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자위대 전투기 호주 파견 검토…"중국 염두 집단적 자위권 행사"

내년부터 단계적 시작…법적 근거 부족해 사실상 해외 배치 지적

[미사와=AP/뉴시스]일본 방위성이 항공자위대 전투기를 호주 공군기지에 일정 기간 순환 교대 형식으로 파견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에 들어갔다. 사진은 항공자위대의 F-35A 스텔스 전투기. 2023.10.30.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일본 방위성이 항공자위대 전투기를 호주 공군기지에 일정 기간 순환 교대 형식으로 파견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에 들어갔다고 아사히신문이 3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기간은 연간 수개월 정도로, 일본의 방공 임무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F35나 F15, F2를 수 대 정도씩 투입해 부대를 교체하는 운용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대가 교체되고 기지에 기체가 부재한 동안에도 정비원을 남기는 방안도 검토한다. 방위성은 이 같은 파견 목적은 훈련이라고 밝혔으며 자위대의 교육훈련에 대해 정한 방위성 설치법 4조를 법적 근거로 삼고 있다.

군비 증강을 계속하는 중국에 대처하기 위해, 일본·호주 양국은 최근 급속히 안보면에서 협력 관계를 돈독히 하고 있다. 지난해 1월에는 공동훈련 시 입국 절차를 간단하게 하는 원활화협정(RAA)에 서명했다. 지난 19일 도쿄에서 열린 일·호주 방위상 회담에서는 RAA를 적용해 공동훈련을 진행하기로 했다.

방위성이 구상하는 '로테이션(순환) 전개'는 일정 규모의 부대를 파견하고 교체하면서 일정 기간 머무르게 하는 운용으로, 미군은 주일미군 기지를 포함한 전 세계 해외 기지에서 반복하고 있다.

자위대도 아프리카 동부 소말리아 연안 아덴만 해적 대처를 위해 해적 대처법에 따라 지부티 거점에 육상자위대나 해상자위대 부대가 파견되고 있지만 해외 훈련을 이유로 한 사례는 지금까지 없었다.

호주로의 전투기 부대 파견은 항공자위대가 호주 공군기지를 빌리는 형태를 상정해 넓은 공역에서 효율적으로 공동훈련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한다.

이 같은 운용 구상은 일본 정부가 지난해 말 안보 관련 3개 문건 중 하나인 국가방위전략에 담은 것이다. '동맹국'인 미국에 이어 '동지국'의 필두로 호주를 꼽고 RAA를 근거로 순환 전개를 하겠다고 밝혔다.

또 유사시에는 일본, 미국, 호주가 협력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서로 협의해 후방지원이나 정보공유를 중심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혀, 일본 유사시 호주군이 관여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이에 따라 방위성은 호주군 공격에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해 반격하는 것도 염두에 둔 순환 전개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

방위성이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해양 진출을 강화하는 중국이다. 순환 전개에 근거한 공동훈련은 일본을 포함한 동중국해나 남중국해, 남태평양의 섬에서 유사시 미·일·호주에서 공동전투에 임하는 것도 상정한 내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아사히가 전했다.

이르면 내년도부터 단계적으로 시작할 방침이지만 법적 근거가 부족해 사실상의 해외 배치라는 지적도 있다고 아사히가 보도했다.

2015년 안보법제에서 집단적 자위권은 일본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국가가 공격받고 일본에도 명백한 위험이 미치는 존립 위기 사태에서 일부 행사가 허용된다고 규정했다. 일본 정부가 국회 심의에서 구체적인 예로 든 것은 한반도 유사시 미사일 방어에 해당하는 미국의 군함을 지키는 경우와 중동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기뢰 제거 등으로 한정돼 있다.

호주군 공격에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고 자위대가 반격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공동훈련한다. 집단적 자위권의 적용 범위가 넓어질 가능성이 있다.

방위성의 호주 전투기 순환 파견 계획에 대해 "집단적 자위권 행사의 적용을 미국 이외에도 넓히는 것으로, 일본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사실상의 일원으로서의 역할을 부가하는 준비작업이라고 말할 수 있다"며 "자위대는 미군의 임무와 기능을 점차 맡게 돼 일본이 무력 대립에 관여할 위험을 높인다. 다자간 군사적 연계 확대에 대해 법적 근거를 포함해 국회에서의 철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아사히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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