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두나! 양세종, "수지와 ♥? 현실의 나는 무조건 포기" [인터뷰]
아이즈 ize 김나라 기자
배우 양세종(31)이 '국민 첫사랑' 수지(29)의 남자로 무려 4년 만에 화려한 컴백을 알렸다. 2019년 드라마 '나의 나라' 이후 '군백기'를 거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이두나!'로 전 세계 안방극장에 복귀 신고식을 치른 양세종이다.
'이두나!'는 민송아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로맨스 드라마. 평범한 대학생 이원준(양세종)이 셰어하우스에서 화려한 K팝 아이돌 시절을 뒤로 하고 은퇴한 이두나(수지)를 만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로맨스가 필요해' 시리즈, '로맨스는 별책부록', '사랑의 불시착' 등을 연출한 이정효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양세종은 실제 걸그룹 출신으로 '국민 여동생' '국민 첫사랑' 등 수식어를 자랑하는 최정상급 스타 수지의 상대역으로 낙점되어 남성 팬들의 부러움을 샀다. 수지가 원작 웹툰 실사판 가상 캐스팅에서 항상 0순위로 꼽혔던 만큼, 남자 주인공도 그에 못지않게 높은 싱크로율이 중요했던 바. '이두나!'는 '연기파배우' 양세종이 합류하며 구멍 없는 최적의 조합이 꾸려진 것이다. 양세종은 그간 '낭만 닥터 김사부' '사랑의 온도'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등 웰메이드 드라마에서 '케미 요정' 면모를 뽐내며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이두나!'의 이원준은 가족과 자신의 미래를 위해 앞만 보고 내달리는 대학생. 강단 있는 매력과 동시에 따뜻하고 순수한 마음씨로 두나에게 휴식처가 되어준다. 이에 이정효 감독은 양세종이 30대임에도 불구하고 한치의 흔들림 없이 "양세종은 순수한 원준 그 자체였다. 양세종의 전작들을 기억해 뒀다가 제대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캐스팅을 제안했다"라는 후문이다.
양세종 역시 최근 진행된 아이즈(IZE)와의 인터뷰에서 "수지, 이정효 감독님과 촬영하면서 행복했고 다들 서로 진짜 합이 잘 맞았다. 소통을 많이 하면서 촬영에 임했다. 오늘도 차를 타고 오면서 '이두나!' OST를 들었다. 계속 생각이 맴도는 작품이다. 두 번 정주행했는데 마음이 아리더라. 열린 결말로 끝났지만 훗날 두나와 원준이 다시 만나지 않을까 하는 확신이 들 정도다"라며 끈끈한 마음을 드러냈다.
만기 전역을 앞두고 수많은 러브콜 중 '이두나!'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양세종은 "대본을 받는 건 항상 감사한 일인데 '이두나!'는 여러 대본 중에서도 가장 제 심장을 뛰게 만들었다. 저는 시나리오를 봤을 때 좋은 떨림, 가슴 뛰게 만드는 작품을 선택하는 편이다. 그리고 '이두나!'는 20대 초반의 '순수한 청년' 캐릭터를 연기하는 건 이제 마지막이겠구나 싶어서 선택한 면도 있다. 물론, 20대의 사이코패스 캐릭터는 할 수도 있겠지만(웃음). 근데 '순수한 20대 청년'은 아무래도 제가 올해 서른두 살이라, 스스로도 소화할 수 있는 한계점이 온 걸 느끼니까. 그래서 마지막으로 해보고 싶었던 거다"라고 밝혔다.
원준과 닮은 점에 더욱 끌렸다는 양세종. 그는 "저도 원준처럼 생각이 많고 진지하고 순수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원준이 좀 더 순수하긴 하지만. 그런 원준이 되기 위해서 대본에 최대한 집중을 많이 했고 '이두나!'를 하는 동안 온전히 원준으로서 살아보자는 마음으로 임했다"라며 "또 원준에게 가장 공감됐던 건 책임감을 느끼고 사는 것, 생각이 많다는 것도 닮았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성에 대해 생각하는 지점도 비슷했다. 상대에 대한 배려심도 있고. 원준도 그렇고 저도 사람에게 천천히 다가가고 계속해서 지켜보는 편이다. 관계를 깊이 있게 생각하는 부분, 함부로 대하려 하지 않는 모습이 공감이 되었다"라고 짚었다.
수지 캐스팅에 대해선 쌍수를 들고 반겼다. 양세종은 "수지가 두나를 한다고 해서 정말 좋았고, '대박이다' 싶었다. 제일 완벽한 캐스팅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저는 진짜 수지한테도 그렇게 말했다. 제 주관이긴 하지만 이두나 역할은 수지가 1등이라고. 수지는 정말 이두나 그 자체였다. 딱 촬영장에서 수지를 처음 봤을 때, 내가 시나리오에서 본 그 이두나가 되어서 나타난 거다. 어떤 면이라기보다 풍기는 뉘앙스가 완벽했다"라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국민 첫사랑' 상대역으로서 부담감은 없었을까. 양세종은 "그런 부담감은 안 느꼈다. 리허설 때 눈만 봐도 서로의 감정을 알 것 같았고 그만큼 케미가 잘 맞았다. 서로 온전히 원준과 두나 캐릭터로서 살아있어서, 집중할 수 있었다. 그래서 수지에게 '누나'라는 호칭을 쓰는 것도 촬영장에 가자마자 어색함 없이 적응했다"라고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다.
또한 양세종은 "수지는 연기를 할 때 무척 디테일하고 아이디어도 많았다. 현장에서 감독님과 소통도 많이 나누는 편이고 그런 디테일이 작품에 고스란히 담겼다. 저도 감독님, 수지와 같이 리허설을 하면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대본에 나와 있지 않은 미묘한 감정들이 절로 나오고, 수지와 길거리를 걸으며 없던 대사를 주고받는 모습에서 '우리가 완전히 집중하고 있구나' 느꼈다. 그래서 현실의 세종이라면 두나에게 '왜 이러세요' 할 텐데, 자연스럽게 이입할 수 있었다. 너무 부담스러우니까, 무조건 포기다(웃음). 수지는 현장에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했다. 우아하게 봤는데 생각한 것과 다르게 털털했다. 함께 '이두나!'를 찍으면서 굉장히 즐거웠다"라고 애정을 과시했다.
이에 양세종은 '양세종 세금 더 내라'라는 네티즌들의 부러움 섞인 반응도 유쾌하게 받아들였다. 그는 "나는 좋았다"라며 "수지가 엄청 예쁘고 아름답게 나오지 않았나. 그것에 대한 피드백이니까 되게 좋게 봐주시는구나 싶어서 기분이 좋았다"라고 웃어 보였다.
양세종은 거듭 "이정효 감독님과 수지에게 매우 감사드린다고 꼭 써주셨으면 좋겠다. 진짜 진짜 진심이다"라고 강조하며 "'이두나!'는 두나, 원준 어느 입장에서 봐도 되게 뜻깊은 작품이다. 다 보고 나시면 언젠가 한 번쯤 겪어 봤을 사랑에 대한 향수를 느끼실 거 같다. 두나와 원준의 관계가 깊어지면서 여러 가지 감정 변화와 사랑이 성숙해져가는 과정도 느낄 수 있을 거 같다. 그래서 '이두나!'는 볼 때마다 느낌이 다르더라. 힐링 되는 부분도 있고 뭔가 울컥하지 않을 거 같은 장면에서도 울컥하고 그랬다. 꼭 'N차 관람' 하시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군 생활을 보내며 한결 여유가 생겼다는 양세종. 그는 "예전엔 작품에 들어가기 전에 스스로를 '골방'에 가두며 작업했다. 골방 작업을 왜 했는지, 군대에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캐릭터 접근 방식을 잘 몰랐던 거 같다. 그걸 알고 싶어서 더 골방 작업을 했던 거 같고. 지금은 연습실이 생겼다. 정서적인 여유가 생겨서 골방 작업은 안 하고 있다"라며 달라진 점을 언급했다.
'군백기'는 오히려 성장의 계기로, 대중에게 잊힐까 하는 걱정은 없었다고. 양세종은 "복귀를 기다리면서 겁이나 두려움은 느끼지 않았다. 다음 캐릭터를 맡았을 때 '이거를 잘 소화하지 못하면 어떡하지'에 대한 두려움은 있다"라고 뜨거운 연기 열정을 엿보게 했다.
양세종은 "군대에서 정말 많은 생각을 했다. 지금 떠오르는 건 '연기는 무엇인가' 이런 생각을 정말 매일 했던 거 같다. '내가 시상식에서 왜 이렇게 떨지?'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 봤는데 답을 찾았다. 중학교 때 부모님과 사장님에게 허락받고 비디오 대여점에서 일을 할 당시엔 배우에 대한 꿈이 없었다. 고2 때까지도 아예 없었다. 근데 꿈이 없던 때에도 아르바이트하면서 영화들을 엄청나게 보다 보니까, 그때 비디오테이프로 봤던 선배님들을 시상식장에서 만나게 되니까 더 떨렸던 것 같다"라고 말하는 엉뚱함을 보이기도.
그는 "'나는 누구인가', '양세종은 누구인가', '온전한 나의 모습은 뭐지?' 이렇게 생각을 많이 하긴 했지만 아직 나도 내 매력을 모르겠다. 근데 제가 진지한 건 사실이지만 '상남자'다. 실제로는 '사랑의 온도' 온정선 같은 캐릭터가 전혀 아니다. 그래서 나중에 서른 중후반 넘어갔을 땐 상남자의 멜로도 해보고 싶다. 정선도 원준도 마음에 들면 직진하는 스타일이긴 하지만 상남자는 아니지 않나. 다음 작품을 아직 정하진 않았지만 제약을 두지 않고 새로운 걸 해보고 싶다. '이두나!'처럼 다른 방면으로 제 심장을 뛰게 만드는 역할을 만나길 기다리고 있다. 아무리 빌런이라도 제가 흥미롭게 사랑할 수 있는 역할이라면 악역도 좋다"라고 색다른 행보를 기대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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