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스트레스 DSR 연내 추진…가계부채 잡힐까

꺾이지 않는 가계부채 증가세…주담대 이어 신용대출도 반등
당정, DSR 산정시 가산금리 추가해 변동금리 대출 축소키로
은행권도 잇달아 대출금리 인상…차주 한도 더 줄어들 듯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주현 금융위원장. 2023.10.27.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최홍 기자 = 국내 경제 뇌관으로 꼽히는 가계부채가 여전히 잡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최근 금융당국이 변동금리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연내 도입하기로 해 향후 대출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변동금리 대출에 가산금리가 더 붙는 만큼 가뜩이나 고금리로 어려운 차주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당정, DSR 산정시 가산금리 추가 적용

3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전날 국민의힘, 정부, 대통령실은 꺾이지 않는 가계부채를 잡기 위해 전날 이같은 내용을 중점으로 가계부채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당정은 과도한 부채 억제를 위해 시행 중인 DSR 제도개선의 효과를 면밀히 모니터링 하고, 가계부채 취약성을 개선하기 위해 높은 변동금리 대출 비중을 축소하기로 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변동금리 비중 축소를 위한 스트레스 DSR을 연내 신속히 도입하고, 장기·고정금리 대출 확대를 위해 커버드본드(이중상환청구권부 채권) 등 다양한 조달수단의 활용을 제고하기로 했다.

스트레스 DSR은 향후 금리상승 가능성을 고려해 DSR 산정시 가산금리를 추가 적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소득이 5000만원인 차주가 4.5%의 금리로 대출할 경우 4억원을 대출 받을 수 있지만, 스트레스 DSR로 1%포인트 수준의 가산금리가 추가될 경우 대출이 3억4000만원 수준으로 줄게 된다.

구체적인 가산금리 산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과거 금리가 높았던 시점의 금리와 현 시점의 금리를 비교한 후 그 차이 만큼을 가산금리로 설정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은 '여신심사 선진화를 위한 모범규준' 상의 스트레스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참고할 방침이다. 스트레스 DTI 가산금리는 매년 11월 기준으로 과거 5년간 '예금은행 가계대출 신규취급 가중평균금리' 중 최고치에서 11월 금리를 차감한 숫자로 결정한다. 이는 다음해 1월부터 1년간 전 은행권의 스트레스 가산금리로 활용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시뮬레이션을 돌리면서 어느정도의 가산금리가 적정한지 따져보고 있다"며 "스트레스 DTI를 참고하면서 어떻게 도입할지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스트레스 DSR이 이전 것보다 훨씬 강한 규제인 만큼 향후 차주에 어떤 영향을 줄지, 가계부채 관리에 어느정도 효과가 있을 지 따져보고 있다"며 "그래야만 규제의 적정 수준이 구체적으로 정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차주 대출한도 감소…은행도 잇달아 금리인상

은행권에서는 이번 정부의 추가 규제로 차주들의 대출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한도가 줄어든 만큼 소득이 낮은 차주일 수록 더 치명적일 수 있다"며 "특히 주택담보대출 보다 신용대출의 한도가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주담대는 40~50년 등 장기로 대출 받으므로 대출 한도가 그나마 많이 나온다"며 "그러나 신용대출은 5년 후에 모두 상환하는 것으로 산정되다보니 안그래도 대출 한도가 부족했는데 이번 규제로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즉, 스트레스 DSR 도입으로 가산금리가 더 부과되면 연내 갚아야 하는 이자상환비율이 늘면서 대출한도가 급격하게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DSR 규제상 은행 차주는 총 소득의 40% 이상을 원리금 상환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

이번 규제로 은행권의 가계대출이 얼마나 줄지도 주목된다.

최근 들어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주담대를 중심으로 크게 늘고 있으며 큰 움직임이 없던 신용대출마저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이미 은행들도 가계부채 증가세를 잡기 위해 잇달아 대출금리를 올리는 상황이다.

KB국민·우리·NH농협에 이어 신한은행도 이번주 주담대를 포함한 일부 가계대출 상품의 금리를 올리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신규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와 신잔액 코픽스 기준(6개월 변동) 주담대의 가산금리를 0.05%포인트 높일 방침이다.

당정이 가계부채를 낮춰야 한다고 연일 압박하고 있는 만큼 향후 은행들의 대출 문턱은 계속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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