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성지방, 노년엔 약?…"수치 높을수록 치매 덜 걸린다"

김나인 2023. 10. 30.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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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속에 중성지방이 많으면 뇌졸중, 심근경색 같은 성인병 위험이 높아지는 만큼 중성지방 수치를 낮추는 게 건강한 삶을 위한 조건으로 꼽힌다.

그런데 노인의 경우 혈중 중성지방 수치가 높으면 치매 위험이 낮다는 보고가 나왔다.

전체적으로 중성지방 수치가 2배 높아질 때마다 치매 위험은 18%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중 콜레스테롤, 혈압, 흡연, 음주, 체중 등 다른 변수를 고려해도 중성지방 수치가 높을수록 치매 위험은 낮아지는 관계에는 변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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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성지방 위험도 구분 <자료:서울아산병원>

핏속에 중성지방이 많으면 뇌졸중, 심근경색 같은 성인병 위험이 높아지는 만큼 중성지방 수치를 낮추는 게 건강한 삶을 위한 조건으로 꼽힌다. 그런데 노인의 경우 혈중 중성지방 수치가 높으면 치매 위험이 낮다는 보고가 나왔다.

호주 모나쉬(Monash)대학 의대 저우전 예방의학 교수팀은 미국, 영국, 호주의 노인을 대상으로 이뤄진 두가지 대규모 연구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미국 신경학회 학술지 '신경학'(Neurology) 최신호에 발표했다.

우리가 섭취한 칼로리 중 당장 필요하지 않은 것은 중성지방 형태로 지방세포에 저장됐다가 필요할 때 에너지원으로 쓰인다. 중성지방은 주로 복부에 저장되며 지나치면 지방간, 심혈관 질환, 인슐린 내성, 대사증후군 등으로 이어진다. 중성지방 혈중 수치는 150mg/dL 이하가 정상, 150~199mg/dL은 경계 범위, 200mg/dL 이상은 높은 수치로 간주된다.

모나쉬대학 연구진이 들여다 본 두가지 자료 중 한 연구는 치매, 심혈관 질환, 뇌졸중 병력이 없는 노인 1만8194명(평균연령 75세)을 대상으로 6년에 걸쳐 진행됐다. 연구 기간 중 이 중 823명이 치매 진단을 받았다. 연구팀은 측정된 공복 중성지방 혈중 수치에 따라 이들을 4그룹으로 나누고 치매 발생률을 비교 분석했다. 제1 그룹은 중성지방 수치 최하위 그룹으로 62mg/dL 이하, 2그룹은 63~106mg/dL, 3그룹은 107~186mg/dL, 4그룹은 187mg/dL 이상으로 분류했다.

그 결과 중성지방 혈중 수치가 62mg/dL 이하로 가장 낮은 최하위 그룹(10%)이 치매 발생률이 6%로 가장 높았다. 중성지방 수치가 187mg/dL 이상으로 가장 높은 최상위 그룹(10%)은 치매 발생률이 3%, 중성지방 수치가 63~186mg/dL으로 중간인 그룹은 치매 발생률도 중간인 4~5%로 나타났다. 중성지방 수치가 가장 낮은 1그룹에 비해 2그룹은 치매 발생률이 15%, 3그룹은 24%, 4그룹은 36% 낮았다. 전체적으로 중성지방 수치가 2배 높아질 때마다 치매 위험은 18%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중 콜레스테롤, 혈압, 흡연, 음주, 체중 등 다른 변수를 고려해도 중성지방 수치가 높을수록 치매 위험은 낮아지는 관계에는 변함이 없었다.

영국에서 진행된 또 다른 연구 자료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났다. 연구 대상 노인 6만8200명 가운데 2778명이 12년 사이에 치매 진단을 받았다. 그런데 중성지방 수치가 2배 높아질 때마다 치매 발생률은 17% 낮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중성지방 수치가 높을수록 정신운동 속도, 집행기능, 기억력 등 종합 인지기능 저하 속도가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중성지방에서 어떤 성분이 치매 발병 위험을 낮추고 인지기능을 개선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년에 중성지방 수치가 낮다는 것은 높은 중성지방 수치가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중년기와는 상황이 다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짚었다. 또한,

노인이 중성지방 수치가 낮다는 것은 체중 감소, 영양실조, 노쇠와 연관이 있을 수 있다고 봤다. 중성지방 수치가 비교적 높은 노인은 영양 섭취를 잘 하고 건강 문제도 적을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중성지방이 뇌의 노화를 억제한다는 증거는 될 수 없다고 봤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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