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렬의 금융레이다] HMM·KDB생명 해법 못내놓고… 산은 이전에만 꽂힌 강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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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영등포구 은행로 14'.
산은은 아쉬운대로 여의도 광장의 자투리 부지를 서울시로부터 넘겨받았다.
지난 24일 산은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오기형(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중심지적 시각에서 용역 검토 결과를 바탕으로 산은의 부산 이전을 재검토하겠다고 했는데, 정작 부산 이전 적절성은 없고 이전이 적절하다는 전제 하에 효율성만 검토했다"며 "개정안 논의가 우선인데, 국회에 김복규 수석부행장만 보내고 강 회장은 한번도 찾아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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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영등포구 은행로 14'. 산업은행이 터잡은 곳이다.
산은 본점은 원래 서울 중심지 '을지로1가'에 있었다. 1980년대 노른자위 땅으로 불린 여기는, 을지로 일대에 타운을 조성하려던 롯데그룹에게 내어줘야 했다. 롯데의 끈질긴 정부 설득 끝에 당해낼 요량이 없었다. 산은은 아쉬운대로 여의도 광장의 자투리 부지를 서울시로부터 넘겨받았다. 바로 지금의 산은 자리다.
산은은 서울을 벗어나본 적 없다. '한국 산업의 성장(Development)'이라는 설립 목적에 따라 경제 중심지인 서울에 뿌리를 내렸다.
다만 그토록 확고하게 지켜냈던 서울살이는 최근 청산 위기다. 강석훈 산은 회장은 본점 부산 이전을 '강행'하고 있다. 그는 "소통에 집중하겠다"는 취임 초기 약속을 번복하고 귀를 닫은지 오래다.
지난 24일 산은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오기형(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중심지적 시각에서 용역 검토 결과를 바탕으로 산은의 부산 이전을 재검토하겠다고 했는데, 정작 부산 이전 적절성은 없고 이전이 적절하다는 전제 하에 효율성만 검토했다"며 "개정안 논의가 우선인데, 국회에 김복규 수석부행장만 보내고 강 회장은 한번도 찾아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여당 의원조차 강 회장이 국회를 찾지 않았다는 점을 질타했다.
산은 이전 논의는 정부 의도와 다른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위·촉·오' 삼국시대 조자룡(조운·趙雲)의 일화('삼국지연의' 수록)에 따르면 당양현 장판에서 유비는 조조군의 습격을 받아 도망칠 때 어린 아들과 아내를 미처 챙기지 못했다. 조자룡은 조조의 대군을 뚫고 이들을 구출했다. 조자룡이 살아돌아가 아들을 유비 품에 안길때, 유비는 기뻐하지 않았다. 오히려 아들을 땅에 던지며 "하마터면 용맹한 장수를 잃을 뻔 했다"고 말했다. 유비가 우선했던 것은 나랏일이고 이를 위해 장수의 목숨이 매우 중요했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처럼 강 회장이 정부의 의도를 뒤늦게 이해한다면 큰 문제다. "강 회장이 소통없이 산은 이전을 강행하다보니 현 정부의 지지율이나 신인도에 도리어 부담을 주고 있다"는 말들이 나온다.
이와중에 강 회장이 세운 계획들은 성사된 일을 찾기 어렵다. 올들어 상황이 모조리 바뀌었다는 강 회장의 하소연은 금융업계 종사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산은이 추진했던 KDB생명 인수는 하나금융그룹이 손을 떼면서 또 무산됐다. KDB생명 인수 금액보다 투입할 비용이 더 많다. HMM 매각은 어려워 보인다. 입찰 적격후보에 오른 동원산업, 하림·JK파트너스 컨소시엄, LX인터내셔널 등의 자금력이 부족하다. 3조6000억원 공적자금을 투입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은 여전히 난관이 많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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