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연금개혁, 힘들더라도 '합의 도출' 약속 지킬 것"

"정치적 유불리 계산 않고 국민적 합의 도출 최선"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회의에서 국민연금 개혁 추진 의지를 거듭 밝혔다. 윤 대통령은 특히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연금개혁의 국민적 합의 도출을 위해 우리 정부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뉴시스

[더팩트ㅣ용산=박숙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30일 정부의 3대 개혁 과제 중 하나인 연금개혁에 대해 "어렵고 힘들더라도 사회적 합의를 통해 국민께 드린 약속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최근 발표된 정부안이 모수개혁을 다루지 않아 '맹탕' 비판이 나온 가운데, 정부의 연금개혁 추진 의지를 거듭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45회 국무회의에서는 지난 27일 정부가 발표한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이 심의·의결된다. 정부 개편안에는 국민연금 개혁의 핵심 쟁점인 보험료율, 소득대체율, 연금 지급 시기 등 구체적인 수치는 제외됐다. 이에 정부가 내년 총선을 의식해 알맹이 없는 개편안을 내놨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이번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을 두고, '숫자가 없는 맹탕'이라거나 '선거를 앞둔 몸 사리기'라고 하는 비판하는 의견도 있다"며 "그러나 연금개혁은 뒷받침할 과학적 근거나 사회적 합의 없이 결론적인 숫자만 제시하는 것으로 마무리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역대 정부에서 연금개혁이 실패로 끝난 점을 언급하며 "우리 정부는 이런 전철을 반복하지 않고, 제대로 된 연금개혁을 이뤄내기 위해 착실히 준비해 왔다"면서 "최고의 전문가들과 80여 차례 회의를 통해 재정추계와 수리 검증 등 과학적 근거를 축적했다. 24번의 계층별 심층 인터뷰를 통해 의견을 꼼꼼하게 경청하고, 여론조사를 실시해 일반 국민 의견도 철저히 조사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연금개혁은 법률 개정으로 완성되는 만큼, 정부는 국회의 개혁방안 마련 과정과 공론화 추진 과정에도 적극 참여하고 지원할 것"이라며 거듭 연금개혁에 대한 초당적 합의가 도출될 수 있도록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연금개혁의 국민적 합의 도출을 위해 우리 정부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또 '현장 중심 행정'을 거듭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주부터 비서실장, 수석, 비서관, 행정관들이 민생 현장을 찾고 있다면서 "지금 당장 눈앞에서 도움을 기다리는 국민의 외침, 현장의 절규에 신속하게 응답하는 것보다 더 우선적인 일은 없다"면서 "저도 지금보다 더 민생 현장을 파고들 것이고 대통령실에서 직접 청취한 현장의 절규를 신속하게 해결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통령실의 현장 방문을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시스템으로 정착시킬 것"이라며 "정부 각 부처의 장관, 차관, 청장, 실국장 등 고위직은 앞으로 민생 현장, 행정 현장을 직접 찾아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탁상정책이 아닌 살아있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고듭 당부했다.

국회에는 민생 법안의 조속한 처리도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입법을 기다리는 민생 관련 법안이 많이 있다"며 범죄 피해액을 피해자 별로 합산해 가중처벌토록 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중소기업 기술탈취 징벌적 손해배상을 강화한 상생협력법 개정 등을 언급했다.

지난 21~26일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순방 성과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올해 초 UAE 국빈 방문에 이어 중동 Big 3 국가와의 정상외교를 완성했다"면서 이번 중동 2개국 국빈빙문 계기에 총 202억 달러(약 27조 원) 규모의 계약·양해각서(MOU)가 체결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사우디 아람코의 샤힌 프로젝트 9조3000억 원 투자, 사우디와 530만 배럴 원유공동비축계약 체결, 사우디 정부와의 '수소 오아시스 이니셔티브' MOU를 체결 등을 일일이 나열했다.

이어 "정상 순방외교는 우리 국민과 기업의 글로벌 시장 개척을 돕는 최적의 플랫폼"이라며 "글로벌 시장 개척은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청년 스타트업이 협력의 생태계를 구축해 거대한 선단을 이루어야 하는 만큼, 앞으로 경제사절단에 많은 중소기업인과 청년 사업가들을 참여시킬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관계 부처에 "경제외교와 글로벌 시장 개척이 우리 국민의 일자리 창출과 민생에 직결된다는 점을 명심하시고 정부와 경제사절단이 원팀 코리아로 만들어 낸 성과를 꼼꼼하게 챙기고 후속조치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정부 출범 1년 6개월이 지난 지금 15세 이상 인구 전체를 분모로 하고 실제 취업자 수를 분자로 하는 고용률은 62.6%로 역대 어느 정부와 비교해도 가장 높다"고 자평했다. 윤 대통령은 "일자리의 질도 개선되고 있다"면서 "이전 정부 대비 비정규직의 규모와 비중이 모두 감소하고 근로 여건도 개선됐다. 파탄 난 재정과 무너진 시장경제 회복을 위해 국민, 기업, 정부가 함께 노력한 결과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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