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카카오, 이번엔 ‘우티 가맹기사 차별’로 공정위 고발· 과징금 초읽기
'콜 몰아주기'로 올해 초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를 받은 '카카오T' 운영사 카카오모빌리티가 이번에는 UT(우티)나 타다 등 경쟁사 가맹택시에 대한 배차를 막은 '콜 차단' 혐의로 공정위 심판정에 서게 됐습니다.
오늘(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정위 시장감시국은 카카오모빌리티의 콜 차단 행위가 공정거래법 위반이라고 판단해 과징금을 물리고 검찰에 고발해야 한다는 내용의 심사보고서를 카카오모빌리티에 보내고 안건을 상정했습니다.
앞서 공정위는 올해 2월 카카오모빌리티의 '콜 몰아주기' 행위에 대해서 257억 원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부과했는데, 플랫폼 시장에서 독점력을 이용한 카카오모빌리티의 반복된 법 위반 행위가 심각하다고 판단해 형사처벌까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낸 겁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에서도 '콜 몰아주기'와 비슷한 수준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21년 당시 가맹택시인 '카카오T 블루' 기사들에게 카카오T 서비스에 가입해있으면서 동시에 UT, 타다, 마카롱 등 다른 서비스에도 가입한 택시의 번호판을 찍어 단체 대화방 등에 신고하라고 했고, 아예 신고페이지를 따로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렇게 확보한 번호판 정보를 이용해 경쟁 가맹택시에 일반호출 배차를 차단하고, 더 나아가 계약을 해지하는 등의 갑질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택시 호출 앱 시장 90% 이상을 장악한 카카오모빌리티가 모든 택시를 대상으로 한 일반호출 서비스에서 경쟁 앱 가맹 택시를 아예 배제한 건 신규 사업자 진입을 막거나 경쟁 사업자를 배제한 행위로 공정거래법 위반이라는 게 공정위 조사 결과입니다.
공정위가 올해 초 제정한 '온라인 플랫폼 독과점 심사지침'에 따르면 이러한 행위는 전형적인 '멀티호밍(multi-homing) 제한'으로 플랫폼의 독점력을 유지·강화해 시장의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큽니다.
이번 사건은 공정위가 플랫폼 심사지침을 제정한 이후 이를 근거로 제재한 첫 사례입니다.
서비스 이용자가 훨씬 많은 카카오T가 다른 플랫폼 택시를 배제한 결과, 다른 사업자의 가맹택시 확보가 어려워졌고 신규 사업자의 시장 진입이 차단되는 효과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앞서 2021년 9월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택시 호출 중개 시장 점유율이 80% 이상인 카카오모빌리티가 경쟁사 가맹 택시에 자사 중개 서비스를 일방적으로 중단하는 건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이라며 공정위에 신고했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미 올해 초 '콜 몰아주기'로 공정위의 제재를 받았습니다.
공정위는 2월 카카오모빌리티가 일반 택시보다 가맹 택시가 콜을 선점할 수 있게 배차 알고리즘을 은밀하게 조작했다며 257억 원의 과징금을 물렸습니다.
가맹택시 ‘카카오T 블루’ 숫자를 늘리기 위해 일반호출에서 가맹택시 기사를 우선 배차하는 알고리즘을 적용했고, 그 결과 비가맹 택시가 더 가까이 있더라도 가맹 기사가 우선 배차를 받고 수익성이 낮은 1km 미만 단거리 배차는 피했다는 게 공정위 결론이었습니다.
그 결과 손님이 적은 시간대에 가맹기사들은 손쉽게 승객을 확보할 수 있었고, 비가맹 기사에 비해 높은 수익을 올렸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수락률이 높은 기사에 우선 배차했다"라며 소비자 편의를 높인 조치라고 항변했지만 공정위는 "'수락률'이라는 기준이 비가맹 기사에게 불리하게 설계됐고, 이러한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의도적으로 도입했다"라고 판단했습니다.
공정위는 카카오모빌리티로부터 이번 '콜 차단' 제재안에 대한 의견을 받은 다음, 이르면 내년 초 전원회의를 열어 제재 여부와 수위를 심의할 예정입니다.
한편,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이 최근 불거진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 조종 논란과 관련해 준법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김범수 센터장은 오늘 홍은택 카카오 대표 등 경영진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공동체 경영회의'를 열고, "최근 상황을 겪으며 나부터 부족했던 부분을 반성하고, 더 강화된 내외부의 준법 경영 및 통제 시스템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우리가 지금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공동체 전반의 고민과 실천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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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민수 기자 (m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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