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아픔 어루만지려…’ 무릎꿇은 인요한 국힘 혁신위원장

■ 혁신위, 5·18 민주묘지 참배
“묘지 앞에서 말문 막혀” 울컥
호남·중도층 민심 끌어안기로
통합·변화 위한 첫 외부 일정

행불자 묘역서 헌화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30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 내 행방불명자 묘역에서 무릎을 꿇고 헌화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후민 기자 potato@munhwa.com, 광주=최지영 기자

‘통합’과 ‘변화’를 쇄신의 키워드로 삼은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첫 공식 외부 일정으로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데 대해 국민의힘이 ‘호남 끌어안기’로 다시 한번 외연 확장 행보에 나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을 비롯한 혁신위원들은 30일 오전 5·18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인 위원장은 휴대전화에 미리 적어 둔 방명록 문구를 다시 확인하며 방명록에 “광주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완성해 가고 있읍(습)니다”라고 적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의 통역을 맡기도 했던 인 위원장은 울컥한 듯한 목소리로 “제가 글씨도 잘 못 쓰고 묘지 앞에서 말문이 막혔다”며 “표현하고 싶은데 표현이 나오지 않아 죄송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묘역을 둘러본 후에는 5·18 민주화운동부상자회 등 3개 공법단체로부터 5·18 민주화운동의 헌법 전문 수록과 국가유공자법 개정을 요청하는 건의문을 전달받고 “꼭 전달하고 관철되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경진 혁신위원은 참배 직후 “위원장께서 첫 일성으로 ‘통합’을 이야기했다”며 “그 통합은 당내 통합도 있지만, 국가 전체의 통합, 국민 민심 통합이 주가 되는 내용이다. 민심을 합치고 아픈 곳을 어루만지는 측면에서 5·18(민주묘지를) 방문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요한 혁신위’가 첫 일정으로 5·18 민주묘지를 택한 것은 당의 취약 지점인 수도권·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 21대 총선 참패 이후인 2020년 8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5·18 민주묘지를 참배해 무릎을 꿇고 사과한 일을 시작으로 국민의힘은 ‘서진(西進) 정책’을 지속해 왔으나 ‘진심이 없다’는 비판을 받기 일쑤였다. ‘김종인 비대위’의 서진 정책은 서울 지역 유권자의 약 30%가 호남 출신이라는 지점에 주목한 전략이었다.

한편 혁신위는 당 밖의 국민 통합과 동시에 당내 통합을 위해 지난 27일 첫 회의 안건으로 이준석 전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의 징계 일괄 해제를 꺼내 들었다. ‘대사면’ 문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식 안건으로 오르진 않았고, 이르면 다음 회의가 열리는 다음 달 2일에 안건으로 보고될 것으로 보인다. 장예찬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인 위원장이 제안한 통합 대사면에 대해 무겁게 받아들이고 숙고할 것”이라며 “사면 대상자들도 진심 어린 사과와 반성으로 국민과 당원의 눈높이에 맞는 모습을 보여주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