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 써밋]"부동산으로 모두가 윈윈…토큰증권계 쇼피파이 되겠다"

권소현 2023. 10. 30.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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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스 스카닝 디지쉐어스 대표 인터뷰
"유동화 어려운 부동산, 제값 평가받기 힘들어"
블록체인 기반 생태계로 부동산 토큰화 추진
RE.X 거래소 곧 출범..개인투자자도 쉽게 접근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토큰증권계의 쇼피파이가 되겠다.”

글로벌 부동산 자산 토큰화 솔루션 업체인 디지쉐어스가 내세운 캐치프레이즈다. 쇼피파이는 북미 지역 이커머스 시장에서 아마존의 대항마로 불리지만 직매입과 판매자 입점 중심인 아마존과 달리 쇼핑몰 운영자들에게 솔루션을 제공하고 각각의 쇼핑몰에 올라온 물건을 한 곳에 모아서 보여준다. 디지쉐어는 쇼피파이처럼 부동산 개발업자, 자산 보유자, 펀드 등이 다양한 부동산 물건을 토큰화해 팔고, 개인투자자들은 쉽게 투자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 생태계를 구상하고 있다.

클라우스 스카닝 디지쉐어스 공동 설립자 겸 대표 [사진=디지쉐어스]
클라우스 스카닝(사진) 디지쉐어스 공동 설립자 겸 대표는 “부동산은 민간 시장의 낡은 인프라 때문에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며 “블록체인과 스마트 계약을 통해 거래를 자동화하면 부동산 시장에 유동성과 가치 증대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스카닝 대표는 다음 달 9~11일 이데일리가 주최하는 ‘STO 써밋’에 연사로 참석한다.

디지쉐어스가 토큰증권 대상으로 부동산을 주목한 이유는 유동화 비율이 낮기 때문이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 규모는 326조5000억달러인데 이 중 상장 리츠의 시가총액은 2조5000억달러에 불과하다. 유동화해 투자할 수 있는 자산이 전체 부동산의 1%에도 못 미친다는 의미다.

보통 부동산은 특수목적법인(SPV) 등을 통해 지분을 사고 파는데, 이 과정 자체가 시간이 소요되며 복잡하고 비효율적이라고 스카닝 대표는 설명했다. 쉽게 거래할 수 있는 인프라가 없어 부동산 프로젝트에 투자한 이들은 오랜 기간 자금을 묶어둘 수밖에 없다. 개인투자자들은 2차 거래에서 배제돼 부동산 투자에 대한 노출이 적고, 기관은 유동성 위험 때문에 제한적으로 투자한다.

스카닝 대표는 “유동성이 없는 자산은 순자산가치가 동일한 유동성 자산에 비해 20% 정도 할인된 가격으로 거래된다”며 “수조달러가 불필요하게 공중으로 날아가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디지쉐어스는 블록체인 기반 거래소를 통해 전세계 투자자들이 부동산에 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통해 부동산 시장의 유동성을 확보하고자 한다. 스카닝 대표는 “스마트 계약을 통하면 중개인 없이 토큰증권 형태의 부동산 SPV 지분을 사고팔 수 있다”며 “시장에서 배제됐던 개인 투자자들도 접근 가능하고 유동성 위험이 줄면서 기관투자자들 역시 부동산에 대한 자산배분을 늘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되면 유동성이 뒷받침되지 않아 날렸던 수조달러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디지쉐어스는 실물자산 토큰화를 위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지만, 여기서 나아가 세계 최초로 규제의 틀 안에서 블록체인 기반 부동산 거래소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바로 RE.X(RealEstate.Exchange)다. 유럽과 미국에서 증권거래, 혹은 브로커딜러(BD), 대체거래소(ATS) 등의 라이센스를 취득하고 올해 말부터 내년까지 거래소를 출범할 예정이다. 내년 4분기에는 RE.X에서 담보대출도 시작할 계획이다.

스카닝 대표는 토큰증권 시장의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고 보고 있다. 그는 “2025년까지 토큰화된 자산총액은 약 500억~1000억달러 수준일 것”이라며 “토큰발행과 분산원장 공통 기준에 대한 합의가 더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토큰화된 증권이 법적 관점에서는 일반 주식과 동일하지만, 기존 금융 인프라에 비해 토큰화는 증권거래에 더 나은 기술 인프라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토큰화는 훨씬 더 안전하고 투명하기 때문에 범죄 거래를 추적하는 것이 훨씬 쉬워지고 부패와 사기를 숨기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투자자 보호는 더 좋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 토큰증권발행(STO) 시장의 성장 가능성도 높이 평가했다. 스카닝 대표는 “최근 규제 당국과 정부의 긍정적인 메시지 덕에 한국 기업들이 토큰 플랫폼에 대한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한국의 암호화폐 도입 수준이 높기 때문에 한국은 상당히 잠재력이 큰 시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카닝 대표는 이번 STO 써밋을 통해 한국의 부동산 프로젝트를 디지쉐어에 상장하는 한편 디지쉐어에 상장된 상품을 판매하는데 협업할 수 있는 전략적 파트너를 물색할 예정이다.

권소현 (juddi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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