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딱한 코딩은 가라" 넥슨이 청소년 코딩대회 여는 이유

최은수 기자 2023. 10. 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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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진 넥슨 사회공헌팀장, 김진호 NYPC 출제위원장 인터뷰
코딩 교육 저변 확대 위해 NYPC 8년 연속 개최
게임 IP 활용 등 "재미있고 즐거운 프로그래밍 대중화" 목표
최연진 넥슨 사회공헌팀장, 김진호 NYPC 2023 출제위원장이 NYPC 본선 대회가 개최된 지난 28일 넥슨 판교 사옥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넥슨)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정부가 2025년부터 코딩을 초·중등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면서 코딩 교육에 대한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국영수코'(국어·영어·수학 다음으로 중요한 코딩)’, 학생들 사이에서는 '코포자'(코딩 공부를 포기한 사람)라는 용어가 등장할 정도다.

다만 아직까지 교육 소외 지역에서는 코딩 교육을 접하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다. 교육 환경이 수도권에 집중돼 지역 간 코딩 학습 격차가 심해질 것이란 우려도 많다. 코딩 교육의 저변 확대가 주요한 사회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국내 대형 게임사 넥슨은 IT업계 주관으로는 최초로 매년 청소년 코딩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 2016년 ‘NYPC(넥슨 청소년 프로그래밍 챌린지)’ 첫 대회를 열었다. 이후 이듬해인 2017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4000여명 이상이 참가를 신청하는 등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NYPC는 민간 기업이 주관하는 국내 청소년 코딩 대회 중 최대 규모이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여하는 유일한 대회다. NYPC 준비 기간은 거의 1년에 달할 정도로 전사가 힘을 쏟고 있다.

넥슨이 코딩 대회에 진심인 배경은 뭘까. NYPC 2023 본선 대회가 개최된 지난 28일 넥슨 판교 사옥에서 최연진 넥슨 사회공헌팀장, 김진호 NYPC 출제위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코딩 교육 지역격차 해소 앞장…매년 4000명 이상 참가하며 접점 확대

넥슨 게임 IP 활용한 문제 출제해 차별화…'재미있고 즐거운 코딩' 지향

김진호 NYPC 2023 출제위원장이 NYPC 본선 대회가 개최된 지난 28일 넥슨 판교 사옥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넥슨) *재판매 및 DB 금지
최연진 사회공헌팀장은 “1회 대회를 시작한 지난 2016년 코딩 교육이 필수로 지정되면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한 시기”라며 “재미있고 친근하게 아이들이 접할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NYPC를 개최하게 됐다. 당시 프로그래밍이 대중화되지 않아, 첫 참가자 모집 목표를 500명으로 잡았는데 2500명이 참가한 것을 보고 코딩 교육에 대한 갈증이 많구나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NYPC의 사회공헌 측면 목표는 코딩 교육 저변을 확대하는 것이다. 넥슨은 NYPC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이전에는 ‘NYPC 토크콘서트’를 통해 청소년 멘토링을 진행했고 팬데믹 당시에는 메타버스 채널을 통해 코딩하는 청소년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올해는 학교 방문 캠페인인 NYPC 스쿨 어택 캠페인을 진행했는데 전국 2000개의 학교, 5만명 이상의 학생들이 투표하는 등 접점을 늘리는 성과를 거뒀다.

“프로그래밍 교육이 수도권이랑 비수도권의 격차가 굉장히 큽니다. 서울 과학고는 코딩교육이 누구나 받는 수업인 반면 지방의 어느 학교는 프로그래밍이 무엇인지도 모를 정도로 개념이 정립되지 않은 경우도 많아 안타까웠어요. 그래서 저변 확대를 위한 접점과 활동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실제 NYPC 참가자들의 출신 지역은 다양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 팀장은 "중학교 때는 학생들이 전국에 분포해 있다가 고등학교로 오게 되면 두각을 나타내는 친구들은 서울로 모이게 되기 때문에 수상자들이 한 쪽으로 몰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중학교 친구들을 보면 출신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전했다.

NYPC의 슬로건은 '세상을 바꾸는 코딩'이다. 최 팀장은 "넥슨이 IT회사이다 보니까 프로그래밍이 얼마나 중요하고 미래에 얼마나 중요한 능력인지에 대해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며 "실제로 코딩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최 팀장은 거듭 "프로그래밍은 무조건 즐겁고 재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희가 정말 하고 싶은 건 참가자들이 국영수처럼 딱딱하게 코딩을 배우는 게 아니었으면 하는 것"이라며 "코딩이 입시에 들어가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본인이 재미있지 않으면 동기부여가 안 된다. 또 다른 하나는 코딩하는 친구들이 한 자리에 모이면서 같이 성장하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NYPC와 여타 코딩 대회와 차별점은 게임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다는 점이다. 넥슨은 사내 공모전을 통해 채택된 아이디어를 통해 게임 IP를 문제 출제에 활용해 호평을 얻고 있다. 임직원들이 게임을 하다가 얻은 아이디어가 실제 문제에 출제되기도 한다.

올해 NYPC 출제위원장을 맡은 김진호 니트로 스튜디오(넥슨 자회사) 개발 담당은 “라운드1에 출제된 문제 중에 메이플스토리, FC 온라인, 마비노기, 카트라이더를 활용한 문제들이 출제됐다”라며 “가령 메이플스토리 캐릭터들을 문제 스토리에 녹여서 내거나 게임에서 나오는 상황과 비슷하게 시뮬레이션하는 문제도 있다. FC 온라인은 어떻게 카드를 잘 배치해서 좋은 팀을 구성할 수 있는지를 묻는 문제도 냈다”고 설명했다.

NYPC 출제위원에는 현업 개발진도 다수 참여한다. 김진호 출제위원장은 “개발진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라면서도 “다만 관심만 있다고 참여할 수는 없다. 문제를 출제하는 데 전문성이 필요하고 대회에 대한 이해나 과거 대회를 참가했던 경험이 있는지 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출제위원장은 “본선은 예선보다 더 높은 난이도로 출제했고, 문제 해결 난이도는 앞 부분에 좀 쉬운 문제들을 많이 배치했으며 점점 난이도가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전년 대회와 비교해 올해 NYPC가 달라진 점으로는 넥슨닷컴 계정 연동을 꼽았다. 김 출제위원장은 ”올해는 전년과 달리 넥슨닷컴 계정과 연동해 학생 참가 이력이 저장되기 때문에 언제든지 조회할 수 있다”라며 “계정 연동을 통해 부정행위도 근절이 가능해졌다”라고 강조했다.

아직까지 코딩은 어렵다는 인식이 큰 게 사실이다. 문과생의 경우 코딩 학습에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김 출제위원장은 코딩을 잘 모르더라도 충분히 NYPC에 참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선 대회인 라운드1은 코딩을 하지 못하더라도 문제를 풀 수 있다. 가령 게임을 통해 나오는 결과물들을 제출하면 점수를 받을 수 있는 문제들이 있다”며 “예선 때부터 이런 문제를 두 개 이상 출제해 코딩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NYPC에서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한 꿀팁으로는 “채점 과정에서 단계별로 점수를 주기 때문에 최적화된 방법이 아닌 비효율적 방법으로 문제를 일부 해결하면 부분 점수를 받을 수 있고, 그러다 보면 또 다른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한다"라며 "어렵다고 바로 포기하기보다는 본인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조금씩 도전해 보는 것이 좋은 점수를 위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scho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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