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쌓여도… 개미는 한달새 이차전지 1.6조원 ‘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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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란 우려에 이차전지주(株) 주가가 부진한 데도 개인 투자자는 최근 한 달 새 1조6000억원 넘게 '사자'에 나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차전지 주가가 급락하면서 저가 매수 시점으로 판단한 개인 투자자가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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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란 우려에 이차전지주(株) 주가가 부진한 데도 개인 투자자는 최근 한 달 새 1조6000억원 넘게 ‘사자’에 나선 것으로 집계됐다. 저가 매수할 기회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차전지 종목은 단기간 내 반등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개인 투자자가 국내 주식시장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이었다. 369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POSCO홀딩스,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삼성SDI, SK이노베이션, LG화학 등 이차전지 셀 기업과 소재 기업들도 순매수 상위 10대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7개 종목의 개인 순매수 규모는 1조6350억원에 달했다.
이차전지 주가가 급락하면서 저가 매수 시점으로 판단한 개인 투자자가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이달 들어 15.1%(7만2000원) 내렸고, 같은 기간 삼성SDI 주가 역시 11.7%(6만원) 하락했다. 에코프로 주식은 이번 달 마이너스(-) 26.5%(23만9000원)의 하락률을 기록했고 ▲포스코홀딩스 -19.1%(1만2000원) ▲에코프로비엠 -16.2%(4만1000원) ▲LG화학 -10.4%(5만1500원) 등이 하락 폭이 컸다.
이차전지주 주가가 이날 반등했으나, 악재는 쌓이고 있다. 전기차 수요 둔화가 가장 큰 걱정거리다. 렌터카 기업 허츠(Hertz)는 전기차 구매를 미루고 있다. 테슬라를 비롯한 전기차 기업들이 가격 인하 정책을 펴면서 중고가에 부담으로 작용해서다. 허츠가 보유한 테슬라 차량은 3만5000대 수준인데, 지난해 말 목표로 밝혔던 10만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최근 폭스바겐은 올해 유럽의 전기차 주문량이 15만대로, 지난해(30만대)보다 50% 줄었다고 발표했다.
완성차 기업은 전기차 생산 설비 투자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포드(Ford)는 전기차 투자 목표 500억달러 가운데 120억달러(약 16조원)를 축소하기로 했다. 이에 SK온과 포드의 이차전지 합작사 블루오벌SK의 미국 켄터키 2공장 가동 시점이 2026년 이후로 밀리게 됐다. 앞서 제너럴모터스(GM)도 미국 미시간주 전기차 공장 가동 시점을 1년 늦췄다.
전기차로 산업 전환이 예정된 수순이라고 하지만, 2024년 한고비를 넘어야 할 전망이다. 전기차 최대 시장인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예정된 상황에서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서다. 또 중국 이차전지 기업의 해외 진출이 빨라지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은 가격 경쟁을 위한 리튬인산철(LFP) 이차전지 양산 시점을 2026년으로 잡고 있다.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차전지 종목의 주가가 상승 반전할 요인보다 실적 부진 우려와 유럽 시장 전기차 이차전지 수요 둔화 장기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 부정적 요소가 더 많은 분위기”라며 “이차전지 업종 주가가 의미 있는 상승이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 역시 “2024년은 미국 대선과 중국의 보복 조치에 따른 원재료 조달 문제 등 다양한 불확실성에 노출돼 있다”며 “이차전지 종목의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차잔지 업스트림(upstream·원자재 조달)의 중요성이 부각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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