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기자회 “이스라엘, 기자들 표적 공격”

이스라엘 포탄이 29일(현지시간) 가자지구로 떨어지고 있다. EPA연합뉴스

국경없는기자회는 이스라엘-레바논 국경 지대에서 취재 도중 숨진 로이터통신 기자가 이스라엘군의 표적 공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29일(현지시간) 주장했다.

앞서 로이터통신 카메라 기자인 이쌈 압달라는 13일 오후 6시쯤 레바논 남부 이스라엘 국경 지역에서 취재하던 중 이스라엘의 폭격을 받아 숨졌다. 당시 인근에서 취재 중이던 프랑스 AFP통신 기자 2명, 알자지라 방송기자 2명 등 6명도 부상을 입었다.

국경없는기자회는 당일 오후 4시45분쯤부터 사고가 난 오후 6시 사이의 영상들을 분석해 당시 상황을 재구성했다. 그 결과 오후 6시쯤 37~38초 간격으로 서로 다른 강도의 미사일 두 발이 기자들이 머물고 있는 장소로 날아왔다. 국경없는기자회가 자체 실시한 탄도 분석에 따르면 미사일은 기자들이 서 있던 곳의 동쪽, 즉 이스라엘 국경 방향에서 날아왔다.

국경없는기자회는 당시 기자들이 숨어있지 않았고,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언덕 꼭대기에서 한 시간 이상 공개적으로 머물러 있었기에 이스라엘군이 이들을 전투원으로 오인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기자들 모두 ‘PRESS’라고 적힌 헬멧과 방탄조끼를 입고 있었으며, 차량 지붕에도 기자임을 알리는 표식이 있었다. 국경없는기자회는 폭격 한 시간 전 무렵인 오후 4시45분쯤 알자지라 기자 한 명이 해당 지역 상공을 비행하는 이스라엘 헬리콥터를 목격했다고 덧붙였다.

알자지라 기자들은 사고 5일 전인 지난 9일에도 레바논 남부 마을에서 취재하던 중 비슷한 공격을 당했으며, 이스라엘 헬리콥터가 그들 머리 위를 날아간 후 13일 폭격 때와 같은 모델의 미사일이 그들의 차 옆에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당시에도 차량 위에는 ‘PRESS’라는 글자가 쓰여 있었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국경없는기자회는 “현재까지 조사 결과를 볼 때 이스라엘군은 명백히 기자의 차량을 표적으로 삼았다”면서 관련 조사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