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기업 겨냥한 인도, 이번 타깃은 ‘태양광 업체’

중국 베이징 북부 화이러우구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있다. /김남희 특파원

자국 시장을 장악한 중국 기업들에 대한 제재에 나선 인도 당국이 이번엔 중국 태양광 업체들에 대한 대대적인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제일재경 등 중국 매체의 27일 보도에 따르면, 인도 세무당국은 중국의 태양광 업체 40여 곳을 대상으로 탈세 혐의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인도 유통 업체들도 대상에 포함됐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해당 업체들은 인도 당국의 조사 결과에 따라 막대한 벌금이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의 한 태양광 업체는 “조사가 한 달 동안 계속됐다”며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고, 사업도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내 태양광 산업의 부진으로 가격 인하 압력에 직면한 중국 업체들이 해외에서 저가 판매에 나서고 있어 덤핑 판정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인도 당국이 자국 업체 보호를 위해 인도 태양광 산업을 잠식하는 중국 업체들에 대한 견제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중국 톈펑증권에 따르면 지난 9월 중국 태양광 전지 모듈의 대(對)인도 수출은 23억2500만 위안(약 4300억원)으로, 지난해 동월 대비 1756% 급증했다.

인도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태양광 설비 시장으로, 중국과 미국을 제외한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10기가와트(GW)급 태양광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관련 기술 수준이 낮아 설비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데 중국 업체들이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인도 당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수입한 30억 달러(약 4조650억원) 규모의 태양광 패널 가운데 92%가 중국산이었다. 앞서 인도 세무당국은 지난해 중국 휴대폰업체들에 대한 대대적인 규제에 나섰다.

샤오미의 인도법인에 대해 조세 포탈 혐의로 65억3만 루피(약 160억원)를 추징했고, 불법 해외송금 혐의로 555억 루피를 압수했다. 이어 비보와 오포에 대해서도 조세 포탈 등의 혐의로 각각 46억 루피와 439억 루피의 추징금을 부과했다.

중국 휴대전화 업체들은 지난 2014년부터 인도에 진출해 저가 스마트픈 시장을 장악했다. 지난해 점유율 조사에서 인도 휴대전화 사용자 3명 중 2명이 중국산을 쓰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이 중 샤오미의 점유율은 25%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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