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한화오션 경쟁력은 여기서… '친환경 기술 요람' 거제사업장

거제(경남)=김동욱 기자 2023. 10. 30.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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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운반선 재액화 시스템 개발
슬로싱 피해 최소화 방안 연구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이 친환경 기술 개발 속도를 높인다. 사진은 한화오션이 건조한 이중연료 추진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사진=한화오션 제공
지난 27일 방문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는 인도를 앞둔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건조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었다. 기존 선박유와 액화천연가스(LNG)를 모두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이 VLCC는 한화오션의 스마트십 솔루션인 HS4을 적용, 효율적인 운항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현장을 안내한 한화오션 관계자는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과 자동 항해 기능 등 최첨단 기술이 적용됐다"며 "선장이 배를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이 배의 큰 장점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은 최신 기술 탑재 친환경 선박을 중심으로 사업을 꾸려나가고 있다. 글로벌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친환경 선박 기술 수요에 대응해 미래 조선 시장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이날 1도크에서는 친환경 선박인 LNG운반선 4척이 동시에 건조되고 있었다. 현재 수주 잔량 99척 중 LNG운반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65.7%(65척)에 달한다. 한화오션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수익성 높은 선박을 선별 수주한다는 전략이다.

한화오션 친환경 선박 기술력의 근간은 거제사업장 소재 에너지시스템 실험센터와 슬로싱 연구센터다. 각각 LNG, 암모니아 등 친환경 추진 연료 관련 신기술과 화물을 싣는 화물창 관련 기술을 개발한다.

두 곳 모두 한화오션이 업계 최초로 설립해 운영하고 있으며 국내 조선소 대부분은 아직 이런 자체 실험센터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게 회사 관계자 설명이다.


"LNG 등 화물 손실 줄이자" 에너지시스템 실험센터, 재액화 연구 '착착'


1도크에서 LNG운반선 4척이 동시에 건조되는 모습. /사진=한화오션 제공
한화오션은 2015년 조선소 중 세계최초로 극저온 연구시설인 에너지시스템 실험센터를 만들었다. 액화질소를 이용한 모사 실험이 아닌 LNG를 사용해 실제 운항과 동일한 극저온 시스템으로 실험을 진행한다.

에너지시스템 실험센터에서 연구하는 극저온 가스 기술은 LNG운반선의 핵심으로 꼽힌다. 극저온으로 보관해야 하는 LNG는 화물창 외부와의 온도 차이로 인해 일부 기화가 불가피하다. 기화되는 가스는 연료로 사용하거나 태워버려야 한다. LNG 손실이 발생하는 것.

한화오션은 LNG 손실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재액화 기술을 연구, 현재까지 120척 이상의 LNG운반선에 재액화장치를 적용했다. LNG 재액화장치는 증발된 LNG를 모아 다시 액체 상태로 바꾸는 장치다. 에너지시스템에서 실증을 거친 뒤 한화오션이 세계최초로 개발했다.

이 밖에 에너지시스템 실험센터는 암모니아 분해를 통한 수소 생산, 액체 이산화탄소 화물 관리 시스템 등 친환경 에너지 분야도 연구하고 있으며 실증설비를 통한 검증도 진행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에너지시스템 실험센터에서 개발한 기술을 해외 업체들에 제공하고 로열티를 받는 방식으로 수익성도 창출하고 있다"며 "국내 업체들에겐 무료로 기술을 제공해 업계 발전에 기여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안전이 곧 경쟁력… 선주 걱정 줄여주는 '슬로싱 연구센터'


한화오션 슬로싱 모션 플랫폼 모습. /사진=한화오션 제공
슬로싱 연구센터는 액체 상태의 화물을 운반할 경우 선박 움직임에 따라 액체가 출렁이는 '슬로싱' 현상을 집중 연구한다. 슬로싱 현상으로 인해 화물탱크 벽면이 깨지는 등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다.

선주들은 선박 안전과 함께 비용 증가 문제로 인해 슬로싱 현상 관련 연구를 중요하게 여긴다고 한다. 한화오션은 2004년 부산대학교와 공동연구를 시작으로 20여년 동안 슬로싱 연구 노하우를 확보해 왔다. 안전성 확보와 함께 운송량 조절을 통한 선주사 물류비 절감에 기여했다.

한화오션 슬로싱 연구센터는 모형탱크로 실험을 진행하는 모션 플랫폼 2기와 500여개의 압력 센서, 500채널의 데이터 획득 장치 등을 갖췄다. 운영 효율화를 위한 무인 자동화 시스템이 구축돼 있어 24시간 연속 실험이 가능하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실험 데이터를 입력한 후 퇴근하면 다음 날 출근 시간까지 실험 결과가 쌓여 연속 분석이 가능하다"고 했다.

한화오션 슬로싱 연구센터는 LNG운반선 화물창에 관한 슬로싱 연구뿐 아니라 액화에틸렌운반선 및 액화이산화탄소 화물창에 대한 슬로싱 화물 평가도 수행한다. 다양한 액화 가스 운반선 화물창 하중 해석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회사 관계자는 "향후에는 암모니아와 액화수소에 대한 슬로싱 하중 평가도 수행해 이산화탄소·암모니아·수소 등 친환경 운반선 개발 분야에서 가장 앞서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거제(경남)=김동욱 기자 ase8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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