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성생물학, 2030년까지 선도국 90% 수준으로 키운다
정부가 합성생물학 육성과 확산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산업적으로 활용 가능한 인공세포 제작을 위해 6대 분야 핵심기술 확보에 나선다. 의료분야 혁신, 오염물질 분해‧대체, 고부가 소재 생산 등 합성생물학을 실제 산업에 적용하기 위한 9대 선도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게 골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0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합성생물학 핵심기술 및 확산전략’을 발표했다. 이번 전략은 지난해 12월 발표한 ‘국가 합성생물학 육성전략’의 후속조치다.
합성생물학은 생명과학에 공학적인 기술개념을 도입해 DNA, 단백질, 인공세포 등 생명시스템을 설계·제작하는 기술이다. 합성생물학은 2003년 인간 유전체 지도가 완성된 이후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디지털 기술과 접목돼 유전체를 해독하는 수준에서 인공세포를 합성하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고도화된 합성생물학 기술은 바이오연구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던 낮은 속도와 불확실성의 한계를 극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새 정부 국정과제로 합성생물학을 포함한 ‘디지털바이오 육성’을 추진 중이다. 12대 전략기술의 세부 중점기술로 합성생물학을 선정하는 등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전략은 합성생물학 핵심기술개발 및 산업 확산을 위한 프로젝트의 추진을 포함해 기술 선도국이 되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제시했다. 합성생물학 분야 산·학·연 전문가들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팀이 참여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전략에서 ‘2030년 석유기반 제조산업 30%의 바이오전환’이라는 비전을 세웠다. 이를 위해 핵심기술 연구개발(R&D) 지원, 합성생물학 활용 선도프로젝트 추진, 바이오파운드리 등 핵심 인프라 조성, 석·박사급 고급인력 및 전문인력 양성, 국제협력 강화 등 세부 추진전략을 제시했다.
‘합성생물학 핵심기술개발 및 확산전략’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합성생물학 기술역량을 세계 최고(미국) 대비 75%에서 2030년까지 90%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임무지향적 연구개발’을 본격 추진한다.
과기정통부는 산·학·연 전문가들과 함께 합성생물학 6대 분야 17대 세부기술을 분류했다. 기술수준에 따라 기초·원천연구에서 응용·개발단계까지 전략적인 R&D를 지원한다. 특히 세포개량 및 대사최적화 기술 등 우리의 강점 기술은 세계 최고수준으로 고도화할 수 있도록 집중 지원한다. 이번에 설정한 기술개발 목표는 2년마다 수정 및 보완할 계획이다.
합성생물학을 활용하여 글로벌 난제를 해결하고 신시장을 창출할 수 있도록 선도프로젝트도 추진한다. 선도프로젝트는 의료분야 혁신, 오염물질 분해·대체, 고부가 소재 생산 등 3개 분야에서 9개 프로젝트가 추진된다.
합성생물학의 핵심인프라인 바이오파운드리 구축에도 나선다. 바이오파운드리는 인공세포 설계부터 제작, 테스트까지 합성생물학 전 과정을 자동화·고속화하는 인프라다. 바이오 기반 제조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필수요소다. 현재 예비타당성조사 중인 바이오파운드리 구축사업 등을 통해 국가 주도 공공 바이오파운드리를 우선 구축한다. 산업별로 전문화되고 지역 특화산업과 연계된 분야별 특화 바이오파운드리를 구축하는 한편 이를 민간으로 확산하여 2030년까지 바이오제조 혁신 인프라를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계 최고 기관과의 국제협력 활성화, 핵심인력 양성 등 글로벌 경쟁력 있는 합성생물학 혁신 생태계를 조성한다. 합성생물학은 미국, 영국 등 기술 선도국에서 한국과의 국제협력에 적극적인 분야인 만큼 글로벌 대학 및 연구기관과의 공동연구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바이오 전문성과 인공지능(AI), 공학 지식을 겸비한 양손잡이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관련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바이오파운드리 전문인력 등 바이오제조 인력 육성을 위해 관계 부처, 산업계와 협력해 나간다.
조성경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대전에 위치한 GS칼텍스 기술연구소를 방문해 합성생물학을 활용해 미생물을 개발하고 대량생산 공정을 개발하는 연구시설을 직접 살펴보고, 산·학·연 전문가들과 ‘합성생물학 핵심기술개발 및 확산전략’의 주요 내용을 공유하고 현장의 의견을 청취했다.
이번 현장발표회에는 서울대, 충남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연구재단 등 연구계와 학계를 비롯해 GS칼텍스, 바이오니아 등 산업계에서 참여했다. 이번 전략의 의미와 산업현장 적용방안에 대해 함께 논의했다.
이날 발표된 ‘합성생물학 핵심기술개발 및 확산전략’은 11월 개최 예정인 생명공학종합정책심의회에서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된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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