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부진 LG이노텍, 목표주가 낮추면서도 사라고 하는 이유는

홍재영 기자 2023. 10. 30.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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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대해부] LG이노텍

아이폰 수혜주로 이름을 떨쳤던 LG이노텍은 글로벌 IT 수요의 부진과 함께 주가도 하락했다. 전형적인 상저하고 종목으로 여겨졌는데, 주가는 하반기로 가면서 더 내렸고 지난해 3월 고점 대비 반토막이 났다. IT부품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도 악화했고, 지난해 4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으로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든 영업이익을 낸 영향이다.

증권가는 올 3분기까지의 부진은 예상됐던 바라며 LG이노텍에 대한 기대를 본격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올 4분기에 이연된 아이폰15 관련 실적이 반영돼 분기 최대 실적이 전망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수익성을 보완할 자동자 전자부품(전장) 관련 매출이 확대되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
고점 대비 반토막 주가…이어진 실적 부진

LG이노텍은 지난 27일 22만5500원(2.50% 상승)에 거래를 마친데 이어 30일에는 1000원(0.44%) 오른 22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팬데믹이 한창이던 지난해 3월 장중고점(41만4500원)과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빠진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부터 글로벌 IT 수요 부진여파로 실적부진에 시달렸다.

LG이노텍의 올해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조7636억원, 영업이익 183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6%, 58.8% 줄었다. 가뜩이나 낮아진 시장 컨센서스(전망치 평균)을 6% 밑돈 수치다. 올해 1분기와 2분기 영업이익 감소율(전년 동기대비)은 60%, 94%다.

올 3분기 실적 부진은 아이폰15 효과가 지연된 영향이 크다. 아이폰 15 초기 양산 일정이 지연됐기 때문이다. LG이노텍은 아이폰 고사양 모델에 탑재되는 카메라모듈을 공급하는데, 매출구조 상 이를 담당하는 광학솔루션사업부의 매출 비중이 절대적이다. LG이노텍 사업부문은 △광학솔루션사업부 △기판소재사업부 △전장부품사업부 등으로 구분된다.

올해 상반기 LG이노텍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전사 반기 매출은 8조2831억원이다. 이 중 광학솔루션사업부에서만 6조6266억원의 매출이 발생해, 그 비중은 80%에 달한다. 따라서 아이폰15 효과가 지연되면 자연스럽게 전사 매출 증가도 지연된다. 여기에 IT기기 수요 둔화로 기판부문의 수익성도 악화했다.
실적 우려는 주가에 이미 반영…기업가치 매력 높아져

3분기 실적 발표 후 △키움 △메리츠 △BNK △NH △삼성 △SK △한양 등 7개 증권사가 LG이노텍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북미업체 신규 스마트폰 판매 둔화 가능성을 고려해 2023년 신제품 출하량을 기존 대비 약 10% 하향한 6500만대 수준으로 전망한다"며 "2024년 북미 고객사 출하량도 기존 대비 약 6.5% 감소한 2억1500만대(전년 동기 대비 4.2% 감소)로 예상한다"고 했다.

아직도 전망은 좋지 못하지만 올해 4분기 실적만 반등한다면, 저점매수를 통해 짭짤한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적부진은 이미 주가에 반영됐고, 4분기에는 깜짝 실적이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증권사들이 보는 LG이노텍의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226% 늘어난 5537억원으로 사상최대 수준이다. 3분기로 예정됐던 아이폰15 관련 납품이 4분기로 미뤄진 영향이 크다. 여기에 내년초 IT수요회복 가능성도 주가반등에 힘을 보탤 수 있다는 논리다. 반면 주가측면에서 기업가치(밸류에이션)는 역사적 하단으로 내려 앉은 상태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북미 고객사의 스마트폰 판매량과 LG이노텍 실적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는 이미 충분히 낮아졌다"며 "LG이노텍 주가는 지난 10년간 주가순자산비율(PBR) 밴드 0.9~2.3배 구간에서 등락을 반복했는데, 현재 주가는 올해 선행 PBR 1.13 배로 밴드 저점에 임박했다"고 설명했다.
IT 부진 방어할 먹거리 '전장'…기업 재평가 요소
LG이노텍의 체질과 주가를 개선할 새 모멘텀으로는 자동차 전장이 꼽힌다. IT부품 기업들이 올해 IT 수요 부진으로 힘든 시기를 겪으면서 이익을 방어할 수 있는 전장 기업으로 체질 개선을 시도 중이다. LG이노텍은 지난 2007년부터 전장부품사업을 시작해 사업 경력이 길다.

먼저 광학솔루션사업부 내에서도 차량용 카메라모듈을 공급해 전장향 매출이 확대되고 있다. 또 올 3분기에 1개 분기만에 다시 흑자전환에 성공한 전장부품사업부는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턴어라운드를 달성할 전망이다. 사업 시작 이후 16년 만에 처음이다. 친환경 자동차용 부품, 자율주행 관련 부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매출도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자율주행센서는 LG이노텍 주가를 밀어 올릴 요소로 평가 받는다. LG이노텍이 주력하는 광학솔루션 부문이 현재는 아이폰 중심으로만 인식되는 경향이 강한데, 자율주행센서로 인식이 확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장으로 기업 밸류에이션이 재평가 받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시간이 필요할 수 있으나 전장 카메라와 레이더, 라이다는 새로운 기회일 수 있다"며 "현재 의미 있는 매출은 없으나 모바일 ToF, 안테나 어레이에 대한 설계 능력과 대량 양산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차량용 라이다, 이미징 레이더 등 ADAS 센서와 관련된 토탈 솔루션 회사로 재평가 받을 가능성을 기대한다"고 했다.

홍재영 기자 hjae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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