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켈리, 점유율 '주춤'…질주 재개할까

김아름 2023. 10. 30.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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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의 신제품 맥주 켈리가 첫 번째 고비를 맞았다.

30일 주류업계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9월 국내 맥주 소매 시장에서 하이트진로의 켈리 점유율은 8.1%로 나타났다.

켈리는 지난 4월 출시 후 3개월 만에 점유율 10%를 달성했다.

하지만 맥주 성수기인 8월 들어 켈리의 점유율이 하락한 데 이어 9월에도 점유율이 떨어지면서 하이트진로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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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리 점유율 두 달째 하락세
신제품 효과 재개될지 주목
그래픽=비즈워치

하이트진로의 신제품 맥주 켈리의 질주가 주춤하고 있다. 지난 4월 출시 후 상승세를 지속했던 점유율이 두 달 연속 하락세를 타고 있다. 신제품을 맛보려는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와 하이트진로의 강력한 마케팅 정책이 맞물려 출시 초 돌풍을 일으켰던 켈리가 다시 흥행을 재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반 년 만에 주춤한 점유율

30일 주류업계와 닐슨IQ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9월 국내 맥주 소매 시장에서 하이트진로의 켈리 점유율은 8.1%로 나타났다. 지난 7월 10%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8월 9%로 하락한 데 이어 2개월 연속 점유율이 떨어졌다. 

켈리는 지난 4월 출시 후 3개월 만에 점유율 9%를 돌했다. 출시 99일 만인 7월 말 1억병 판매를 돌파했고 이달 들어서는 2억병을 돌파했다. 역대 맥주 시장 신제품 중 가장 빠른 페이스다. 켈리의 선전에 힘입어 지난 7월 테라와 켈리의 합산 점유율은 23.9%까지 올라왔다. 이 기간 맥주 1위 카스의 점유율은 42.4%에서 41%로 떨어졌다. 

국산 맥주 소매시장 카스 테라 켈리 점유율 추이/그래픽=비즈워치/그래픽=비즈워치

켈리의 선전에 힘입어 하이트진로는 창립 100주년을 맞이하는 2024년 맥주 시장 1위 탈환을 목표로 내걸었다. 테라와 켈리, 하이트를 합친 합산 점유율로 오비맥주를 따라잡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이트진로가 맥주 시장 1위를 차지한 건 지난 2011년이 마지막이다. 

하지만 맥주 성수기인 8월 들어 켈리의 점유율이 하락한 데 이어 9월에도 점유율이 떨어지면서 하이트진로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신제품 효과가 예상보다 빨리 사그라든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올해 들어 일본 맥주가 수입맥주 1위를 재탈환하는 등 수입맥주 공세가 다시 시작되며 수입맥주 선호도가 높은 2030을 지켜내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켈리 '올인' 전략 지속?

하이트진로는 점유율이 주춤한 데는 치열한 프로모션 경쟁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켈리의 판매가 가속화되면서 경쟁사들이 여름 시즌 신규 용량을 출시, 이례없는 가격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켈리의 성장세에 방어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며 "치열했던 가정시장 프로모션으로 인한 일시적인 상황이지 켈리의 제품력과 성장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켈리의 점유율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업계에서는 켈리의 '올인' 전략이 다시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하이트진로가 켈리에 마케팅 총력을 기울이는 동안 줄어든 테라의 판매량이 복구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변수로 지목된다. 실제로 켈리 출시 전 18%였던 테라의 소매시장 점유율은 켈리 출시 후 계속해서 우하향했다. 

물론 하이트진로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테라의 매출이 감소하는 건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테라의 판매량이 줄어드는 것보다 켈리의 판매량이 늘어나는 속도가 빨라 하이트진로 전체로 보면 나쁠 것도 없었다. 하지만 켈리의 판매량이 줄기 시작한 8~9월 테라의 판매량은 회복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켈리와 테라의 점유율을 동시에 끌어올려야 하는 점은 부담스러운 숙제가 됐다. 9월 기준 테라와 켈리의 합산 점유율은 20.9%로 켈리 출시 직후 첫 달(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그래픽=비즈워치

경쟁사들의 추격도 부담이다. 카스는 켈리와 테라가 부진한 사이 점유율 회복에 성공했고 롯데칠성은 연내 신제품 맥주를 선보일 예정이다. 롯데칠성은 내년에도 또다른 맥주 출시를 예고했다. 롯데칠성 역시 클라우드의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신제품 출시 후 대대적인 공세에 나설 전망이다. 결국 1차 목표는 클라우드 바로 위에 자리한 켈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마케팅이나 영업 등 물리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기존 제품 매출을 줄이지 않으면서 새 제품을 키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하이트진로로서는 제조 원가 상승이나 마케팅 비용 증가 부담을 상쇄하기 위해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경쟁사인 OB맥주가 주요 맥주 제품 출고가격을 평균 6.9% 인상한 후 후발주자들 역시 동참할 것이란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가격 인상 시 마케팅 비용 부담을 일부 덜고 켈리의 점유율 부진이 이어지더라도 이를 만회하면서 실적에 긍정적일 가능성이 높다. 

최근 신한투자증권은 "켈리 초기 판매량이 2019년 테라 출시 당시보다는 더 빨랐다"며 "신제품 출시 비용으로 올해 맥주사업이 적자 전환할 수 있겠지만 맥주 사업 특성상 고정비 비중이 높아 판매량 증가에 따른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크기 때문에 내년부터는 흑자전환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김아름 (armijjang@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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