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인기에 묻어간 신세 전락한 '놀뭐', 땡처리도 실패하면 답이 없다

최영균 칼럼니스트 2023. 10. 30.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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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음악 예능 시작한‘놀면 뭐하니?’, 치트키와 극약처방의 갈림길

[엔터미디어=최영균의 듣보잡('듣'고 '보'고 '잡'담하기)] MBC 토요 예능 <놀면 뭐하니?>가 2연타로 승부수를 던지는 모양새다. 지난 14일 MBC 최고 인기 드라마인 <연인>과 콜라보를 선보인 데 이어 21일부터는 음악 예능을 다시 시작했다. 인기 드라마 컬래버레이션, 그리고 음악 예능은 <놀면 뭐하니?>의 전신으로 여겨지는 <무한도전>부터 시청률을 높이고 화제성을 주도하는 예능 치트키로 활용돼 온 아이템이다.

<놀면 뭐하니?>의 이런 행보는 하락세를 끊고 반전을 이루기 위한 적극적 대응의 일환으로 여겨진다. 한때 10%가 넘던 시청률(이하 닐슨코리아)이 3%대까지 떨어지면서 정준하와 신봉선을 하차시키고 주우재를 투입하는 등 개편에 나선 데 이어 과거 강력했던 아이템들을 연속으로 배치해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아서 붙잡아 놓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을 듯하다.

음악 예능은 <놀면 뭐하니?>에서 여러 차례 시청률 위기를 구해냈는데 이번에는 지난봄 땡처리 엔터테인먼트 특집을 통해 선보였던 보이그룹 '원탑'과 여성 듀오 '주주 시크릿'을 개선해 다시 음악 시장에 도전해 보는 콘셉트다. 28일 방송까지는 '주주 시크릿'의 발표곡 녹음과 원탑의 새 멤버로 대성과 김종민을 면접하는 내용이 방송됐다.

땡처리 엔터테인먼트는 보이그룹 틴탑을 차용해 유재석, 하하, 조세호, 남창희, 황광희, 이이경, 유병재로 구성한 원탑이 틴탑의 곡을 리메이크해 활동에 나서고 박진주와 이미주로 구성된 주주 시크릿도 음원을 발표하고 방송 활동을 가졌던 프로젝트다. 땡처리 엔터테인먼트 특집은 과거 <놀면 뭐하니?>의 뽕포유, 싹쓰리, 환불원정대, MSG와 WSG워너비 등 보통 3달 전후로 방송됐던 앞선 음악 예능 프로젝트에 비해 다소 짧은 한 달여의 기간만 진행된 바 있다.

음악 예능은 <무한도전>부터 <놀면 뭐하니?>까지 시청률 상승을 이끌고 발표되는 곡들이 모두 차트를 석권한 킬러 콘텐츠다. <무한도전>과 <놀면 뭐하니?>를 만든 김태호 PD 시절은 물론 시청률이 하락세에 접어들고 김태호 PD 퇴사 후 박창훈 PD가 맡았을 때도 음악 예능만은 불패의 신화를 이어갔다.

다만 땡처리 엔터테인먼트 프로젝트의 주주 시크릿은 음원 차트 성적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앞선 음악 예능들만큼 차트를 강력하게 장악하지는 못해 음악 예능의 영향력이 약화되지 않았나하는 평이 나오기도 했다.

그래서 이번 땡처리 엔터테인먼트 프로젝트의 재현은 <놀면 뭐하니?>는 물론 김태호식의 음악 예능이 갈림길에 접어들었음을 알리고 있다. <놀면 뭐하니?>는 땡처리 프로젝트가 반응이 안 좋을 경우 이젠 의지할 치트키가 더 이상 남아 있지 않은 상황이 된다.

새로운 치트키 포맷을 찾기는 쉽지 않고 그럴 경우 음악 예능은 마지막 극약처방인 셈이 된다. <놀면 뭐하니?>는 땡처리 엔터테인먼트 프로젝트의 부진 다음에는 존폐 논란만이 남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사실 <놀면 뭐하니?>는 언젠가부터 <무한도전>의 유산을 재활용하는데 몰두하고 있다. 드라마와의 컬래버레이션이나 음악 예능은 물론 주우재 합류 후 선보인 시간 제한 게임이나 상황극 같은 아이템들은 과거 <무한도전>에서 검증된 사례들이었다.

물론 <놀면 뭐하니?> 시청자 중에는 <무한도전>의 재현을 보고 싶어하는 이들도 상당하다. 하지만 <무한도전>의 아이템 중 일부를 재현해도 전반적인 시청률 하락세를 탈출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이런 <무한도전> 계승 방식이 <놀면 뭐하니?>에 희망적이라 보기는 힘들 듯하다.

특히 <무한도전> 아이템의 재활용은 기세 측면에서 대비가 커서 <놀면 뭐하니?>를 초라하게 만드는 부정적 효과가 발생한다. <무한도전>과 <이산>의 드라마 컬래버레이션의 경우 예능과 드라마의 당시 최고 시청률 인기작끼리 시너지 상승 효과가 강렬했다면 <놀면 뭐하니?>의 경우 드라마 <연인>의 인기에 얹혀 가는 느낌을 줬다.

음악 예능도 땡처리 엔터테인먼트 프로젝트에 들어와서는 과거 음원 차트에서 가수들을 긴장시키던 '음원 깡패'의 무시무시함은 퇴색되고 <놀면 뭐하니?>가 살아남기 위한 안간힘처럼 느끼는 시청자들도 상당한 상황이다.

땡처리 엔터테인먼트 프로젝트 재도전은 그래서 갈림길이다. <놀면 뭐하니?>의 영원한 치트키로 그 위상을 다시 회복할지 아니면 결국 효과를 보지 못하고 종말로 치닫는 극약처방으로 남게될지 그 사이 어딘가에 서 있다. 더불어 <놀면 뭐하니?>의 운명만이 아니라 음악 예능의 앞날도 예측할 수 있는 문제라 그 귀추가 몇 배 더 주목된다.

최영균 칼럼니스트 busylumpen@gmail.com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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