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실적 부진’ 한솔그룹, 지주사 대표 전격 교체
조기 조직개편으로 위기 돌파
30일 한솔홀딩스는 신임 대표이사에 이명길 한솔제지 경영지원본부장(사진)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그룹의 핵심 주력인 제지사업에서 올해 부진한 실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그룹 오너 일가가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신사업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예년보다 한 달가량 앞당겨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는 후문이다.
이 내정자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93년 한솔그룹 공채 2기로 입사한 ‘정통 한솔맨’으로 통한다. 재무, 인사, 구매 등 핵심 업무를 두루 거치며 그룹 내외에서 폭넓은 네트워크를 보유했다는 평가다. 특히 그룹 내 계열사 전반에 대한 사업 이해도가 높고, 재무 전문가로서 위기관리 능력이 검증됐다는 게 한솔그룹 측 설명이다. 한솔홀딩스 관계자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내외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 및 대외환경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변화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대표이사 교체를 단행했다”며 “이 내정자는 외부 불확실성에 대응하고 한솔그룹이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적임자”라고 밝혔다.
한솔그룹은 지주사 한솔홀딩스를 비롯해 한솔제지, 한솔페이퍼텍, 한솔테크닉스, 한솔로지스틱스, 한솔홈데코, 한솔PNS, 한솔인티큐브, 한솔케미칼 등 계열사를 두고 있다. 이 중에서도 한솔그룹을 상징하는 건 제지산업과 소재산업이다. 각각 한솔제지와 한솔케미칼을 주축으로 한다. 나머지 50여 개에 이르는 계열사도 대부분 주력산업을 뒷받침한다.
하지만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한솔제지는 올해 전반적인 제조경기 악화 속에서 주요 사업인 산업용지와 인쇄용지 부문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 상황이다. 지난 2분기 기준 영업이익이 154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75%나 감소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한솔제지가 매출 2조5494억원, 영업이익 1005억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년 대비 영업이익은 22.8% 줄어든 수치다.
한솔그룹은 최근 한솔테크닉스와 한솔케미칼 등 일부 계열사를 통해 반도체와 2차전지 소재 등 신사업에 힘을 실어 왔다. 올해 1월 계열사인 한솔테크닉스를 통해 한솔아이원스를 인수하면서 제지, 건축자재, 물류 등에 이어 반도체 분야로 영역을 확장했다. 한솔아이원스는 반도체 전공정 및 디스플레이 제조장비 부품의 정밀 가공 및 세정·코팅을 주요 사업군으로 두고 있다. 그러나 아직 가시적인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솔케미칼도 한솔그룹 소속이기는 하지만 지주사인 한솔홀딩스가 보유한 지분이 ‘0’인 독립적인 위치에 있는 계열사다.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한솔그룹이 최근 테크닉스와 케미칼 등 계열사를 중심으로 신사업에 나서고 있지만 그룹 전체에 비하면 아직 규모가 미미하다”며 “사업은 물론 조직문화에도 혁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번 조직개편이 단행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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