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알' 김상중 되겠다" '꼬꼬무', 재미도 의미도 잡은 스토리텔링 '100회 잔치'[종합]
[스포티비뉴스=유은비 기자] 1:1 스토리 텔링 방식으로 많은 패러디를 양산하며 SBS 대표 시사교양 프로그램으로 거듭난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의 3MC와 황성준 PD가 100회를 맞은 솔직한 감상과 포부를 전했다 .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 100회 기자간담회가 30일 오후 목동 SBS에서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장트리오' 장도연, 장성규, 장현성 그리고 황성준 PD가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꼬꼬무’는 이야기꾼이 스스로 공부하며 느낀 바를 각자의 이야기 친구(가장 가까운 지인)에게 1:1로 전달하는 프로그램. 2021년 10월 첫 방송 이후 다음달 드디어 100회를 맞이한다.
장성규는 100회를 맞은 소감에 대해 "내가 한 것이 먼지만큼도 안 되지만, 귀한 프로그램에 일원으로 100회 동안 참여할 수 있었던 게 영광스럽다. '꼬꼬무'의 김상중이 되고 싶은 마음에서 1200회 1300회 넘어서까지 함께하고 싶은 바람을 드러내겠다"라고 재치 있게 답했다.
장도연 역시 "꼬꼬무가 주는 힘이 있다. 방송 생활을 돌아보면 자신 있게 돌아볼 수 있는 프로그램인 것 같다. 초반 파일럿 대본부터 욕심이 났었다"라며 "반 진심, 반 농담으로 이미지 세탁에 최고의 프로그램인 것 같다. 나는 '꼬꼬무'의 김상중까지도 아니고 테이블의 등 정도가 되고 싶다"라고 답했다.
장현성은 "직업이 배우니까 이렇게까지 긴 작품을 이렇게까지 오래 해본 적이 없다. 아무리 긴 드라마 영화도 1년이면 끝이 나는데 2년 동안이나 정기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이런 게 첫 경험이라 더 감회가 크다. 나도 하면서 배우는 게 더 많은데 자연인 장현성으로도 많이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라고 답하며 "나는 '전원일기'가 장수 프로그램이니까 '꼬꼬무'의 최불암 선생님처럼 되겠다"라고 포부를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배우 장현성은 '꼬꼬무' 파일럿 방영 당시 장항준 감독의 이야기 친구로 등장했다가 정규 편성에서 이야기 군으로 장 감독의 자리를 대신했다. 장항준 감독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장현성은 "장항준 감독의 비밀을 많이 알고 있어서 나한테 함부로 할 수 없는 친구다. 내가 가장 오랫동안 봐온 친구"라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죽마고우들은 아주 순수한 추억이 있다. 그 이후의 대화는 관심사가 다르니까 서로 수고를 해야 한다. 근데 장항준 감독은 30여 년 동안 한 번도 싸우지 않고 즐겁게 지내고 있지만, 꿈과 관심사가 같아서 큰 힘이 된다"라고 애정을 드러내며 "우리가 뭔가를 계속 같이 나누면서 살아갈 수 있다는 게 고맙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항준이 네 재산도 좀 나누자 했지만, 그건 아직 답이 없다"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꼬꼬무'는 MC가 아닌 이야기꾼을 내세워 1인칭 시점으로 특정 인물의 시선을 따라가는 스토리텔링 방법으로 인기를 끌었다. 이에 장성규는 "초등학생들 만날 때 가장 많이 언급해 주는 프로그램이 '꼬꼬무'다. 어려울 수 있는 얘기들을 초등학생 저학년 친구들이 기억해 주고 얘기해줄까 생각해보니1:1 대화가 주는 힘이 큰 것 같다. 단체 수업할 때는 졸기도 하는데 1:1 과외할 때는 집중할 수 있는 것처럼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어린 친구들의 진입 장벽을 낮춰준 포맷인 것 같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장현성은 화제가 됐던 이야기 친구의 반응에 대해 "내가 배우다 보니 배우 친구들이 리스너로 많이 나왔다. 가끔 리스너들 반응 오바하는 거 아니야? 했던 사람이 나와서 똑같이 그러고 있다. 본인이 직업 배우로서 어떻게 보여야겠다는 의도로 반응을 과장하거나 만들었던 사람은 없었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장성규는 원하는 이야기 친구가 있냐는 물음 "아이유 씨가 꼭 한번 나왔으면 좋겠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꼬꼬무라는 프로그램이 억울한 일을 당하신 분들, 영웅적인 면모를 보여주신 분을 다루는 프로그램이다. 핫하신 분들도 나오면 좋지만, 재능있고 좋은 사람인데 일자리가 부족한 분들을 위해 열어두는 방향도 개인적으로 바란다. 이 일을 기점으로 그분들에게도 일자리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라고 소신을 드러냈다.
황성준 PD는 아이템 선정 조건에 대해서는 "경쟁작마다 전략이 다르다. 목요일 밤 10시 반에 하다 보면 훌륭한 다른 프로그램이 있다. 요즘은 좀 힘들다. 너무 훌륭한 프로그램들이 많다. '싱 어게인'은 작가들이 즐겨보신다. 곧 트로트의 계절이 오기도 하고 신중에 신중을 기한다"라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황 PD는 그럴수록 본질에 집중하려 한다며 "근현대사의 사건을 관통했던 소시민들의 이야기를 얼마나 공감가게 풀어내냐는 본질에 집중하고자 한다. 굵직한 근현대사 사건을 거의 했기 때문에 요즘 어려움이 많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김현성은 "다시 부르는 노래도 좋고 트로트도 좋다. 다만, 아까 이야기가 잠깐 나왔지만, 100회 특집 자리임에도 아이템은 1000회까지 준비돼 있으니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다"라고 자신 있게 답하기도 했다.
100회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묻자 장성규는 "씨랜드 참사가 기억이 남는다. 내 아이들의 또래에게 있어선 안 된 일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가 가장 힘들다"라고 답했다. 장도연 역시 "내가 가장 먼저 떠올랐던 것 역시 씨랜드"라며 "눈물이 슬퍼서도 있지만, 어른으로서 미안함에 흘리는 눈물도 있고, 화가 나서 울분의 눈물을 흘릴 때도 있다. 그냥 어른으로서 미안한 마음에 그때는 눈물을 흘렸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장현성 역시 "씨랜드 생각이 가장 먼저 나긴했는데 고통스러운 기억을 되돌이켜 보면서 느끼는 안타까움이나 미안함도 있다. 최동원 선수의 이야기를 다룰 때도 그랬다. 최동원 선수가 활동할 때 내가 굉장히 야구에 열광했던 어린이였는데 야구선수의 이야기에 내가 이렇게까지 눈물을 흘릴 수 있다고?할정도로 많이 눈물을 흘렸다"라고 회상했다.
'꼬꼬무'는 근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다양하게 다룬다. 민감할 수 있는 주제도 과감하게 솔직하게 풀어내야 하는 내용에, 부담이 있지는 않냐는 물음에 황 PD는 "논란이 될 사건이라고 해서 더 부담되는 것은 아니다. 결국 3MC를 믿고 반쯤은 열어놓는다"라며 "정치적이지 않은 아이템 중에서도 이야기하다 보면 대본에 있지 않은 내용이 대화 속에서 나온다. 우리가 대본으로 고민하는 것은 끝까지 열심히 하되 그 이상의 것을 해주신다고 믿고 등판시키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집단지성이 있다. 마지막까지 자정작용을 믿는다"라며 "가끔 PD로서 유혹에 빠지기도 한다. 과장되게 할 수 있으면 시청률도 잘 나오고 화제가 될 텐데. 내가 유튜버였다면 그렇게 해서 망했을 것이다. 저번에 차가운 머리를 지녀야 한다는 것을 머리로 알고 100회 이후도 잘 만들어 가도록 하겠다"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꼬꼬무' 100회는 오는 11월 2일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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