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브라더스 "형제 라이벌? 최고의 친구…듀오, 피할 수 없는 운명"[문화人터뷰]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형제 라이벌이요?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하겠어요. 저희는 항상 서로를 지지해줬죠."(톰 스콧)
"솔로로 공연하는 건 꽤 외로울 수 있어요. 함께 공연할 친구가 있다는 건 항상 좋은 일이죠."(조너선 스콧)
파이프 오르간과 피아노 등 다양한 건반 악기를 연주하는 스콧 브라더스 듀오는 형제 아티스트다. 웃는 모습부터 꼭 닮은 두 사람을 보고 사람들은 쌍둥이로 착각하기도 한다. 형 조너선 스콧과 동생 톰 스콧은 한 무대에 서오며 경쟁보다는 서로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왔다. 이들은 "우리는 항상 서로를 응원하고 서로에게 최고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영국 맨체스터 출신인 스콧 브라더스 듀오가 처음 내한한다. 오는 11월21일 롯데콘서트홀의 '오르간 시리즈' 무대에 오른다. 지난 2020년과 2021년 코로나19 여파로 내한 공연이 취소된 후 성사된 무대다.
최근 서면으로 만난 이들은 "우리는 형제일 뿐만 아니라 어렸을 때부터 항상 절친한 친구였다. 함께 연주하는 건 항상 해왔던 일"이라며 듀오의 탄생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고 전했다.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을 때 피아노 듀엣을 연주했어요. 키보드 듀엣은 음악 활동을 위한 자연스러운 과정이었죠. 듀오로 계속 공연하는 건 피할 수 없는 일이었어요. 매일매일 재미있는 일이 많이 일어나는데, 농담을 나눌 사람이 없으면 그다지 재미있지 않잖아요. 사람들은 우리가 텔레파시가 있는 것 같다고 말하죠."
이들은 '오르간 엔터테이너'로 불린다. 재기발랄한 연주와 세련된 무대 매너로 파이프 오르간을 소개하는데 앞장서 왔다. 특히 피아노와 오르간 듀오, 피아노 듀오, 하모니움 듀오 등 다양한 건반 악기 조합으로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번 공연도 피아노와 오르간의 조화를 선보인다. 톰 스콧은 "오르간과 피아노 듀오 연주를 좋아한다. 특히 관객들이 이 연주를 들었을 때 정말 놀라워한다"며 "오르간은 오케스트라와 같아서 피아노처럼 소리를 통해 조화를 이루거나 돋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너선 스콧이 직접 편곡한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 서곡을 시작으로 그리그 페르귄트 모음곡 제1번, 드뷔시 베르가마스크 모음곡 중 '달빛', 거슈윈의 '랩소디 인 블루' 등을 들려준다.
조너선 스콧은 "저는 표준 오르간 레퍼토리와 함께 클래식 작품을 400곡 이상 편곡했다. 이는 오르간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청중들에게 친숙한 음악을 들려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며 "인상적인 오르간 페달 솔로가 있는 피에트로 욘의 그레고리안 협주곡 중 '피날레' 같은 흥미로운 오리지널 작품도 연주할 예정이다. '랩소디 인 블루'를 우리 듀오 버전으로 연주하는 게 가장 기대된다"고 밝혔다.
공연마다 건반 악기의 조합을 선택하는 방법이 있을까. 조너선 스콧은 "장소와 사용 가능한 악기에 따라 다르다"며 "우리가 종종 세계에서 가장 다재다능한 건반악기 듀오라고 불리는 이유는 거대한 성당, 작은 실내악 홀, 3000석 규모의 콘서트홀, 아레나 등 다양한 장소와 공연 상황에 적응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톰 스콧도 "어떤 조합이든 우리는 같은 에너지와 열정을 만든다"며 "조너선이 레퍼토리 대부분을 환상적으로 편곡하기 때문에 그에게 곡을 선택하고 어떤 것이 잘 어울릴지 결정하는 주도권을 줬다. 우리는 취향이 상당히 비슷하고, 듀오를 위해 새로운 음악을 작곡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고성부터 아레나 극장까지 매번 새로운 장소에서 다른 오르간으로 공연하는 이들에겐 빠른 적응도 필수다. 조너선 스콧은 "오르간은 거대해서 교향악단 전체 소리보다 더 클 수 있다. 수천 개의 전기 및 기계 제어 장치가 있고 때론 비행기를 조종하는 것만큼 복잡하다. 세상의 모든 오르간은 수작업으로 만들어지며 모두 다르다"고 말했다.
"런던의 로열 앨버트홀의 오르간은 제가 연주해 본 것 중 가장 유명하고 인상적인 악기 중 하나에요. 그 크기와 소리는 위협적이죠. 홀의 일정이 가득 차서 새벽 3시~4시에 혼자서 리허설을 해야 했어요. 대만 가오슝 웨이우잉의 새 오르간에서 연주한 적도 있죠. 아시아에서 가장 큰 오르간으로 12개의 건반과 3개의 페달보드, 2개의 컴퓨터, 300개가 넘는 스톱이 있어요. 25페이지의 사용 설명서도 제공됐죠."
새로운 시도를 주저하지 않는 이들은 유튜브나 애니메이션 등을 통해 대중과 소통한다. 유튜브 연주 영상은 6500만건 이상의 조회수를 넘었다. 이번 무대에선 볼 수 없지만, 톰 스콧이 직접 만든 애니메이션을 결합해 공연하거나 영상도 선보이고 있다. 애니메이션을 접목해 어린이들에게 쉽게 오르간을 소개하는 프로젝트로 2019년 ECHO(Eropean Cities of Historical Organs) 상도 받았고, 이는 유럽 전역에서 공연됐다.
"더 많은 사람과 음악을 공유하고, 콘서트에 갈 수 없는 사람들에게 클래식과 오르간 음악을 접할 수 있게 하고 싶었어요. 저희 동영상을 보고 콘서트에 가보고 싶거나 오르간을 배우고 싶다고 이메일을 보내오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작업에 보람을 느껴요. 또 애니메이션은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에게 오르간과 클래식 음악 전반을 소개하는 좋은 수단이죠."
이들은 '음악회는 재미있어야 한다'는 모토를 갖고 있다. 앞으로도 전 세계를 돌며 유쾌한 무대를 이어갈 예정이다.
"우리가 공연을 즐기며 음악을 연주하면 관객도 그 에너지에 공감하고 즐길 수 있어요. 가능한 한 많은 청중에게 멋진 악기의 소리와 음악을 들려주고 싶어요."(조너선 스콧)
"음악은 신선하고 생동감 있어야 해요. 저희는 항상 새로운 곡을 편곡·작곡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고 있죠. 늘 얼마나 많은 새로운 음악이 발견되는지 놀라곤 해요. 우리는 도전하고 있어요!"(톰 스콧)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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