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확 달라졌다" 한화오션 거제 공개…연매출 30조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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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제 옥포만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
한화오션은 지난 27일 출범 후 처음으로 거제사업장(옥포조선소)을 기자단에 공개했다.
정인섭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장(사장)은 "조선소는 인간의 힘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가장 거대한 구조물이 제작되는 곳"이라며 "먼 훗날에는 조선소가 우주로 향하는 초대형 스페이스 셔틀을 만드는 공간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한화오션은 2040년 매출 30조원 이상, 영업이익 5조원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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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제 옥포만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 한화의 대표 색상인 주황으로 물들었다. 한화오션이 출범한 지 반년도 안 됐지만, 아주 오래전부터 한화가 주름잡아 온 것처럼 어색함도 없다. 옥포만의 주인이 된 한화는 최첨단 기술력을 바탕으로 연 매출 30조원을 정조준한다.
한화오션은 지난 27일 출범 후 처음으로 거제사업장(옥포조선소)을 기자단에 공개했다. 여의도 1.67배 규모 면적을 자랑하는 이곳에서 가장 큰 구조물인 4기의 골리앗 크레인 상단부에도 '한화'란 이름이 선명했다. '신뢰와 열정'이란 글자가 적혔던 정문 인근 바위도 한화의 경영철학 '신용과 의리'가 새로 새겨졌다.
달라진 것은 외관만이 아니었다. 거제사업장 1도크에서는 현재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4척이 동시에 건조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건조시설인 이곳에 LNG운반선 4척이 동시에 건조되는 것은 전례 없던 일이다.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주로 유조선이 건조됐다. 변화는 지속해서 추진해온 경영 정상화 노력에 있다. 대당 단가가 높아 고수익이 담보되는 선종 중심의 영업을 이어 왔다. 고수익 선박 시장을 노리고 중국·일본이 맹추격하는 상황에서 한화오션은 기술적 격차를 벌리는 데 주력한다.
슬로싱 연구센터가 대표적이다. LNG를 비롯해 수소·암모니아·이산화탄소 등은 극저온 상태서 액화 상태로 운송된다. 액체 상태의 화물을 운반할 때 선박의 움직임에 따라 화물이 출렁이게 되는데 이를 슬로싱이라 한다. 슬로싱은 화물창 벽면에 지속해서 충격을 주게 된다. 한화오션은 모형탱크 실험이 가능한 플랫폼 2기와 500여개의 압력센서, 500채널의 데이터 획득 장치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설비를 구축하고 관련 연구에 매진한다. 무인자동화 시스템이 구축돼 24시간 실험이 이뤄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최적의 선박 설계를 가능하게 했다.
에너지시스템 실험센터도 초격차 기술력 확보의 기반이다. 에너지시스템 실험센터는 2015년 세계 최초로 만들어진 극저온 연구시설이다. LNG를 사용한 실제 운항과 동일한 환경에서 재액화·재기화 실험을 진행한다. 내달 인도를 앞둔 초대형원유운반선에 이런 기술력이 집약됐다고 볼 수 있다. 이 선박에는 기존 선박유와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고압 이중연료 추진엔진(ME-GI)이 탑재되고, 포스코와 10년 동안 공동으로 연구한 고망간강 연료탱크가 처음 실렸다. LNG만으로 최대 한 달간 운항이 가능할 정도로 효율이 높다.
용접 자동화를 위한 로봇연구도 속도를 낸다. 자석식 레일이 적용돼 용접로봇이 직접 선박 벽면을 따라 이음새를 잇는 기술의 경우 경쟁사에서도 큰 관심을 보일 정도다. 드론을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공지능(AI)이 최적의 효율을 찾아내는 스마트 조선소 전환 작업도 병행된다. 이를 통해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을 낮추고 부가가치가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개량된 용접로봇 제작을 위해 한화로보틱스와 협업을 준비하는 등 한화 계열사와 다양한 시너지 창출을 도모한다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정인섭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장(사장)은 "조선소는 인간의 힘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가장 거대한 구조물이 제작되는 곳"이라며 "먼 훗날에는 조선소가 우주로 향하는 초대형 스페이스 셔틀을 만드는 공간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한화오션은 2040년 매출 30조원 이상, 영업이익 5조원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한화오션으로 거듭난 뒤 첫 성적표라 할 수 있는 3분기에는 2020년 4분기 이후 12분기 만의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거제(경남)=김도현 기자 ok_k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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