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연금 가입 요인 1위는 자녀 동의… 제도 홍보 필요”
“자녀와 관계없다”는 수요실태조사와 정반대
“잠재적 수요자 외 자녀에 대한 홍보도 강화해야”
주택연금 가입 여부를 결정짓는 요인 1위는 ‘자녀의 동의’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실시한 수요조사와 정반대 결론으로 중·고령층 외 자녀들을 대상으로 한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주택연금은 현재 살고 있는 주택을 담보로 사망할 때까지 주택에 거주하면서 매월 일정 금액을 연금 형식으로 받는 대출이다. 대출자가 사망하면 금융기관은 주택을 판매해 대출금을 충당하게 돼 자녀들은 부동산을 상속받을 수 없게 된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경진 경상대 경영학부 교수팀은 이달 발표된 보험학회지에 발표한 논문 ‘주택연금 활성화를 위한 지역별 가입의향 요인 비교 분석 및 시사점’을 통해 이렇게 밝혔다.
최 교수팀이 연구에 활용한 한국주택금융공사의 ‘2022 주택연금 수요실태조사’를 살펴보면, 만 55세 이상의 주택연금 인지도는 긍정적이었다. 서울 등 수도권 1307명과 부산 등 지방광역시 622명, 나머지 비수도권 1071명 등 총 3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주택연금 제도를 이해하고 있는 비중은 지역별로 각각 70% 이상이었다.
특히 주택연금 가입 시 자녀와의 관계에 대해 ‘영향 없음’이라고 답한 비율은 수도권 53.2%, 지방광역시 62.3%, 비수도권 67.6%로 모두 절반 이상이었다. 또 주택연금 노후소득 보장이 매력적이라고 느낀 응답은 지역별로 40~55% 수준으로 부정적 반응보다 25~43%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주택연금에 가입하겠다는 의향은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연금을 이용하지 않겠다”는 답변은 수도권 35.1%, 지방광역시 46.6%, 비수도권 48.5%로 각각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주택연금 제도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가입하지는 않겠다는 취지다.
최 교수팀은 수요실태조사 자료에 나타난 응답을 회귀식으로 처리하는 모형을 이용해 가입 의향 요인을 분석했고, 그 결과 지역과 관계없이 ‘자녀와의 관계’가 주택연금 가입 여부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결론을 냈다. 앞선 설문조사와는 정반대 결론이 나온 셈이다.
연구진은 “주택연금 가입 시 자녀와의 관계가 긍정적일수록 주택연금 가입의향은 (수도권이) 약 6.8배 높았다”며 “주택연금 가입이 자녀 동의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주택가격이 높은 수도권 지역 중·고령자들은 자녀의 암묵적 동의가 주택연금 가입에 상당히 중요한 요인임을 짐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도권의 경우 자녀와의 관계 외 주택연금 보장수준과 월 소득의 충분성, 상속 여부, 직업 여부 등이 가입 의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월 소득이 충분하고 노후 준비가 충분한 사람은 가입 의향이 낮지만, 생활비 마련을 위해 현재도 일하고 있는 사람일수록 주택연금을 이용하려는 욕구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지방광역시·비수도권도 이와 비슷한 양상을 띄었다. 다만 지방광역시는 자녀 수와 주택담보대출 유무가, 비수도권은 교육 수준과 주택 수가 특히 주택연금 가입 의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주택연금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홍보활동과 함께 지방광역시·비수도권 특성에 맞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연구진은 “주택연금 가입에 있어 자녀의 역할이 큰 영향을 미친다”며 “자녀 세대를 대상으로 주택연금 제도에 대한 홍보·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비수도권 지역은 저가주택 비중이 높아 월 지급금이 많지 않다”며 “노후소득보장 강화 측면에서 우대형 주택연금 적용 대상을 저가주택보유자 전체로 확대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주택연금 가입자 수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매년 1만건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1만4580건으로 약 45% 증가했다. 특히 올해는 3분기까지 신규 가입 건수가 1만723건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가입 건수의 63~70%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편중돼 있어 비수도권에 적합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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