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이 힘들면 힘들수록 시청자들은 즐겁다('장사천재 백사장2')
[엔터미디어=정덕현] 백종원이 힘들어야 시청자들은 즐겁다? tvN <장사천재 백사장2>는 시즌1에 비해 훨씬 난이도가 높은 미션을 내세웠다. 일단 가게를 열 스페인 산 세바스티안이라는 도시는 한 집 걸러 미슐랭 식당들이 들어서 있을 정도였다. 그걸 직접 거리를 걸으며 확인한 백종원은 "기부터 죽이고 시작하는 이유는 뭐냐?"고 제작진에게 묻기도 했다.
하지만 이건 이번 시즌 미션이 가질 난관의 첫 발에 지나지 않았다. 가게를 오픈할 장소는 이미 다른 가게가 영업을 하다 망한 장소였다. 여기서 제작진은 이번 시즌에는 '망한 가게 살리기'라는 미션이 들어 있다고 설명했다. 백종원은 먼저 이 가게가 왜 망했을까를 분석했다. 전문가답게 가게 안을 둘러보고 메뉴를 살펴 본 그는 상권분석에서 실패했을 거라고 조심스러운 분석을 내놨다. 그 가게는 햄버거와 타코 같은 젊은 세대들이 좋아할 음식을 했지만 그곳은 나이 든 세대들이 많이 찾는 곳이었던 것. 실제 이전 사장에게 제작진이 들은 망한 이유도 바로 그것이었다.
결국 백종원은 그 가게의 전경부터 내부까지 인테리어부터 손보기 시작했다. 너무 어둡게 보이는 전경을 밝은 노란색 톤으로 바꿔 지나는 행인들의 시선을 잡아끌게 만들었고, 어두워 좁게까지 느껴졌던 내부도 밝은 톤으로 바꿨다. 주변 상권을 분석한 후, 낮술이 일반화되어 있는 그곳에 맞게 주점을 하기로 결정하고, 근처 와이너리와 브루어리를 찾아 가게에서 팔 와인과 맥주를 선택해 구매했다. 그리고 나서 그 술과 어울리는 안주를 메뉴로 만들었다.
이 일련의 과정은 물론 백종원에게는 익숙한 일이겠지만, 일반인들이 했다면 모든 하나하나가 시행착오를 불러일으키는 중대한 미션들이 아닐 수 없었다. <장사천재 백사장2>는 시즌1에서부터 그래왔듯이 이를 마치 하나의 게임처럼 연출했다. 시즌1에서 첫 장사를 했던 모로코를 스테이지1으로, 두 번째 장사를 했던 나폴리를 스테이지2로 명명하는 식이다. 제작진은 두 스테이지의 목표치가 정해져 있었는데, 그걸 달성하지 못해 둘 다 실패했고 이제 남은 한 번의 기회로 이번 스테이지는 성공시켜야 한다는 서사를 부여했다.
이러한 게임 같은 방식의 연출은 공항에서 새 시즌의 장소로 이동하는 과정에서부터 시작됐다. 공항에 백종원 전용 라운지를 만들고, 거기서 미션장소를 확인한 후, 갑자기 어디서 나타난 집게가 백종원을 집어 미션 장소로 옮겨 내려놓는 식의 연출을 집어넣은 것. 게임을 좋아하는 백종원에게 맞춰진 연출방식이면서, 이 프로그램이 가진 게임적인 색깔을 부여한 것이기도 했다.
결국 인테리어를 바꾸고 '반주'라는 이름의 주점을 오픈했지만, 북적대는 이웃 가게들과 달리 아직까지 손님들이 찾지 않았다. 이를 의아하게 생각한 백종원은 가게 바깥에 나와 전경을 살피더니 가게가 너무 '힙하다'는 게 그 이유라고 밝혔다. 행인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밝은 톤을 썼고 그래서 시선을 잡아끄는 데는 성공했지만 어딘가 들어오기에는 부담스러운 '힙함'이 있다는 걸 백종원은 인정했다.
하지만 다음 회 예고를 보면 이 부담스러움을 극복해내고 결국 사람들이 찾는 가게의 달라진 정경이 소개됐다. 이 미션 상황을 과연 백종원이 어떤 방식으로 극복해낼지 궁금증을 유발하는 대목이다. 또 이번 시즌2는 한 가게를 성공시키고 인근에 2호점을 내는 이른바 '프랜차이즈' 영업이 또 다른 미션으로 주어진다는 게 예고편에 등장했다.
사실 <장사천재 백사장>은 시즌1부터 맨땅에 헤딩하듯 아무 것도 없는 낮선 곳에서 모든 걸 백종원의 선택에 의해 하나하나 해나가는 '찐 리얼' 장사를 내세웠다. 그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시즌2는 거기서 머물지 않고 더 많은 난관들을 세워 놓았다. 미슐랭의 도시를 선택한 것이 그 첫 번째라면, 망한 가게를 살려야 하는 게 그 두 번째이고 여기에 2호점까지 내야 하는 미션까지 더해진 것.
이미 장사에 있어 백전노장의 경험치를 갖고 있는 백종원을 제작진은 계속 시험 속에 집어넣는다. 그건 마치 의외의 변수들이 생겨나는 게임처럼 구성되어 있고 그래서 시청자들은 백종원이 난감한 표정을 지을 때 오히려 즐거워지고 궁금해진다. 과연 저 미션을 어떻게 뛰어넘을까 집중하게 되고, 실제로 문제들을 해결하는 과정을 내 일처럼 응원하게 된다. 과연 백종원은 이번 시즌의 난관들을 모두 극복해낼 수 있을까. 일요일이 기다려진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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