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과 대학생 로맨스… “매 장면이 수지 화보”[리뷰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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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이두나!'는 제목을 '배수지'로 바꿔도 무방하다.
아이돌로 살아가는 데 지쳐 냉소적으로 변한 이두나와 선입견 없이 세상을 바라보는 원준을 상반된 톤 앤드 매너로 각각 연기한 배수지와 양세종의 조화는 합격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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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이두나!’는 제목을 ‘배수지’로 바꿔도 무방하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와 지나친 관심을 동시에 받던 아이돌 가수의 삶에서 은퇴한 주인공 두나의 삶은, 이를 연기하는 걸그룹 미쓰에이 출신 배우 배수지(29)와 퍽 닮아 보인다. 그래서 이런 표현을 써도 무방할 듯하다. 배수지의, 배수지에 의한, 배수지를 위한 작품.
두나는 은퇴 후 사람들의 눈을 피해 셰어하우스에서 살고 있다. 갓 대학에 입학한 원준(양세종 분)도 이곳에 도착한다. 두나는 수시로 마주치는 원준을 사생팬(스타의 사생활을 쫓는 팬)으로 오해한다. 하지만 이런 오해는 서로에 대한 이해로 바뀌고 일찌감치 성공의 쓴맛을 본 두나와 풋풋한 대학생 원준의 로맨스가 시작된다.
‘이두나!’는 전형적인 청춘 로맨스물의 길을 간다. 교집합을 찾기 힘든 두 사람을 셰어하우스라는 한 공간 안에 밀어 넣고 애틋한 화학작용이 일어나는 과정을 지켜본다. 최고의 스타와 평범한 대학생의 사랑이라는 설정은 다분히 판타지다. 하지만 고된 현실을 뒤로하고 마음의 안식과 사랑으로 힐링이 필요한 이들의 갈증을 해소시키기 위해 ‘이두나!’는 차근차근 나아간다.
부족한 개연성을 채우는 건 두 배우의 매력이다. 아이돌로 살아가는 데 지쳐 냉소적으로 변한 이두나와 선입견 없이 세상을 바라보는 원준을 상반된 톤 앤드 매너로 각각 연기한 배수지와 양세종의 조화는 합격점이다. 특히 수지의 외모가 발군이다. “매 장면이 화보”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빼어나다. 이런 평가는 ‘이두나!’가 지닌 ‘양날의 칼’이다. 판타지 로맨스물에 가장 적합한 배우를 섭외하는 데 성공했으나, ‘9부작에 걸친 화보집’이라는 평가는 뼈아프다.
현실 속 배수지의 시선으로 ‘이두나!’를 따라가면 보다 흥미롭게 즐길 수 있다. 배수지의 삶과 이두나의 삶이 적잖이 겹치기 때문이다. 배수지는 26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큰 사건이나 서사는 없지만 이두나라는 인물을 잘 표현한 드라마라고 생각했고, 그게 매력적이어서 선택했다”며 “대본을 보고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두나의 상황에 공감이 갔다. 이런 부분은 내가 좀 더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이두나!’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화려한 20대를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배수지의 20대를 마무리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20대 초반 역할이다 보니 신경을 안 쓸 수 없겠더라”고 운을 뗀 그는 “어려 보이려고 말투도 연습했는데 너무 나이를 신경 쓰는 것 같아 그 부분을 생각 안 하려 했다”면서 “20대의 마지막 작품으로 ‘이두나!’에 출연하게 된 건 타이밍도 좋고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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