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엔 중국인 관광객 몇 명이나 왔나···유커 효과는 ‘대체 언제쯤’
지난달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3개월 연속 100만명을 넘은 가운데 중국인 관광객이 26만여명으로 1위를 기록했다. 중국의 한국행 단체관광 재개와 추석 연휴에 힘입어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지만, ‘유커(단체관광객) 특수’는 기대에 못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달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109만8034명으로 전년 동월(33만7638명)보다 225.2% 늘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코로나 19 발생 이후 처음 월간 100만명을 돌파한 뒤 3달째 100만명을 넘겼다. 코로나 19 이전인 2019년 9월의 75% 수준까지 회복했다.
중국은 지난달 가장 많은 방한객을 기록한 국가다. 약 26만4000명이 한국땅을 밟았다. 54만1000명이 방문했던 2019년 9월과 비교해 48.8% 회복했다. 단체관광 규제가 풀린 지난 8월 26만명보다는 약간 늘었다. 이어 일본(25만명), 미국(9만7000만명), 대만(9만2000만명), 베트남(3만7000만명)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달 말은 중국 최대 명절인 중추절·국경절 연휴(9월29일~10월6일)가 시작되는 시기였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지난달 중국인은 추석 연휴 수요 등으로 올해 들어 가장 많이 한국을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인 관광객 수 자체는 늘고 있다. 코로나 19 대유행 시기 고전을 면치 못한 면세·여행업계엔 청신호다. 하지만 중국인 관광객들의 여행과 소비 행태가 달라졌다.
이전에는 유커들이 면세점 등에서 물건을 쓸어담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요즘은 현지인처럼 맛집을 찾고 로드숍에서 쇼핑을 즐기는 개별관광객들이 많아졌다. 1980년대 이후 태어난 중국의 MZ세대가 관광 소비층으로 부상하면서 나타난 변화다. 여기에 중국 경기 악화 등이 겹쳐 관광객들의 지갑이 쉽게 열리지 않고 있다.
중국 의존도가 큰 면세점의 올 3분기 실적도 ‘유커 효과’와는 거리가 멀다. 호텔신라는 3분기 면세점 부문에서 163억원 영업적자를 낸 영향으로 전체 영업이익이 77억원에 그쳤다. 지난해보다 71% 줄어든 수치다.
아직 중국인 단체관광객 유입이 본격화되지 않은 만큼 내년 상반기까지는 상황을 봐야 한다는 게 면세업계의 목소리다. 유커 모객과 동시에 다양한 국가의 고객을 유치하려는 마케팅을 병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커와 따이궁(보따리상)들이 많이 사야 정상화되는데, 들어오는 속도도 더디고 구매금액도 크지 않다”며 “기대만큼 회복 속도가 빠르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공개된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의 ‘중국 유커 유입과 중소·소상공인 대응 전략’ 보고서는 “유커의 쇼핑 목적 및 인기 명소 중심 여행은 감소하는 반면 맛집 투어, 지역관광 등 체험 중심 여행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단체관광 재개로 업계의 기대가 컸지만 단체관광은 그렇게 많지 않은 실정”이라며 “이미 코로나 19를 거치며 개별관광이 늘었고, 앞으로도 그런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까지 쇼핑 위주인 국내 단체관광 상품 일정에 큰 변화가 없다. 여행의 질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했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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