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경기 했는데 8골 손흥민·6골 황희찬… 황의조는 568일 만에 골맛[해축브리핑]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잉글랜드 무대에서 뛰는 국가대표 공격수들이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 아직 초반이지만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울버햄튼)은 나란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 랭킹 상위권에 자리를 잡았고, 잉글랜드 챔피언십에서 뛰는 황의조(노리치)는 잉글랜드 데뷔골을 터뜨렸다.
토트넘의 주장 손흥민은 10라운드까지 벌써 8골을 기록, 2015년 EPL 입성 후 치른 초반 10경기서 가장 많은 골을 넣었다. 손흥민은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함께 득점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다.
간판 스트라이커였던 해리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독일)로 이적해 그와 찰떡 호흡을 맞췄던 손흥민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는데, 이는 오히려 손흥민에게 기회가 됐다. 그는 케인의 몫이었던 마무리까지 책임지며 한 단계 더 성장했다.
그동안 측면 돌파, 중거리 감아차기 슈팅, 크로스 등에서 장점을 보였던 손흥민은 이제 확실한 결정력까지 장착, 팀 공격의 마침표를 찍고 있다. 이번 시즌 손흥민이 넣은 8골은 모두 페널티 박스 안에서 나왔다.
손흥민의 맹활약은 지난 시즌의 다소 아쉬웠던 모습을 완벽하게 털어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스포츠 탈장과 안와골절 부상 등으로 고생했던 손흥민은 개막을 앞두고 "여러분이 알고 있는 손흥민으로 돌아오겠다"고 다짐, 사우디아라비아의 천문학적 연봉까지 거절하고 개막에 임했다.
그리고는 그 다짐을 결과로 보여주고 있다. 10경기 803분 출전 만에 8골을 기록, 지난 시즌 36경기 2899분을 뛰고 넣었던 최종 기록 10골을 이미 거의 따라잡았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의 신임을 받고 있는 손흥민은 앞으로도 최전방 피니셔 역할을 도맡을 예정이라, 지금의 기세를 이어간다면 역대 개인 최고 득점 기록이 나오는 것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손흥민의 한 시즌 EPL 최다 득점은 2021-22시즌의 23골이다.
울버햄튼 원더러스의 황희찬도 연일 골을 신고하고 있다. 황희찬 역시 10라운드까지 10경기에 전부 나서 6골을 기록, EPL 득점 랭킹 공동 5위를 마크 중이다.
2021-22시즌 울버햄튼으로 임대 이적하며 EPL에 처음 발을 내디뎠던 황희찬은 벌써 자신의 한 시즌 최다 득점 기록(종전 5골)을 새로 썼다.
황희찬은 울버햄튼 공격진이 '부상 병동'이라 불릴 만큼 이탈자가 많이 나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동안 컨디션이 올라올 만하면 부상에 발목 잡혀 동료들의 활약을 지켜봐야만 했던 황희찬에겐 더욱 의미 있는 도약이다.
특히 황희찬은 이번 시즌 울버햄튼이 치른 다섯 번의 홈 경기서 모두 골을 넣으며 홈 팬들의 더 큰 지지와 신뢰를 받고 있다.
울버햄튼 구단은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이 황희찬의 이름을 몰라 '코리안 가이'라고 표현했던 것에 착안, '코리안 가이즈' 티셔츠와 기념품까지 발매하는 등 황희찬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좋은 분위기 속에서 좋은 출발을 한 만큼 이 기세를 시즌 끝까지 계속 이어가는 게 관건이다.
황희찬은 "(손)흥민이형과 함께 득점 랭킹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자체가 영광"이라면서 "흥민이형과 나 모두 지금의 기세를 계속 이어서, 시즌이 끝났을 때에도 함께 랭킹 상위권에 이름이 남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챔피언십 노리치시티의 황의조도 재기의 신호탄을 쐈다. 황의조는 지난 28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선덜랜드와의 2023-24 챔피언십 14라운드에서 시즌 1호골을 넣었다.
힘겨운 유럽 생활을 했던 황의조가 먼 길을 돌고 돌아서 넣은 값진 골이다.
황의조는 보르도(프랑스)에서 노팅엄 포레스트(잉글랜드)로 이적한 뒤 곧바로 올림피아코스(그리스)로 임대됐지만 자리를 잡지 못했다. 이후 FC서울서 단기 임대를 통해 컨디션을 끌어 올리고 노팅엄으로 복귀했지만, 주전 경쟁에서 밀려 노리치로 다시 임대를 가게 됐다.
하지만 노리치에서는 출발이 나쁘지 않다. 이적 직후인 6라운드 스토크 시티전부터 매 경기 출전 기회를 얻었고 결국 9번째 경기 만에 시즌 첫 골이자 잉글랜드 무대 첫 골을 터뜨리게 됐다.
보르도에서 뛰던 2022년 4월10일 득점 이후, 유럽에서 넣은 568일만의 골맛이다. 혈이 뚫렸고 팀 내에서 충분한 기회도 받고 있다. 올림피아코스 시절과는 다른 분위기다.
tr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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