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은행의 종노릇’ 발언에···금융지주 주가 하락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한 발언의 영향으로 주요 금융지주들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3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하나금융지주는 전 거래일 대비 3.76% 내린 3만9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KB금융(-2.67%), 신한지주(-2.57%), 우리금융지주(-1.41%) 등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고배당 은행주들을 편입한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 상장지수펀드(ETF)는 2.51% 내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민생 현장을 방문해 듣고 온 발언들을 소개하며 “고금리로 어려운 소상공인들께서는 죽도록 일해서 번 돈을 고스란히 대출 원리금 상환에 갖다 바치는 현실에 ‘마치 은행의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며 깊은 한숨을 쉬셨다”고 전했다.
시장에선 해당 발언을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에 부담금을 부과해 초과이익을 환수하는 ‘횡재세’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일부 언론보도와 연결 지으며 금융지주의 배당 축소를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서민의 금융생활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서민금융법)’ 등 은행 초과이익을 서민금융원에 강제 출연하는 법안이 발의돼 있는 상황이다.
금리 급상승기(기준금리 연 1%포인트 이상 상승)에 은행의 이자순수익이 직전 5년 평균의 120%를 초과하는 경우, 초과금의 10%를 서민금융진흥원에 출연하는 것이 골자다.
5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지난 3분기까지 16조원의 당기순이익(누적)을 올렸다. 은행권의 이자이익도 지난 상반기 기준으로 29조4000억원에 달한다.
법안을 대표발의한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4월 ‘대출금리 부담완화 입법 간담회’에서 “은행들은 막대한 이자수익을 얻었고, 중산층 서민과 기업들은 고금리에 고통받고 있다”면서 “금융당국이 호통을 치자, 금융회사들은 확인할 수도 없는 상생 기금을 만든다고 한다. 호통이 아니라 입법으로 제도화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서민금융법 개정안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서민금융법 등 횡재세 관련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실제 도입되면 금융지주의 배당이 축소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오늘 대통령 발언에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위원회는 관련 의원입법안이 국회에 제출된 상황이며 구체적인 방안은 검토된 바 없다고 밝혔다.
권정혁 기자 kjh05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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