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거대종양 남아공 여성, 고신대병원 의료봉사로 새 삶

남아공 현지 찾아간 의료봉사단이 진단 후 국내 초청해 수술

고신대병원 전경 [고신대병원 제공]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10년 넘게 유방 거대종양으로 고생했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20대 여성이 부산 고신대 복음병원에서 무료 종양 제거수술을 받고 새로운 삶을 얻었다.

30일 고신대 복음병원에 따르면 종양 제거수술을 받은 이는 남아공 출신의 마시시 채피소(21) 씨다.

채피소 씨는 12살 때 가슴 쪽에 혹이 자란다는 진단을 받았다.

종양은 처음에는 작았지만, 나중에는 20cm 가까이 자라 10년 넘게 채피소 씨를 괴롭혔다.

그는 "당시 지역병원에 진료받으러 갔는데, 큰 병원에 가보라고 했고 그 병원에서 수술을 권했다"면서 "하지만 가족들이 미신적인 요소로 수술받으면 안 된다고 해 수술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런 그녀에게 현지로 찾아왔던 고신대 병원 의료봉사팀은 기적과도 같았다.

'두드림(Do Dream)'으로 이름 지은 고신대병원 의료봉사팀은 지난 8월 14일 남아공 케이프타운의 그레이스펠로쉽 교회에서 무료 진료를 했는데 그때 채피소 씨를 만날 수 있었다.

당시 의료봉사팀에 있던 김구상 유방외과 교수는 채피소 씨를 검사한 결과 수술이 필요하다고 진단했고, 현지에서 치료가 어렵다고 판단해 국내로 초청하기로 뜻을 모았다.

비용 문제라는 걸림돌이 있었지만, 오경승 병원장과 고신대병원 김영대 원목실장을 비롯한 두드림 의료봉사팀이 본인들의 사비를 털어 비용을 부담하기로 결정했다.

채피소 씨는 이달 6일 한국에 들어올 수 있었고, 지난 12일 고신대 병원에서 김구상 교수의 종양 제거 수술과 박진형 교수(성형외과)의 유방 재건 수술까지 받을 수 있었다.

지난 26일 귀국길에 오른 채피소 씨는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같은 병실의 사람들, 한국인들의 친절에 감동했다"면서 "한국 사람이 얼마나 친절한지 뼛속 깊이 느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경승 병원장은 "병원의 매출이나 경영을 생각하면 출혈이 상당한 일이었다"면서 "높은 수가에 많은 수술비용을 청구해야 마땅한 상황임에도 고신대병원의 정체성을 되새기는 계기가 됐고, 앞으로도 제 3세계의 어려운 이웃을 섬기는 병원으로써의 사명을 다하는 병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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