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 아가씨의 순정' 부른 원로가수 차은희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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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 아가씨의 순정' 등으로 1950∼60년대 인기를 끈 원로가수 차은희가 지난 29일 지병으로 별세했다고 박성서 대중음악평론가가 30일 전했다.
그가 1등을 차지한 콩쿠르의 심사위원을 맡았던 작곡가 이재호가 '차은희'(車銀姬)라는 예명을 지어줬다.
1975년에는 부산연예협회 가수분과 위원장을 맡기도 했고, 2007년에는 부산 출신 가수 현인을 기리는 현인기념사업회 부회장을 맡는 등 부산과 끈끈한 인연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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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경상도 아가씨의 순정' 등으로 1950∼60년대 인기를 끈 원로가수 차은희가 지난 29일 지병으로 별세했다고 박성서 대중음악평론가가 30일 전했다. 향년 86세.
1937년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어린 시절부터 노래를 잘 불러 주변 어른들의 귀여움을 샀다. 숙명여중 재학 시절 한국전쟁이 터져 부산으로 피란을 떠났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유명 아코디언 연주자 심성락의 권유로 콩쿠르에 나가 '아메리카 차이나타운'이라는 노래로 당당히 1등을 따냈다.
그는 고교 졸업 후 HLKB(지금의 KBS 부산) 전속가수로 발탁돼 부산·경남 지역을 돌며 공연을 펼쳤다. 그가 1등을 차지한 콩쿠르의 심사위원을 맡았던 작곡가 이재호가 '차은희'(車銀姬)라는 예명을 지어줬다.
고인은 1956년 '한 많은 오륙도'로 정식 데뷔한 이후 '여배우 일기', '청춘 아베크', '경상도 아가씨의 순정' 등으로 1965년까지 약 10년간 100여곡을 발표하며 사랑받았다.
그는 '사월의 별'(1962)에서는 4·19 혁명으로 유명을 달리한 넋들을 위로했고, '서울의 전차 차장'(1962)에서는 서울 시내를 달리는 전차 차장의 일과를 유쾌하게 묘사하는 등 노래를 통해 당시 시대상을 그려냈다.
고인은 '꽃 파는 차은희'(1960)에서 볼 수 있듯 자신의 이름 석 자를 노래 제목에 넣을 정도로 큰 인기를 자랑했다.
그는 1962년 공연단체를 이끌던 이춘식 쇼단장과 결혼한 이후 자녀 양육 등을 위해 1965년 취입(신곡 발표)을 중단했다.
1975년에는 부산연예협회 가수분과 위원장을 맡기도 했고, 2007년에는 부산 출신 가수 현인을 기리는 현인기념사업회 부회장을 맡는 등 부산과 끈끈한 인연을 이어갔다.
고인은 말년에는 가수 임영웅을 무척 좋아했다.
유가족들은 차은희가 투병으로 누워 있다가도 TV에서 임영웅의 목소리가 나오면 '벌떡' 일어났다고 전했다. "평생 본 가수들 가운데 표정이나 표현력이 최고다. 선배로서 기회가 된다면 용돈이라도 주고 싶다"고 말할 정도였다.
박성서 대중음악평론가는 "차은희는 맑고 고우면서도 풍부한 성량으로 여러 음반사를 통해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발표했다"며 "서정적인 트로트에서부터 맘보, 트위스트, 민요, 가곡까지 모두 소화해낼 정도로 다재다능했다"고 평가했다.
빈소는 부산 사상구 부산전문장례식장 VIP 5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31일 오전 10시 30분.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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