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병혁의 야구세상] MLB 100승 팀 탈락에 또 PS 방식 논란…과연 정답은 있을까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에서 강팀들이 대거 탈락하자 가을야구 방식에 대해 다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올 메이저리그 가을야구는 정규시즌에서 100승 이상을 거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104승 58패)와 볼티모어 오리올스(101승 61패), 로스앤젤레스 다저스(100승 62패)가 모두 디비전시리즈에서 탈락했다.
대신 와일드카드로 턱걸이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텍사스 레인저스가 양 리그 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해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처럼 언더독의 반란을 즐기는 팬들도 있지만 지구 1위 팀들의 대거 탈락으로 인해 포스트시즌 방식이 불합리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근 롭 맨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는 "포스트시즌 방식은 얼마든지 논의하고 평가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도 "경기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없는 현행 방식이 가을야구의 묘미를 더한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토니 클라크 선수노조 사무총장은 현재 포스트시즌 포맷이 최선인지는 확신하기 어렵다고 고개를 저었다.
가을야구 방식에 논란이 뒤따르는 것은 참가 팀이 대거 늘어났는데도 정규리그 승률 상위 팀의 이점이 없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는 1903년부터 1968년까지는 양 리그 1위 팀이 월드시리즈에서 맞붙었다.
그러다가 1969년 각 리그가 동부와 서부지구로 나뉘면서 챔피언십시리즈가 생기며 포스트시즌 진출팀이 4개 팀으로 늘었다.
1994년에는 각 리그가 동·중·서부로 세분되면서 와일드카드 팀까지 생겼다.
그해 발생한 선수노조 파업으로 가을야구가 열리지 않았으나 포스트시즌 진출 자격은 8개 팀으로 확대됐다.
2012년에는 각 지구 1위 팀을 제외한 상위 승률 1, 2위 팀이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르면서 포스트시즌 진출팀이 총 10개 팀이나 됐다.
그리고 메이저리그는 지난해 각 리그에 와일드카드를 3장으로 늘리면서 가을야구 진출 팀은 총 12개 팀으로 다시 늘었다.
포스트시즌 진출 팀이 증가하면서 이변도 늘었다.
메이저리그는 와일드카드 제도가 신설된 1995년부터 지난해까지 28년간 와일드카드 팀이 월드시리즈에서 7차례나 우승했다.
1997·2003년 플로리다 말린스(마이애미 말린스의 전신), 2002년 애너하임 에인절스(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의 전신), 2004년 보스턴 레드삭스, 2011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2014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2019년 워싱턴 내셔널스 등이 와일드카드 티켓으로 우승했다.
올해도 와일드카드 팀의 우승이 확정이다.
같은 기간 전체 승률 1위 팀이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른 것도 1998년과 2009년 뉴욕 양키스, 2007·2013·2018년 보스턴 레드삭스, 2016년 시카고 컵스, 2020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등 7번밖에 되지 않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팬들의 가을야구 방식에 불만이 고조되는 것이다.
반면 미국과 달리 단일리그로 진행되는 KBO리그는 계단식 포스트시즌을 치른다.
이런 방식은 상위 팀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1989년 이후 양대 리그로 진행된 1999년과 2000년 제외하면 정규시즌 1위 팀이 32번 중 27번이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정규시즌에 잘한 팀이 가을에도 우승확률이 무려 84.4%나 됐다.
이 때문에 메이저리그에서도 KBO리그처럼 상위 팀에 좀 더 확실한 메리트를 부여하자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양대 리그로 운영되는 메이저리그에서는 쉽지 않은 방식이다.
또한 프로축구처럼 정규리그만으로 우승팀을 가리거나, 1968년 이전 메이저리그처럼 각 리그 1위 팀끼리 월드시리즈에서 맞붙지 않는 한 논란이 없는 방식은 없을 것이다.
포스트시즌 포맷은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바뀔 수 있지만 주어진 방식에서 우승하는 팀이 결국 최강팀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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