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수 부활’ KB스타즈…선수들이 뽑은 우승 후보, 김단비의 우리은행과 ‘양강’

지난 2021~2022시즌 한국 여자 프로농구(WKBL) 청주 KB스타즈는 통합 우승을 차지하며 왕조를 구축하는 듯했다. 하지만 바로 다음 시즌 예상치 못한 내리막길을 걸었다. 팀의 대들보인 슈퍼스타 박지수가 공황장애와 부상 여파로 9경기 출전에 그친 것이다. 리그와 챔피언결정전까지 통합 최우수선수(MVP) 출신인 198cm의 ‘국보급 센터’ 박지수의 이탈은 팀 전력에 막대한 영향을 줬다. KB스타즈는 지난 시즌 30경기에서 10승 20패에 그치며 하위권인 5위로 시즌을 끝냈다.

KB스타즈는 자존심 회복을 다짐하며 새 시즌을 준비했다. 무엇보다 박지수가 건강하게 돌아왔다. 그는 지난달 항저우 아시안게임에도 출전해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호텔리베라에서 우리은행 우리WON 2023-2024 여자프로농구 개막 미디어데이가 열리고 있다. 뉴시스

이런 KB스타즈가 다음 달 5일 개막하는 2023~2024시즌 우리은행 여자프로농구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실제 WKBL이 최근 6개 구단 선수 전원(103명)에게 이번 시즌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를 묻자 49명(48%)이 KB스타즈를 꼽기도 했다.

KB스타즈 코치진과 선수들의 각오도 남다르다. 김완수 KB스타즈 감독은 30일 서울 강남구 호텔리베라에서 열린 WKBL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올 시즌 다른 5개 구단이 우리 팀의 노란색 유니폼이 지긋지긋하게 느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지수는 “작년에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번 시즌을 치르면서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울먹이며 각오를 전했다.

KB스타즈와 우승컵을 놓고 다툴 가장 강력한 라이벌은 역시 ‘디펜딩 챔피언’ 아산 우리은행이다. 지난 시즌 통합 챔피언에 오른 우리은행은 김단비, 박지현, 최이샘이 건재한 상황에서 유승희와 이명관을 영입하며 왕좌의 자리를 지키고자 한다. 지난 시즌 통합 MVP 김단비와 2021~2022시즌 통합 MVP 박지수가 펼치는 리그 최고의 선수를 향한 경쟁도 주목할 만하다.

반등을 노리는 팀도 있다. 최근 두 시즌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던 부천 하나원큐는 과거 에이스로 활약했던 ‘베테랑’ 김정은이 6년 만에 자유계약선수(FA)로 복귀했다. 김도완 감독 대신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허윤자 하나원큐 코치는 “이번 시즌은 더 발전한 하나원큐가 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지난 시즌 4위에 머무른 구나단 인천 신한은행 감독은 “전쟁에 나가서 싸운다는 각오로 시즌에 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시즌엔 WKBL 역사에 남을 각종 기록도 쏟아질 전망이다. 하나원큐의 김정은은 통산 최다 득점 기록에 단 339점을 남겨놨다. 통산 7801점을 기록 중인 그는 정선민 여자 농구대표팀 감독(8140점), 변연하 부산 BNK썸 코치(7863점)에 이어 득점 3위에 올랐다. 김정은은 “선수 생활을 하면서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바로 통산 득점 1위”라며 “팀의 승리에 집중하며 기록 달성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장수 사령탑인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역대 최초로 300승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WKBL에서 12시즌째 지휘봉을 잡으며 최장수 사령탑인 위성우 감독은 통산 279승 76패를 작성하며 대기록에 21승만 남겨 놓고 있다. 지난 시즌 우리은행은 25승을 수확했던 만큼 올해에도 기세를 이어간다면 기록 달성이 가능해 보인다. 또 우리은행은 이번 시즌 14승 이상을 올릴 경우 WKBL 최초로 팀 통산 500승을 이룬다.

한편 다음 달 5일 우리은행과 BNK썸 경기로 개막하는 정규리그는 내년 3월1일까지 6라운드로 팀당 30경기를 치른다. 이번 시즌 플레이오프(PO)는 팬들에게 박진감을 더 선사하기 위해 기존 3전 2선승제에서 5전 3선승제로 바뀐다. PO는 내년 3월9~18일 열리고, 챔피언결정전은 3월24일~4월1일 치러진다.

장한서 기자 jh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