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사망자 8005명… 생사기로 주민 구호품까지 약탈

이현욱 기자 2023. 10. 30.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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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전쟁 2단계'를 선언하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에서 본격적인 지상전에 돌입한 가운데, 가자지구 사망자가 8000명을 넘어섰다.

이스라엘군의 봉쇄와 지상군 투입으로 생사기로에 놓인 가자지구 주민들이 유엔 구호단체 창고에 침입해 구호물자를 가져가는 일도 벌어지는 등 인도주의적 참상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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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라엘, 가자북부 일부 점령
어린이·여성·노인 등 피해 커
부상자 2만242명… 희생 늘어
인터넷 등 통신서비스 복구에도
수송물자에 ‘연료’ 반입은 불허
현지 병원 30%가 운영 중단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전쟁 2단계’를 선언하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에서 본격적인 지상전에 돌입한 가운데, 가자지구 사망자가 8000명을 넘어섰다. 이스라엘군의 봉쇄와 지상군 투입으로 생사기로에 놓인 가자지구 주민들이 유엔 구호단체 창고에 침입해 구호물자를 가져가는 일도 벌어지는 등 인도주의적 참상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보건부는 지난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침공 이래 8005명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전쟁으로 사망했으며, 2만242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 3324명, 여성 2062명, 노인 460명이 포함돼 있다고 보건부는 덧붙였다. 특히 지난 3주간 가자지구에서 숨진 어린이 수는 지난 2019년 이후 전 세계 20여 개국의 분쟁 지역에서 나온 연간 어린이 희생자 수보다도 많다고 국제아동권리 비정부기구(NGO)인 세이브더칠드런은 밝혔다. 또 가자지구에서 붕괴한 건물 등에 매몰된 것으로 보이는 어린이 실종자가 1000여 명에 달하고 어린이 부상자도 6360명이어서 어린이 희생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끊겼던 가자지구의 휴대전화와 인터넷 등 통신 서비스가 점차 복구되고 있는 가운데, 이날 구호물자를 실은 트럭 24대가 이집트 라파 통로를 통해 가자지구에 진입했다. 가디언은 “첫 구호물자가 수송된 21일 이후 현재까지 모두 118대의 트럭이 가자지구에 들어왔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는 전쟁 전 하루 평균(500대)과 비교해보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또 이번 수송 물자에도 연료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연료 부족으로 가자지구 현지 병원 30%가 문을 닫은 상태로, 그나마 운영 중인 병원에서도 연료가 바닥을 보이고 있는 형편이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에 의해 군사용으로 전용될 수 있다며 연료의 가자지구 반입은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날 라파 통로를 방문한 카림 칸 국제형사재판소(ICC) 검사는 가자지구에 대한 구호물자 전달이 어떤 식으로든 중단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칸 검사는 민간인에게는 국제인도법에 따른 권리가 존재한다면서 “이러한 권리가 축소되는 경우 로마규정에 따라 형사적 책임까지 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중 누가 저질렀든, 어떤 범죄에 대해서든 조사하고 있다”며 하마스의 민간인 학살·인질 납치, 이스라엘의 민간 지역 공습·공격 등에 대한 전쟁범죄 여부를 조사 중임을 밝혔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30일 긴급회의를 열어 팔레스타인 문제를 포함한 중동 상황을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이 회의에선 가자지구 유엔 구호품 창고에 가자지구 주민들이 몰려들어 구호품을 가져간 사태에 대한 유엔 측 보고와 대책 논의 등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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