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韓물가둔화 속도, 美·유로 비해 더뎌"…내년 2% 도달 힘들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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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물가 둔화 속도가 미국과 유로지역에 비해 더디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 19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의 물가 목표 수렴시기가 미국보다는 빠를 것이라고 자신하면서도 "높아진 국제유가와 환율의 파급영향,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등으로 물가의 상방 리스크가 높아짐에 따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수렴하는 시기도 당초 예상보다 늦춰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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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물가 둔화 속도가 미국과 유로지역에 비해 더디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반등하는 등 물가목표치(2%) 달성도 지연되는 양상이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오르고 농산물가격 상승세가 계속되면 물가 둔화가 더 지연될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행 물가동향팀은 30일 발표한 BOK이슈노트 '주요국 디스인플레이션 현황 및 평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정점 대비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 목표수렴률은 60.5%로 계산됐다.
지난해 7월 6.3%까지 올랐던 한국의 물가상승률은 지난 7월 2.3%까지 내렸지만 다시 반등해 지난달 3.7%를 기록했다. 물가목표치(2%)에 비해선 아직 1.7%포인트(p) 높은 수준이다. 정점에서 2%까지 4.3%p 하락이 필요한 것을 감안하면 진도율은 60.5%로 나온다.
비교국가인 미국과 유로지역에 비해 낮은 진도율이다. 미국의 목표수렴률은 76.1%, 유로지역은 73.3%로 한국보다 높았다.
미국은 지난해 6월 9.1%까지 치솟았던 물가상승률이 지난달 3.7%까지 내려왔다. 유로지역은 지난해 10월 10.6%를 찍은 뒤 지난달 4.3%를 기록하고 있다.
한은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주요국의 디스인플레이션 패턴이 대체로 유사한 양상을 나타내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주요국에 비해 빠르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물가 둔화 추세는 주요국 대부분이 비슷했지만 수요·공급 요인으로 분해해보면 다른 패턴이 나타났다. 한국은 비용상승 압력이 이어지면서 공급요인 영향이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수요측 압력과 노동시장의 임금상승 압력 등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국은 공급충격보다 코로나19(COVID-19) 재정지원에 따른 가계 초과저축에 기반한 수요압력과 견조한 고용에 따른 임금 압력이 큰 것으로 평가됐다. 유로지역은 공급 충격과 임금상승률이 물가 둔화를 더디게 만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주요 전망기관들은 한국의 물가상승률 목표(2%) 달성 시점을 2025년 상반기쯤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2026년), 유로지역(2025년 하반기)보다 도달 시점 전망이 빠른 것이다.
변수는 이스라엘·하마스 사태다.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부상에 따른 국제유가와 환율 상승 가능성 등이 물가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률 하락이 당초 예상보다 느릴 수밖에 없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 19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의 물가 목표 수렴시기가 미국보다는 빠를 것이라고 자신하면서도 "높아진 국제유가와 환율의 파급영향,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등으로 물가의 상방 리스크가 높아짐에 따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수렴하는 시기도 당초 예상보다 늦춰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은은 "최근과 같이 유가와 농산물가격이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 재개 시점도 다소 지연될 수 있다"며 "고물가를 경험하면서 경제주체의 가격·임금 행태가 변했을 가능성도 물가 둔화를 더디게 하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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