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란도트' vs '노르마'…파격 연출 좋지만 결말은 '글쎄'
'투란도트' 오리엔탈리즘 대신 무국적 무대
'노르마' 3500개 십자가로 압도적 볼거리
원작과 다른 결말, 연출 의도 못 살려 아쉬워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고전에 대한 파격적인 재해석은 그 자체로 흥미롭다. 그러나 지나친 변화는 원작의 고유한 정서를 깨뜨리기도 한다. 지난 주말 세종문화회관과 예술의전당이 나란히 선보인 오페라 ‘투란도트’(26~29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노르마’(26~29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가 그러했다.
‘투란도트’, 손진책 연출 첫 오페라 도전
세종문화회관 서울시오페라단이 선보인 ‘투란도트’는 연극계 거장 손진책(76) 연출의 이름을 앞세웠다. 손 연출이 오페라에 도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장 눈에 띈 변화는 원작의 오리엔탈리즘을 지운 것이다. 디스토피아를 연상케 하는 잿빛 무대와 의상으로 ‘투란도트’를 무국적의 공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로 풀어냈다. 무용을 적극 활용해 3000석 규모의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을 볼거리로 채운 점도 인상적이었다. ‘투란도트’로 한국 오페라 데뷔 무대에 나선 ‘월드 클래스’ 테너 이용훈의 빼어난 가창력 또한 박수 갈채가 이어졌다.
‘노르마’, 영국 로열오페라하우스 프로덕션 국내 초연
오페라는 귀만 즐거운 것이 아니라 눈도 즐거울 수 있음을 제대로 보여준 무대였다. 막이 오르자마자 무대 위를 가득 채운 3500여 개의 십자가는 그야말로 보는 이의 시선을 압도했다. 좀처럼 눈을 뗄 수 없는 이 무대는 스페인 출신의 세계적인 연출가 알렉스 오예(63)의 손길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오예 연출은 “종교가 도를 지나쳐 선을 넘어서면 얼마나 멀리 나아갈 수 있는지를 이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예수가 쓴 가시 왕관을 연상케 하는 무대 위 원형의 십자가가 이러한 연출 의도를 잘 보여줬다.
장병호 (solan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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