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손님은 무료" 백종원, 스페인에 韓주점 열었다…최고 시청률 9.5% ('백사장2')
[텐아시아=태유나 기자]
백종원 사전에 불가능은 없었다. 저자본으로도 망한 가게를 성공적으로 환골탈태시켰다. 그런데 이번에는 너무 ‘힙(Hip)’해진 가게가 문제였다.
최초로 드러난 백종원 전략의 득과 실에 시청률도 반응했다. 지난 29일 방송된 tvN 예능 ‘장사천재 백사장2’ 1회 시청률은 수도권 평균 6.1%, 최고 9.5%, 전국 가구 평균 5.3%, 최고 7.6%를 기록, 케이블-종편 포함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또한, tvN 타깃인 남녀 2049 시청률은 수도권 기준 2.6%, 최고 3.6%로 전채널 동시간대 1위를, 전국 가구 기준 2.5%, 최고 3.4%로 케이블-종편 포함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시즌1의 첫 방송 시청률 대비 대폭 상승한 수치다.
이날 방송에서는 미식의 천국, 스페인 ‘산 세바스티안’ 공략에 나선 백종원이 한국식 주점 ‘반주’를 창업, 첫 장사를 시작했다. 백종원에게 주어진 첫번째 미션은 미슐랭 식당을 비롯해 대형 프랜차이즈 식당 등 잘 나가는 음식점들이 즐비한 먹자 골목에서 유일하게 폐업한 가게를 살려내라는 것. 자본금 4200만원의 한정된 예산 안에서 인테리어부터 필요한 물품과 식자재를 구입해야 하는 백종원은 고심에 빠졌다.
백종원은 먼저 가게가 망한 이유를 완벽하게 짚어냈다. 이미 먹자 골목을 둘러보며 낮에는 중장년층, 저녁에는 젊은 층으로 바뀌는 지역 상권 소비자를 파악한 그는 이전 가게 메뉴가 젊은 층의 취향만을 고려했다고 판단했다. 낮은 객단가도 문제라고 분석했다. 이는 제작진이 사전에 이전 사장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확인했던 이유와 정확히 일치했다. 가히 ‘장사천재’다운 놀라운 통찰력이었다.
장고 끝에 백종원이 내린 결론은 ‘술집 콘셉트’였다. 술을 커피처럼 ‘즐기는 음료’라고 생각하는 현지인들이 평일 낮시간에도 식사에 술을 곁들이기 때문에, 스페인 식당은 ‘바(Bar)’와 ‘레스토랑’을 함께 운영하는 형태가 보편적이었다. 식당 한 켠에 크게 자리잡은 바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현지 술과 잘 어울리는 한국 음식을 선보이겠다는 전략이었다. 식당이 눈에 띌 수 있도록 전체 인테리어 컨셉트를 ‘노란색’으로 결정하고, 조명도 더 밝게 설치했다.
가게 종목과 콘셉트가 확정되자 나머지는 일사천리로 준비됐다. 나폴리의 영광을 재현할 ‘천재 직원’ 이장우, 존박, 권유리는 경력직의 위엄을 발휘하며 백사장과 척척 손발을 맞췄다. 술에 전문가 못지 않은 식견을 가진 배우 이규형이 바텐더로, 경험이 많은 현지 아르바이트생도 채용했다. 가게명은 ‘반주’로 짓고, 잘 되는 가게를 벤치마킹해 스페인 사람들이 즐기는 칵테일, 와인, 맥주 리스트를 선정했다. 또한, 현지 식자재와 주방의 화력 분산을 고려해 한식 안주 메뉴도 거침없이 결정했다. 루꼴라를 곁들인 육전, 간장 양념 베이스의 찜닭, 치즈 옷을 입은 등갈비찜, 현지의 신선한 해물을 듬뿍 넣은 해물전, 엔초비로 만든 도리뱅뱅이 메뉴판에 이름을 올렸다.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쌈장’을 좋아했던 손님들의 반응을 반영해 식전빵과 곁들일 특별 쌈장 소스도 구비했다.
만반의 준비를 마친 백사장과 직원들은 자신감을 가득 안고 첫 장사에 나섰다. 그러나 해외에서의 장사는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오픈한지 25분만에 바에 첫 손님들이 들어와 주류 판매에 성공했지만, 새롭게 문을 연 가게의 첫 손님은 무료로 대접하는 현지 문화에 따라 매출은 올릴 수 없었다. 예상치 못한 난관도 있었다. 리스트에 없는 ‘논알콜’ 칵테일을 주문한 손님이 있었던 것. 이규형은 돌발상황에도 매출을 올리겠다는 일념 하에, 술을 빼고 복숭아 시럽과 레모네이드를 조합한 음료를 제조하는 기지를 발휘했다. 게다가 언어가 통하지 않아 당황했던 것도 잠시, 전문 바텐더 못지 않은 퍼포먼스로 승부를 걸었다. 첫 방송 전 백종원이 그의 ‘뻔뻔함’을 높이 사며 천군마마를 얻었다고 표현했던 점에 고개가 끄덕여지며, 이규형의 노련한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대목이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손님이 없다는 점이었다. 손님이 한창 많은 점심시간에 경쟁업체들의 테라스 자리는 꽉꽉 차 있는 것에 비해 ‘반주’는 그렇지 못했다. 이에 한참동안 길 건너편에서 ‘반주’와 경쟁업체들을 관찰하던 백사장은 “가게가 너무 ‘힙(Hip)’하다”는 문제점을 짚었다. 화려한 디자인으로 시선을 잡아끄는 데는 성공했지만, 점심 장사의 타겟인 중년 손님들에게는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는 것. 같은 디자인이라도 상황에 따라 ‘득’도 ‘실’도 될 수 있는 오묘한 장사의 세계였다.
하지만 이제 와서 인테리어를 바꿀 수는 없는 노릇. 그런데 방송 말미 다음날 같은 시각에 ‘반주’의 야외 테라스에도 손님이 가득 들어찬 모습이 포착됐다. 과연 ‘장사천재’가 인테리어의 실패를 딛고, 손님 유치에 성공한 해결책은 무엇일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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