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여자프로농구 키워드는 박지수, KB 천하가 다시 올까
여자프로농구 개막이 다가오면 열리는 미디어데이는 늘 ‘도발의 장’이 된다. 겉으로는 모두가 웃지만 그 속에 담긴, 우승을 향한 의지는 다 숨길 수 없다.
청주 KB의 ‘대들보’ 박지수(25)는 6개 구단 모든 선수들 가운데에서도 이번 시즌을 유독 벼르고 있다. 지난 시즌 힘들었던 자신의 모습이 영상에 비춰지자 잠시 울컥하며 눈물을 쏟아낸 그는 다시 마음을 다잡고 우승을 목표로 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30일 서울 강남구 호텔리베라 청담에서 열린 2023~2024 여자프로농구 미디어데이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선수는 단연 박지수였다.
박지수는 지난해 여자농구월드컵을 앞두고 급작스런 공황장애를 호소하며 잠시 코트를 떠났다. 시즌 도중에 돌아왔지만 올해 2월 왼손가락 탈골로 인한 인대손상으로 시즌 아웃됐다. 외국인 선수를 선발하지 않는 여자프로농구에서 사실상 외국인 선수나 다름없는 그가 이탈하자 KB도 추락했고, 끝내 5위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박지수는 미디어데이 현장을 찾은 팬들을 보며 “(미디어데이는) 항상 딱딱한 분위기였는데 뭔가 행사같고 즐겁다”며 “경기장에서 (팬들을) 보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라며 활짝 웃었다.
하지만 웃음도 잠시, 지난 시즌 자신의 힘들었던 모습이 영상에 나오자 환한 미소는 금세 사라지고 눈물이 눈에 가득 고였다. 한참을 울먹이던 박지수는 이내 마음을 다잡고 “정말 나 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지난 시즌에는 경기에 많이 나서지 못했고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도 부족한 모습만 보였다. 시즌을 치르면서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건강한’ 박지수의 복귀는 여자프로농구 판도를 뒤흔들어 놓을 수 있을 정도의 파급력을 가진다. 실제로 이번 시즌을 앞두고 팬(30.3%), 선수(52.4%), 미디어(67.7%)가 뽑은 최우수선수(MVP) 후보에서 박지수가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도 KB가 팬(36.8%), 선수(47.6%), 미디어(55.4%) 투표에서 디펜딩챔피언 우리은행을 크게 앞섰다. 그만큼 박지수라는 이름값이 주는 무게감이 크다.
김완수 KB 감독은 “우리의 이번 시즌 출사표는 ‘노란 악마’다. 축구 대표팀 경기를 보면 붉은 악마 응원단이 있고, 선수들도 붉은 유니폼을 입고 뛰어 위압감이 있다. 우리팀 색깔이 노란색인데, 이번 시즌 우리랑 경기하는 5개 구단한테 노란색이 악마같고 지긋지긋한 색깔이 되도록 만들고 싶다”며 “이번 시즌은 이전처럼 박지수와 강이슬이 다 건강히 잘하고 있다. 공격적인 부분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수비적인 부분에서 얘기를 많이 했다. 우릴 이렇게 주목하는 만큼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물론 다른 구단들도 KB의 독주를 쉽사리 허락하지 않을 태세다. 특히 지난 시즌 우리은행의 우승을 이끌고 자신은 ‘통합 MVP(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와 16시즌 만에 데뷔 첫 우승을 맛봤던 김단비의 각오가 남다르다. 김단비는 “예전에 (박)지수가 처음 프로에 왔을 때 ‘넌 한국 여자농구의 보물이 될 거야’라고 했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됐다”며 “언니로써, MVP를 지킨다는 것보다는 지수가 한 자리에 안주하지 않도록 쉽게 MVP를 못 타게 괴롭히겠다. 그래서 더 뛰어난 한국 여자농구의 보물이 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다른 팀들의 이색적인 출사표도 눈길을 끌었다. 지난 시즌 준우승팀인 부산 BNK는 ‘에너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박정은 BNK 감독은 “에너지 음료를 마시면 심장이 두근두근하듯, 우리 플레이를 보면서 (팬들이) 두근두근할 수 있는 화끈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배혜윤, 윤예빈, 키아나 스미스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을 당해 개막전에 함께할 수 없는 용인 삼성생명의 임근배 감독은 “선수들에게 바라는 바이며, 우리가 가야할 방향은 ‘배드 걸스’다. 항상 훈련 때 강조하는 것이 조금 더 강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나쁜 의미가 아닌, 좋은 의미의 배드 걸스가 될 것이라 믿는다”며 악착같이 붙어보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2023~2024 여자프로농구는 11월 5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리는 우리은행과 BNK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5개월간 대장정에 들어간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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