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조르다 혼난 초등 딸의 반성문···"형편에 맞게 살게요"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서울경제]

10대 학생들 사이에서 '아이폰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실제로 아이폰 사용 비율이 높게 나타난 가운데 부모에게 아이폰을 사달라고 졸랐다가 혼이 난 초등학생이 쓴 반성문에 누리꾼들의 관심이 쏠렸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초등학교 6학년생 딸을 둔 한 학부모의 사연이 올라왔다.

"자녀 키우기 힘들다"고 운을 뗀 작성자 A씨는 딸이 아이폰을 갖고 싶다고 해 혼낸 일을 전했다.

A씨는 아이폰을 갖고싶다는 딸에게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하고 "갤럭시를 사주겠다"고 타일렀다. 하지만 딸은 침대로 가서 울기 시작했고, 이 모습을 본 A씨는 아이에게 반성문을 쓰라고 했다.

A씨가 화를 가라앉히고 있는 동안 딸은 반성문을 써왔다. 반성문에는 "제가 남과 자꾸 비교해서 죄송합니다. 제가 남과 비교하지 않고 살겠습니다"며 "제가 형편에 맞지 않게 살아서 죄송합니다. 제가 형편에 맞게 살겠습니다"라고 적혀있었다.

이에 대해 A씨는 "비참하기도 하고 그동안 첫째는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아서 미안하기도 했다"며 "감정적으로 역정을 낸 게 후회됐다. 부업도 잘 안되고 대출 이자도 많이 올라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딸 마음에 잊지 못할 상처를 준 것 같다"며 "혼내면서 '형편에 맞는 걸 사야 한다'고 했는데 반성문에 그대로 썼다. 형편에 맞게 살겠다는 거 보고 뜨끔했다. 더 잘살아야 할 텐데"라고도 했다.

아울러 A씨는 "(딸) 친구들이 거의 다 아이폰을 사용하나 보다"며 "예전 노스페이스 패딩처럼 아이폰도 그런 분위기다. 결국 중고로 아이폰 12 미니 사줬다"고 전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어린 나이에 형편에 맞게 살겠다는 반성이 마음 아프다", "부모 마음도 아프겠지만 아이도 마음 아플 듯", "참교육 한 것", "아이의 인생에 중요한 가르침을 줬다", "아이가 착하다", "스스로 반성문을 저렇게 쓴 것 보니 대견하다" 등 다양한 반응을 이어갔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