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이래서 영입했다...메시급 패스 작렬→음바페 득점에 미친 호흡, 팀은 3-2 승

김대식 기자 2023. 10. 30.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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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파리 생제르맹(PSG)이 이강인을 영입하면서 원했던 장면이 제대로 나왔다.

PSG는 29일 오후 9시(한국시간) 프랑스 브레스트에 위치한 스타드 프랑시스 르 블레에서 열린 2023-24시즌 프랑스 리그앙 10라운드에서 스타드 브레스투아 29에 3-2로 승리했다. 이로써 PSG는 3연승과 함께 6승 3무 1패(승점 21)로 2위에 도약했다.

PSG는 4-2-2-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킬리안 음바페, 곤살루 하무스가 최전방에 배치됐고, 브래들리 바르콜라, 이강인이 좌우 측면 공격을 담당했다. 중원은 워렌 자이르-에메리, 파비안 루이스가 호흡을 맞췄다. 4백은 뤼카 에르난데스, 밀란 슈크리니아르, 다닐루, 아치라프 하키미가 형성했다. 골문은 잔루이지 돈나룸마가 지켰다.

 

경기 초반부터 음바페와 이강인의 호흡이 굉장히 빛났다. 전반 3분 음바페가 2선으로 내려와 공을 받았고, 이강인이 뛰어 들어갔다. 음바페는 이강인한테 정확한 패스를 밀어줬다. 이강인은 간결한 터치 후 슈팅까지 이어갔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전반 5분에는 이강인이 페널티박스 외곽에서 볼을 받았다. 이때 음바페가 공을 달라면서 손을 높게 들었다. 이강인의 크로스가 다소 높아 슈팅으로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두 선수의 호흡이 점점 잘 맞아가고 있다는 걸 보여줬다.

음바페와 이강인의 찰떡 호흡은 계속 이어졌다. 전반 17분 음바페가 이번에는 좌측으로 빠져서 공을 소유했다. 이때는 이강인이 음바페에게 공을 달라고 요청했다. 음바페의 크로스가 정확하게 배달됐지만 갑작스럽게 비가 내린 탓인지 이강인이 볼을 제대로 터치하지 못해 기회가 무산됐다.

몸놀림이 가벼웠던 이강인은 전반 21분 환상적인 기회를 잡았다. PSG가 압박으로 소유권을 가져오자마자 역습으로 전환했다. 이강인이 볼을 받은 뒤 하무스와 좋은 원투패스를 보여줬다. 곧바로 이강인이 슈팅을 날렸지만 또 골키퍼에 막히고 말았다.

 

이강인은 전반 28분 미친 패스를 선보였다. PSG의 역습이 시작되자 이강인은 지체없이 달려가는 음바페에게 패스를 전달했다. 이강인의 환상적인 아웃프런트 패스가 30m가 넘는 거리를 날아가 음바페에게 정확히 배달됐다. 이강인의 좋은 패스 덕에 음바페는 완벽한 기회를 잡았고, 그답게 놓치지 않았다.

이강인은 곧바로 음바페에게 달려가 행복한 순간을 함께 했다. 이강인의 PSG 첫 도움이 음바페에게 향했다는 건 매우 긍정적이다. 네이마르와 리오넬 메시가 떠난 뒤로 PSG는 중원에서 창의적인 패스를 넣어줄 선수가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지난 8월 프랑스 '르 파리지앵'은 "PSG는 리빌딩 과정에서 여전히 공격적인 플레이를 시작할 수 있는 요소가 부족하다. 이 역할은 새로운 영입생 이강인에게 맡겨져야 한다. 정보에 따르면 PSG는 이강인을 플레이메이커로 만들고 싶어 한다"며 이강인을 주목한 바 있다.

이어 "PSG는 메시, 네이마르가 팀을 떠나면서 새로운 창조자를 찾아야 한다.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을 신뢰하며, 오늘날 스태프들은 이강인을 플레이메이커로 변모시키고 싶어 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이강인의 부상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차출로 인해서 PSG의 전술 실험은 연기됐다. 그 사이 자이르-에메리가 팀에 성공적으로 자리잡으면서 창의성 문제가 조금이나마 해결이 됐지만 2%가 부족했다.

 

부족한 2%를 채워줄 선수가 이강인이었다.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은 최근 이강인의 기용법에 대해 "우리의 시스템에서 이강인의 포지션은 중앙 미드필더에 더 가깝다. 하지만 이강인은 9번 역할이나 윙어로도 뛸 수 있다. 이강인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골을 넣고, 마지막 패스를 할 수도 있다"며 힌트를 남겼다.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중앙 미드필더 역할을 맡기되 때에 따라서는 더 공격적인 역할을 맡기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됐다.

엔리케 감독은 해당 발언 후 이강인을 다양한 위치에서 기용하고 있다. 중앙과 측면을 오가면서 팀에 기여할 수 있는 이강인의 다재다능함을 120% 활용하겠다는 의도가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이강인은 AC밀란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경기에서 우측 윙어로 나와서 팀의 데뷔골을 기록하면서 주가를 높였다.

 

이번 경기에서도 이강인은 우측 윙어로 나왔지만 중앙으로 이동했을 때 자신의 장점을 제대로 부여주면서 데뷔 도움을 기록했다. 이강인은 전반 37분에는 좌측으로 이동해서 음바페와 미친 호흡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강인은 후반 18분 우스망 뎀벨레가 들어오자 좌측으로 이동했다. 좌측으로 이동해도 이강인의 활약에는 문제가 없었다. 후반 25분 이강인이 음바페에게 찔러준 스루패스는 중앙에서 이뤄졌다. 우측, 좌측, 중앙을 가리지 않고 팀의 창의성에 기여하고 있는 이강인이다. PSG가 자신을 왜 영입했는지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날 이강인은 좌우 윙포워드와 중앙을 오가며 맹활약을 펼쳤다. 이강인은 약 74분을 소화했고, 볼 터치 52회, 패스 성공률 90%, 키 패스 1회, 1도움, 크로스 4회(2회 성공), 롱패스 4회(2회 성공), 드리블 시도 3회(2회 성공), 유효 슈팅 2회, 피파울 1회, 경합 14회(7회 성공), 태클 4회 등을 기록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이강인에게 평점 8.1점을 부여했다. 2골을 기록한 킬리안 음바페와 멋진 득점포를 가동한 자이르-에메리 다음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프랑스 '겟 프렌치 풋볼'은 이강인에게 평점 7점을 부여하며 "이강인은 공격 지역에서 공간을 찾는 능력과 완벽한 패스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후방에서 음바페를 향한 패스는 뛰어난 테크닉과 시야를 보여줬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프랑스 리그앙 공식 SNS는 "마에스트로"라며 이강인의 활약상을 한 줄로 요약하기까지 했다. 이강인은 시즌 초반 부상과 연령별 대표팀 차출로 인해서 주전 경쟁에서 밀리는 것처럼 보였지만 환상적인 10월을 보내면서 모든 우려를 지워내고 있다.

이강인의 10월 상승세는 매우 고무적이다. 이번 시즌 PSG가 바르셀로나로부터 힘겹게 영입한 뎀벨레는 이적료 값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 반짝이는 드리블 돌파는 종종 나오지만 효율이 매우 떨어진다. 공격 포인트도 잘 생산해내지 못하고 있다. 이강인이 조금 더 분전해준다면 현지의 예측대로 뎀벨레를 넘어서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PSG가 4-3-3 포메이션도 활용한다면 중앙에서도 이강인의 경쟁은 파란불이다. 마누엘 우가르테와 자이르-에메리와 함께 나설 가능성도 충분하다. 비티냐가 아직까지는 제몫을 해주지 못하고 있고, 파비안 루이즈는 기회를 실력으로 증명하지 못하고 있다. 이강인이 경쟁하기엔 측면과 중앙 모두 나쁘지 않다.

프랑스 '유로 스포츠'의 빈센트 브레게빈 전문가는 지난 19일 "이강인, 어느 포지션에서 뛰어야 하는가?"라는 제목의 기사와 함께 "이강인은 리그 10라운드 브레스트와의 경기를 앞두고 파리 생제르맹(PSG)의 선발 명단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그는 우스만 뎀벨레를 위협하는 것은 물론, 중앙 미드필더로써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에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라고 평가 한 바 있다.

 

한편 PSG는 이강인의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수비적인 면에서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자이르-에메리와 음바페의 연속골로 쉽게 승기를 잡았지만 전반 43분에는 스티브 무니에, 후반 7분에는 제레미 르 두아룬에게 실점했다. 두 실점 장면 모두 측면 크로스에 의한 헤더 실점이었다. 수비 집중력 문제가 심각했다.

다행히 PSG는 후반 40분 랑달 콜로 무아니가 페널티킥을 얻어내면서 승리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키커로 나선 음바페가 실축했지만 흘러나온 공을 다시 마무리해서 힘겹게 3-2로 승리했다.

사진=P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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