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 1·2 '체육' 별도 교과로…신체활동 늘리고, 마음건강 살핀다
학교 수영장, 2028년까지 464곳으로 늘리기로…초교 내 상담교사 확대
(세종=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코로나19로 청소년 비만, 체력 저하가 심화하자 정부가 초등학교 1∼2학년 '즐거운 생활'에서 '체육' 교과를 분리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학교 내에서 체육활동을 확대할 수 있도록 2028년까지 학교 내 수영장도 300개 추가 설치한다. 청소년의 정신건강을 살필 수 있도록 학교 내 상담교사와 심리검사도 확대한다.
교육부는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러한 내용을 담은 '제2차 학생건강증진 기본계획(2024∼2028)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기간 등교 수업이 차질을 빚고 비대면 활동으로 '집콕' 생활이 확대되면서 학생들의 체력은 약화하고 비만도 늘었다.
매년 초등학교 5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학생 건강체력평가(PAPS)에서 저체력인 4·5등급 학생 비율은 지난해 16.6%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12.2%)보다 높아졌다.
지난해 학생 건강검사·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서도 과체중·비만 학생 비율은 30.5%로 2019년(25.8%)보다 5%포인트 가까이 높았다.
정부는 학생들의 체육 활동 확대가 필요하다고 보고 초등 1∼2학년 즐거운 생활의 신체활동 영역을 체육 교과로 분리해 운영하는 방안을 단계적으로 검토한다.
음악, 미술, 신체활동으로 구성되는 즐거운 생활에서 신체활동 시간은 현재 2년간 약 80시간에서 2022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내년부터 144시간으로 늘어난다.
그러나 실질적인 수업시수를 확보하기 위해 신체활동을 별도 교과로 분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체육계를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돼왔다.
통합교과로 운영될 경우 교사들이 신체활동 시간에도 실제로는 음악이나 미술 등을 운영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즐거운 생활에서 체육 교과가 분리되면 약 40년 만의 일이 된다.
1982년부터인 4차 교육과정 당시 체육, 음악, 미술 교과가 따로 분리돼 있었지만, 세 교과의 수업시수가 통합돼 사실상 통합 교과처럼 운영돼왔다.
5차 교육과정이 적용된 1989년부터는 체육 교과가 아예 즐거운 생활과 통합됐다.
다만 교육부 관계자는 "몇 년도에 통합하겠다는 로드맵이 있는 것은 아니다"며 "심도 있는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보고 (교육과정 개정을 담당하는) 국가교육위원회에 체육 분리를 제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중학교의 경우 2025년부터 학교스포츠클럽 활동 시간을 약 30%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고등학교에서는 2025년부터 시행되는 고교학점제에 맞춰 학교에서 체육수업이 충실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업해 올해 말까지 개선 방안을 마련한다.
고교학점제에서 학생들은 체육 교과를 10학점 필수 이수해야 한다.
교육부는 이와 함께 학교에서 아침이나 방과 후 틈새시간을 활용해 학생들이 체육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체육온동아리' 지원을 현재 5천679개교에서 2025년 모든 학교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체육관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학교복합시설을 올해 39개에서 2027년 200개로 확대한다. 현재 164개인 학교 내 수영장은 2028년까지 300개 추가 설치 목표로 지원한다. 이 경우 학교 내 수영장은 총 464곳으로 늘어난다.
또 현재 건강체력평가 4·5등급인 저체력자뿐 아니라 비만, 희망 학생도 개인별 운동 프로그램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온라인 건강체력교실' 앱을 제공한다.
프로스포츠 단체와 연계해 방과 후 체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줄넘기·피구 등 30개 종목단체와 연계해 늘봄학교 체육 프로그램도 지원한다.
마음건강 지원 측면에서는 위기 학생 선별을 위해 초1·4, 중1·고1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정서·행동 특성 검사' 도구를 내년까지 개선하고, 초등학교 내 상담교사 배치를 확대한다.
의료 취약지역에 거주하거나 비용 문제를 겪는 정신건강 취약 학생도 적기에 치료받을 수 있도록 정신건강 전문가 학교 방문 서비스도 확대한다.
검사 결과 관심군으로 발견된 학생들의 지역 내 전문기관 연계율도 높인다.
학교 내 감염병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국가 필수예방접종 이력 관리 대상을 초등학교·중학교에서 유치원 입학생까지 확대한다.
학교별로 실시하는 신체 건강검진도 단계적으로 국가 건강검진체계로 통합 추진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 위탁 시범 사업을 내년부터 시행한다.
한편 이날 정부는 '일학습병행제 성과와 향후 계획'도 논의했다.
2013년 제도 도입 이후 구인난을 겪는 중소기업의 채용을 활성화하는 등 효과가 나타났으나, 대학 진학률이 점차 높아지면서 청년의 조기 입직 촉진 기능은 약화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에 정부는 내년부터 직업계고등학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제도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 일대일 맞춤형 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성과 관리도 강화하기로 했다.
porqu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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