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에 깃발 꽂았다"…소규모·단계적 포위로 작전 변경?
"하마스 근거지 가자시 점진적 포위할 듯"…
민간인 이동 또 촉구, 바이든은 "국제법 준수"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기습에 보복할 목적으로 가자 지구에 투입된 이스라엘 지상군이 소규모로 더디게 전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전쟁 2단계"를 선언한 이스라엘이 단기 하마스 궤멸이 아닌 단계적 장악 전술을 쓴다는 설명부터 확전을 꺼리는 국제사회를 의식한 움직임, 헤즈볼라·이란 등 개입을 우려한 대응이라는 평가까지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은 "긴급 요청"이라며 가자 북부 거주민의 남부 이동을 다시 촉구했고, 미국은 국제인권법 준수를 강조했다.
FT에 따르면 현재 IDF의 가자 지구 내 주요 작전지는 북서부 지중해 연안이다. 전날 CNN은 이스라엘 군이 가자 지구 내 리조트호텔 지붕 위에 자국 깃발을 꽂는 영상이 이스라엘 측 매체를 통해 공개됐다고 전했다. CNN은 영상 속 지형정보에 따르면 북쪽 국경으로부터 약 3km(킬로미터) 떨어진 곳으로 보인다고 한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병원, 학교, 사원 등을 근거지로 활용한다고 보고 있다. 깃발이 꽂힌 호텔이 하마스 근거지 중 하나인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종군기자 아모스 하렐은 FT에 "이스라엘 군이 가자 지구 내 3~4km 지점까지 진격했다"며 "시가지 전투에 맞닥뜨리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북부 에레즈 국경검문소 인근에 위치한 땅굴에서 하마스 대원들이 뛰어나와 IDF과 소규모 교전을 벌였으나, 이스라엘 전차를 향해 대전차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의 대규모 항전은 아직까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FT는 이스라엘 군 내부소식통을 인용, 하마스가 이스라엘 군 진입에 별 저항이 없는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헀다.
IDF는 가자 지구 북부 민간인들에게 남부로 피신하라고 또 경고했다. 다니엘 하가리 IDF 대변인은 29일 "지난 2주 동안 우리는 가자지구 북부와 가지시티 주민들에게 남쪽으로 이주할 것을 촉구해 왔다"며 "오늘 우리는 이것이 긴급한 요청이라는 점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우려되는 본격 지상전을 선언하지 않았지만 느리게 지상전을 강화하고 있다.
가자 지구가 지상군 작전에 매우 불리한 환경이 됐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아얄 훌라타 전 이스라엘 국가안보회의 의장은 "시가전보다 더 힘든 전투는 폐허가 된 도시에서의 시가전"이라며 "하마스가 매복할 곳이 많은 데다 IDF가 기동이 힘들어져 매우 불리하다"고 했다.
익명의 외교소식통은 FT에 "이스라엘은 이란과 헤즈볼라가 가자 지구 지상작전을 갈등 고조의 신호로 받아들일까 우려스러울 것"이라며 지상군 규모를 제한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외신들은 민간인 피해 및 인질의 안전을 우려하는 국제사회를 의식해 본격 지상전에 조심스러워 하는 것으로 진단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IDF가 최종 목표를 하마스 궤멸에서 군 시설 파괴와 하마스 지도부 사살로 축소 변경했을 수 있다"고 했다.
종군기자 하렐은 "IDF는 하마스 측이 지하통로에서 나와 이스라엘 전차를 공격하기를 기다리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500㎞에 달할 정도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데다 민가로 감춰진 하마스 땅굴을 선제공격하기는 어려우므로, 전차 등을 미끼로 앞세워 하마스를 땅굴에서 끌어내려는 전략 같다는 분석이다. 가자 지구 내에서 민간인과 하마스 대원을 구분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편 하마스가 통치 중인 가자 지구 측 보건당국은 이스라엘 공습으로 지금까지 8005명이 사망하고 2만242명이 다쳤다고 주장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9일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전화해 "이스라엘은 자국민을 테러로부터 보호할 권리가 있다"면서도 "(자위권 행사는) 민간인 보호를 우선하는 국제인권법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압델 파타 엘 시시 이집트 대통령에게도 전화를 걸어 가자 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 물품을 대폭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가자 지구 내부는 주민들이 식량을 찾아 유엔 구호물품 창고를 덮치는 등 아비규환이라고 한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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