 저수익 사업 매각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건전하게 관리하겠다는 계획이다.
그간 불거졌던 여수 NCC(나프타분해설비) 2공장 매각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LG화학도 지난 4월 시황 악화를 이유로 2공장 가동을 멈췄지만, 지난주부터 재가동에 들어갔다. 회사 관계자는 컨콜을 통해 "NCC는 매각보다는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과 전략적 옵션들을 여러 가지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이차전지 소재 투자는 지속한다. 특히 양극재는 라인업을 다양화한다. LG화학과 화유그룹 산하 유산(Youshan)은 오는 2026년 양산을 목표로 모로코에 연산 5만톤 규모의 LFP 양극재 합작공장을 짓는다. 모로코 공장은 북미 지역에 공급할 LFP 양극재를 생산할 계획이다. 에너지저장장치(ESS) 등과 관련, 미국 내 배터리 생산을 추진하는 복수의 잠재 고객사와 공급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양극재는 고객을 넓혔다. LG화학은 지난 10일 세계 1위 자동차 기업인 일본 도요타에 2조8600억원 규모의 양극재를 직접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LG화학이 도요타에 양극재를 납품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분리막 등에 대한 미국 현지 투자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혜택에 대한 최종 해석이 나온 후에 결정한다. 전고체 배터리용 양극재, 실리콘 음극재, 전고체 전해질 등 다양한 소재 역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차동석 LG화학 CFO는 "3분기 수익성 소폭 개선됐지만 여전히 어려운 경영환경 계속되고 있다"며 "불확실성과 어려움 견뎌야 할 시기가 있을 수밖에 없지만, 새로운 성장동력 잘 육성해 지속 성장하는 LG화학이 되겠다"고 했다.
이세연 기자 2count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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