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연인에 1~10원씩 송금하며 스토킹 메시지…벌금형

스토킹처벌법 위반·주거침입미수 벌금 400만원
"시간 되돌리게 해달라 매일 기도" 106회 송금
알고 있던 현관 비밀번호로 전 여친 집 침입 시도
법원 "피해자, 상당한 불안감·공포심 느꼈을 듯"

[서울=뉴시스] 헤어진 여자친구의 계좌에 1원 등 소액으로 106회 송금해 메시지를 전달하고 알고 있던 헤어진 여자친구 집의 비밀번호를 눌러 침입하려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성에 대해 법원이 벌금형을 선고했다. 사진은 법원 로고. 2023.10.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여동준 기자 = 헤어진 여자친구의 계좌에 1원 등 소액을 계속 송금하는 수법으로 메시지를 보내고 집에 침입하려 한 남자친구에게 법원이 벌금형을 내렸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13단독 김재은 판사는 스토킹처벌법 위반, 주거침입미수 혐의를 받는 A씨에 대해 벌금 400만원을 선고하고 스토킹 치료프로그램 이수 40시간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9월께 헤어진 전 연인 B씨에게 소액 송금 등을 통해 메시지를 보내고, 과거 알아둔 현관 비밀번호를 눌러 집에 침입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는다.

그는 피해자로부터 '연락하지마'라는 문자 메시지를 받자 같은 해 10월에 B씨의 계좌에 1원, 10원 등 소액을 106회에 걸쳐 입금하며 "시간을 되돌리게" "해달라고" "매일 기도해" "꼭 명품백 사주고" "싶었는데" 등의 메시지를 전송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B씨의 거주지 공동현관 비밀번호를 입력해 들어간 뒤 집 현관문을 수차례 두드리고, 평소 알고 있던 도어락 번호를 눌러 현관문을 열려 하거나 창문을 열어 집에 침입하려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행히 피해자가 비밀번호를 바꾸고 창문을 잠가 둬 A씨의 주거침입 시도는 미수에 그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A씨는 지난해 11월 법원으로부터 B씨에 대한 스토킹 중단 경고, 피해자와 그의 주거지에 대한 접근금지, 휴대전화·이메일 등을 통한 연락 금지 등의 잠정조치를 받았다.

하지만 A씨는 지난해 12월 B씨에게 한 차례 전화하고 피해자가 다니던 대학교에서 그와 마주치자 오른팔을 붙잡으며 '1분만 대화하자'고 말해 잠정조치를 두 차례 어긴 것으로도 파악됐다.

재판부는 "스토킹 범죄의 구체적 내용과 방법, 횟수 등에 비춰볼 때 B씨는 상당한 불안감과 공포심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며 "A씨는 특히 잠정조치 결정 이후 위 결정에 반해 스토킹 행위를 반복해 그 죄질이 좋지 않고 B씨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A씨가 범행을 자백하고 이종 범죄에 대한 기소유예 처분 외에 받은 전력이 없는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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