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세계 최대 규모 도크'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친환경 선박 주도권 잡는다"
[아이뉴스24 양호연 기자] 한화오션이 기술 투자를 지속하며 무탄소 선박 시장 선점과 미래 조선 시장의 주도권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인 그린십(Greenship) 사양 등을 적용하고 수익성 높은 선종으로의 생산체제 개편에 속도내고 있다. 지난 27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직접 찾아 한화오션의 조선·해양 기술 경쟁력을 살펴봤다.
◇작업장 '안전' 최우선…'이중연료추진 시스템' 친환경 선박 앞장
"안전을 두고 그 무엇과도 타협하지 않는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 들어서니 가장 먼저 '안전'을 강조하는 문구가 방문객들을 맞았다. 이 곳 거제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약 2만1000명. 협력사를 포함하면 3만5000명 수준이다.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거제사업장 곳곳에는 무엇보다 '안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실천하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은 490만㎡(약 148만 평) 규모로 서울 여의도 면적의 약 1.5배 크기. 특히 다양한 종류의 선박과 해양플랜트를 한꺼번에 건조할 수 있는 '1도크'는 길이 530m, 폭 131m에 달하는 등 세계 최대 규모다. 안전상 이유로 사업장 내 모터 달린 개인 이동수단이 불가능한 만큼 현장 직원들은 자전거로 작업장 곳곳을 달리고 있었다.
시선을 돌리니 압도적인 크기의 '골리앗 크레인(Goliath crane)'이 눈에 띄었다. 골리앗 크레인은 높이 100m, 폭 150m가 넘어 조선소의 위용을 보여주는 상징으로 여겨진다.
현장에서 만난 한 직원은 "골리앗 크레인에 붙은 옛 대우조선해양 로고가 한화오션으로 바뀌었을 때 '새로운 출발'을 몸소 체감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거제사업장에는 이같은 골리앗 크레인이 상선과 에너지 플랜트에 각각 2기, 총 4기 있다. 이를 비롯해 크고 작은 크레인만 총 700기가 넘는다.
"붐붐붐!"
출항할 때나 명명식 세리머니(ceremony), 운항시 주의를 요할 때 울리는 혼(Horn) 소리에 두 눈이 번쩍 뜨였다. 소리의 주인공은 30만 톤급 이중연료 추진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현장 관계자는 해당 선박이 '이글 삼 형제(베라크루즈, 벨루어, 벤투라)'를 희망한 선주의 애정이 듬뿍 담긴 세번째 선박 '이글 벤투라'라고 소개했다. 선박은 선주 와 선원들의 취향과 특성에 따라 이름부터 도장 색깔, 선실 인테리어 설계 등을 다양하게 주문 제작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30만 톤급 VLCC는 한 번에 30만 톤의 원유를 싣고 운송할 수 있는 크기다. 한화오션이 건조하는 선박 중에서도 큰 편에 속한다. 선박의 전체 높이만 47m 수준으로 이는 아파트 15층 높이에 달한다. 현장 관계자는 "선박의 데크까지 30m, 데크부터 휠 하우스(조타실)까지 약 17m 크기"라며 "30만 톤급은 부산 시민이 330만 명 정도인데 이들을 모두 태울 수 있는 무게로 생각할 수 있다"고 이해를 도왔다.
해당 선박은 고압 이중연료 추진엔진(ME-GI 엔진)과 고망간강 사용 연료탱크가 적용된 최초의 유조선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존 선박유와 LNG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한화오션은 LNG운반선을 비롯해 컨테이너선, VLCC에도 이중연료추진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스마트십 솔루션인 HS4를 적용해 운항 효율을 높이고 천연가스 추진 시스템의 안전 운항을 지원한다. 특히 국제해사기구 IMO의 온실가스 배출규제인 에너지효율지수 3단계(EEDI Phase 3)를 만족하는 선박으로 에너지시스템 실험센터의 연료탱크 검증도 마쳤다.
◇'스마트 조선소' 실현 의지…LNG선박 시장 선점, 연구·개발 분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은 '스마트 조선소' 실현을 위한 한화오션의 의지가 고스란히 반영됐다. 데이터를 활용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조선소 구현에 나선 것이다. 아울러 이를 위해 생산 현장 자동화율 70% 목표를 설정하는 등 '연결화·자동화·지능화'에 방점을 뒀다.
앞서 한화오션은 2021년 옛 대우조선해양 때부터 '디지털 생산센터'를 구축해 생산 현장을 곳곳을 관리해 왔다. 디지털 생산센터는 스마트 생산관리센터와 스마트 시운전센터 등으로 나뉜다. 쉽게 말해 공항의 관제탑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 외에도 용접 및 가공 등 주요 공정에서 로봇을 활용하는 등 안전한 작업 환경 조성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거제사업장은 LNG선박 기술력의 산실이기도 하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정인섭 거제사업장 사장은 "친환경 LNG운반선을 비롯해 고부가가치의 미래 친환경 선박을 연구·개발·건조하는 요람"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환경규제가 강화된 가운데 친환경 선박 기술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전진기지'의 역할을 한다는 게 정 사장의 설명이다.
한화오션에 따르면 현재 기준 선박 수주잔량 99척 중 65척이 LNG운반선이다. 66%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미 전 세계에서 운항하는 LNG 운반선 4척 중 1척은 한화오션이 건조했다. 한화오션은 거제사업장에 '에너지시스템 실험센터'와 '슬로싱 연구센터' 등 자체 연구 시설을 설립·운영하며 친환경 선박 기술력을 키워가고 있다.
특히 에너지시스템실험센터는 극저온 연구시설로 한화오션의 핵심 연구시설로 여겨진다. 액화천연가스(LNG)를 사용해 실제 운항과 동일한 극저온 시스템으로 실험을 진행한다. 아울러 LNG의 재액화·기화 시스템, 암모니아 연료 공급 시스템, 암모니아 분해·수소 생산 시스템 등을 갖췄다.
이와 함께 슬로싱 연구센터에선 액체 화물 운반시 동반되는 출렁임 피해를 최소화하는 등 '슬로싱(Sloshing)' 연구도 진행 중이다. 해당 센터에선 LNG운반선 화물창 외에도 9만8000㎥급 액화에틸렌운반선(VLEC)의 화물창, 액화이산화탄소(LCO2) 화물창의 슬로싱 하중 평가를 수행하는 등 다양한 액화 가스 운반선화물창 하중 해석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최근 거제사업장 1도크에선 LNG운반선 4척이 동시에 건조되고 있어 과거에 볼 수 없던 광경이 펼쳐지고 있다"며 "4척의 가격만 1조원이 훌쩍 넘는 등 수익성 높은 선박 건조를 중심으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 변화가 일고 있다"고 말했다.
/양호연 기자(hy@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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