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 콘서트’ 직접 봤더니…우주선 타고 내려온 ‘히어로’에 영웅시대 열광

안진용 기자 2023. 10. 30.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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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PO돔 전국 고속버스 행렬
하늘색옷 입은 팬들 인산인해
우주선 형상화한 360도 무대 인상적
공연 중 객석 찾아 하이파이브
임영웅 전국투어 ‘아임 히어로’ 서울 공연 둘째날인 28일. KSPO돔 앞은 공연 시작 전부터 상징색인 하늘색 옷을 입은 이들로 북적였다.

“다음에는 더 ‘주제파악’하겠습니다.”

전국투어를 재개한 가수 임영웅은 서울 공연 둘째날인 28일 객석을 가득 메운 1만5000명 팬을 향해 감격의 인사와 함께 이같은 사과를 전했다. 서울 공연 티켓이 판매 시작 1분 만에 370만 트래픽을 기록했는데 엿새 간 고작(?) 9만 관객만 만날 수 있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었다. 그는 “호남평야에서 공연을 해야 한다는 말에 ‘아직 그 정도 급은 아니다’라고 했었는데 티켓 구하기 정말 힘들었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다음에는 더 ‘주제파악’해서 많은 관객들을 모시겠다고”고 너스레를 떨었다.

2023 임영웅 전국투어 콘서트 ‘IM HERO’(아임 히어로) 서울 공연이 열린 28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KSPO돔 앞. 전국 각지에서 고속버스까지 빌려 올라 온 영웅시대(임영웅 공식 팬덤)는 임영웅을 상징하는 하늘색 옷과 액세서리로 한껏 멋을 냈다. 울산에서 왔다는 50대 여성은 “내일(29일) 공연을 볼 계획인데 이 분위기를 느끼려 먼저 와봤다”고 말했고, 광주에서 배낭을 메고 올라 온, 기자 옆자리 중년 여성은 ‘작은 간식 나눔 준비했는데 맛있게 드세요’라고 쓴 간식꾸러미를 건넸다.

임영웅의 공연은 초대권이 없기로 유명하다. 언론 공개도 없었다. 그래서 기자는 ‘피켓팅’(피튀기는 티켓팅)을 뚫고 임영웅의 서울 공연 2층 27구역 티켓 두 장을 손에 쥐었다. 사진 및 영상 촬영도 엄격히 금지됐고, 팬들도 이런 당부에 충실히 따랐다. 전국투어가 이제 막 시작했기 때문에 스포일러 방지 차원이기도 하다. 그래서 공연 사진은 지난해 진행된 ‘2022 아임 히어로’ 이미지로 대신한다.

오후 6시 정각에 시작된 공연은 최근 발표된 신곡 ‘두 오어 다이’(Do or Die)의 콘셉트에 맞춰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던 임영웅이 우주선을 타고 공연장에 안착하는 퍼포먼스로 포문을 열었다. ‘아비앙또’와 ‘무지개’를 연이어 부른 임영웅은 “즐거우신가요? 그럼 일어나세요”라고 열기에 기름을 부은 후 ‘히어로’와 ‘인생찬가’를 내리 소화했다.

2022년 ‘아임 히어로’ 공연 당시 임영웅의 모습.

‘아임 히어로’ 무대 구성은 이번 공연의 또 다른 주인공이었다. KSPO돔에 전면 무대를 설치하면 무대 뒷좌석을 제외하고 1만 명을 수용할 수 있다. 하지만 임영웅은 우주선을 형상화한 360도 무대를 공연장 중앙에 설치하고, 걸어서 관객들에게 더 가까이 갈 수 있는 보조 무대 3개를 덧댔다. 그리고 시청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해 공중에는 12개의 대형 스크린을 매달았다. 마치 원형 경기장을 보는 듯했고 그만큼 무대와 관객의 거리도 가까워졌고, 1만 5000석을 모두 활용할 수 있었다. “어디서나 잘 보이도록 360도 무대를 구성했다. 영웅시대와 더 바짝 붙은 느낌”이라던 임영웅은 공연 중반쯤 1층과 2층 객석 통로를 한바퀴 돌며 팬들과 손바닥을 마주치는 ‘하이파이브’ 이벤트도 마련했다. 이 때 부른 노래는 ‘손이 참 곱던 그대’다.

임영웅의 공연장은 세대 통합의 자리다. 3대가 나란히 앉아 관람하는 가족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HOT 콘서트 안 보내주던 엄마에게 복수하려고 임영웅 콘서트 티켓 예매 안 하려 했는데 열심히 티켓팅해서 오게 됐다”는 딸의 사연부터 “임영웅 ‘런던보이’ 머리스타일 따라 하려 31년 만에 ‘뽀글머리’했다가 놀림받았다”는 나이 지긋한 여성 팬의 사연도 소개됐다.

2022년 ‘아임 히어로’ 공연 당시 임영웅의 모습.

이날 임영웅은 ‘사랑아 왜 도망가’,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이제 나만 믿어요’를 비롯해 그가 예능 프로그램에서 선보였던 ‘상사화’와 ‘끝사랑’, ‘나와 같다면’ 등 관객들이 다시 듣고 싶어하는 노래들로 다채로운 레퍼토리를 꾸몄다. 지금의 임영웅을 만든 노래 중 하나인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를 끝곡으로 고른 그는 “항상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안주하지 않겠다”면서 “익숙해지지 않는 가수가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후 앙코르 요청에 다시 무대에 오른 그는 ‘달빛 창가에서’·‘사랑은 연필로 쓰세요’ 등 8090 인기곡으로 한바탕 댄스파티를 벌인 후 약 3시간에 걸친 공연을 마무리했다.

중년 팬들을 위한 서비스도 돋보였다. 객석마다 방석을 비치했고, 어두운 공연장에서 이동할 때는 안전요원들이 일일이 가는 길을 플래시로 밝혔다. 공연을 마친 후에는 공연장부터 지하철역 곳곳에 도우미를 배치해 길을 안내했다.

한편 임영웅은 KSPO돔에서 11월 3∼5일 서울 공연을 이어가고, 이후 대구 부산 대전 광주로 향한다.

2022년 ‘아임 히어로’ 공연 당시 임영웅의 모습.

안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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