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균이 고소’ 20대 女종업원 “3억 받았지만 3자에 협박당했다”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배우 이선균(48)과 가수 지드래곤(35·본명 권지용)이 연루된 마약 사건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유흥업소 실장이 이선균에게 3억원을 받았다고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자신도 협박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최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향정 혐의로 구속된 유흥업소 실장 A(29·여) 씨는 이 씨가 공갈 혐의로 자신을 고소한 건에 대해 "(그에게)현금 3억원을 받았다"고 말했다.

A 씨는 최근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중 변호인에게 이같이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선균은 자신의 마약 투약 의혹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후 "마약 사건과 관련해 협박을 당했고, 3억5000만원을 뜯겼다"며 변호인을 통해 A 씨를 고소했다.

이선균은 A 씨 외에 이름을 알 수 없는 인물 B 씨도 공갈 혐의로 고소했다.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이선균씨가 28일 오후 조사를 받기 위해 인천논현경찰서에 있는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

이 씨는 A 씨가 B 씨와 짜고 자신을 협박했다고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A 씨는 본인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접근한 B 씨에게 협박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나와 이 씨 사이를 의심한 인물에게 SNS를 통해 나도 협박 당했다"며 "협박한 인물이 정확히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가 피해금으로 주장한 3억5000만원 중 나머지 5000만원은 자기가 받지 않았다고도 했다.

A 씨는 최근까지 서울 강남 유흥업소에서 일하며 이선균 등 유명인과 친분을 쌓았다. 이 유흥업소는 주로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일명 '회원제(멤버십) 룸살롱'이다.

그는 평소 알던 의사에게 공급받은 마약을 이선균 등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과거에도 수차례 마약 투약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전과가 있었다. 이번 사건으로 구속되기 전에도 간이 검사에서 많은 양의 향정신성 의약품 성분이 나왔다.

경찰은 최근 A 씨를 검찰에 송치하면서 일단 공갈 혐의는 빼고 마약 투약 혐의만 적용했다.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이선균씨가 28일 오후 인천논현경찰서에 있는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에 출석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고 있다. [연합]

지난 28일 경찰에 출석해 간이 시약검사를 받은 이선균은 공가 사건과 관련, 자신이 선임한 변호인에게 진술 권한 등을 다 위임했다. 경찰은 이선균 변호인을 공갈 사건 고소인 자격으로 먼저 조사한 후 현재 구속돼 구치소에 수감 중인 A 씨를 접견해 추가로 피의자 신문을 할 방침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중순 "서울 강남 유흥주점에서 마약이 유통된다"는 첩보를 확인하는 중 A 씨 뿐 아니라 이선균과 권지용 등 5명의 혐의를 포착해 형사 입건했다.

재벌가 3세, 방송인 출신 작곡가, 가수 지망생 등 5명도 마약 투약 의혹이 있다고 봐 입건 전 조사(내사)를 하고 있다.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지난 28일 이선균의 휴대전화 1대를 압수했으며, 마약 혐의 사실관계를 조사하기 위해 통화내역 등을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제출한 휴대전화가 기존에 쓴 게 맞는지, 데이터 삭제 흔적이 없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디지털 포렌식 작업도 진행할 방침이다.

경찰은 압수한 이선균 명의 차량을 대상으로도 분석 작업을 벌여 마약 소지 혐의가 있는지 조사 중이다.

경찰이 앞서 이선균의 소변을 채취해 진행한 마약류 간이 시약 검사에서는 음성 판정이 나왔다. 경찰은 소환조사에 응한 이선균이 진술을 거부하자 조만간 다시 일정을 잡고 본격적인 조사를 진행키로 했다.

yu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