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 박혜수의 결국은 사랑 [인터뷰]

서지현 기자 2023. 10. 30.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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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너와 나 박혜수 인터뷰 / 사진=필름영,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배우 박혜수가 두 여고생의 사랑 이야기로 돌아왔다. 그동안의 작품들 중 가장 많이 자신의 이야기를 담았다는 박혜수의 '너와 나'다.

배우 조현철의 장편 영화 데뷔작이자 배우 박혜수의 복귀작인 '너와 나'(연출 조현철·제작 필름영)는 서로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마음속에 담은 채 꿈결 같은 하루를 보내는 고등학생 세미(박혜수)와 하은(김시은)의 이야기를 담았다.

박혜수는 영화 '너와 나'에 대해 "일단 표면적으로는 두 여고생의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직접적으로 죽음이나 비극적인 것들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지 않다"며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세월호 참사에서 우리가 느꼈던 감정들에 대해 위로를 건네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박혜수는 "위로하고자 하는 마음의 시작점이 결국 '사랑'이다. 그게 꼭 참사에 국한되지 않더라도 상처받은 많은 분들에게 위로를 건네고 싶어 하는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영화 너와 나 박혜수 인터뷰 / 사진=필름영,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특히 박혜수는 앞서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2020)에서 감독 조현철과 배우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박혜수는 "사실 배우로서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누진 못했다. 저에겐 선배 배우였고, 화면에서 보는 게 더 많았다. 현장에서도 말씀이 별로 없으셔서 소통을 하진 못했다"고 웃음을 보였다.

이어 "'너와 나'라는 작품을 통해서 감독님과 대화를 할 때 본인의 개인적인 경험이나 꿈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해주셨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에 어떤 마음이 담겨 있는지 알아서 감독님의 철학을 많이 알게 된 것 같다"며 "감독님은 '너와 나'를 통해서 가까운 옆사람만이 아니라 넓은 의미의 사랑과 삶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으셨던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선배 배우로서도, 감독님으로서도, 사람으로서도 배울 점이 많은 분이라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너와 나'는 수학여행을 하루 앞둔 여고생들의 시점으로 진행된다. 이에 작품 속엔 마치 실제 여고생들을 데려다 놓은 것처럼 10대 소녀들의 감정을 현실적으로 녹여냈다.

이에 대해 박혜수는 "30대 남성(조현철)이 여고생들의 이야기와 말투를 이렇게까지 쓸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 감독님은 더 사실적이고, 더 현실적인 대화 장면을 만들고 싶어 하셨다"며 "저희가 리허설을 할 때 중요한 액션을 한 두 개만 살려 놓고 그 안에서 대사는 아무것도 없었다. 자유롭게 대사를 하고, 그걸 거듭하면서 좋은 대사들을 추려서 장면들을 재구성했다. 그래서 대사들이 배우들 입에 더 잘 맞고, 캐릭터도 더 드러낼 수 있었다. 현장에서 애드리브도 굉장히 많았다. 덕분에 생동감이 잘 산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지나치게 현실적인 여고생 감성에 대한 호불호도 있었다. 박혜수가 연기한 세미는 하은을 향한 우정에서 사랑을 자각하기까지 다소 미성숙한 행동을 보여주기도 한다.

세미의 성격에 대해 박혜수는 "저도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땐 걱정이 있었다. 세미가 짜증을 너무 내더라"고 웃음을 보였다. 이어 "감독님께 이게 괜찮은지, 관객분들이 밉게 보시진 않을지 많이 여쭤봤다"며 "사실 변화를 많이 주긴 했다. 짜증을 덜 내거나, 화내는 걸 줄이거나, 웃으면서 말하는 거로 바꾼다던지"라고 설명했다.

영화 너와 나 박혜수 인터뷰 / 사진=필름영,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박혜수는 "세미가 충분히 미워 보일 수 있다. 미숙한 부분도 있지만 결국 하은이에 대한 감정을 깨닫고, 이해하고, 사과한다"며 "마음을 고백하는 장면에선 쌓여왔던 세미의 답답함이 조금은 해소될 거라 생각했다. 걱정은 있었지만 마지막에 극적으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장면을 위한 장치로 작용한 것 같다"고 전했다.

특히 세미를 완성하기까지 박혜수의 끝없는 성찰이 담겼다. 이를 두고 박혜수는 "제가 그동안 맡았던 모든 역할 중에 가장 저의 의견이 많이 들어갔다"고 강조했다.

이어 "처음 리딩을 했을 때부터 제가 생각한 세미를 보여드렸다. 피드백이 너무 궁금했는데 감독님은 그냥 '좋아요'라고만 하셨다. 어떤 부분을 수정하거나 바꾸면 좋을 것 같다는 것이 아니라 '좋아요'였다"며 "처음엔 그게 불안했다. 제 스스로 확신을 갖기 어려웠는데 감독님은 꾸준히, 한결같이 저를 좋다고 칭찬해 주셨다. 감독님에 대한 믿음은 곧 저에 대한 믿음이 됐고, 신뢰를 갖고 적극적으로 세미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너와 나'는 표면적으론 두 여고생의 사랑을 담고 있지만, 그 내면에 담긴 이야기는 넓고 깊다. 이는 영화 속 다양한 연출법과 소품들로 표현된다.

이에 대해 박혜수는 "저 스스로도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스르륵 넘어가지 않은 장면들에 대해선 일일이 다 여쭤봤던 것 같다"며 "의미가 담긴 것 같은 장면들 중에 제가 이해하지 않아도 감정이입이 되는 부분들에 대해선 감독님이 다른 의도가 있을지라도 저만의 의미를 가지고 지나간 장면들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혜수는 "이 영화 자체가 다양한 시각으로 읽힐 수 있고,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작품이라 생각한다"며 "글로 봤을 때부터 그런 면이 있어서 그걸 일일이 감독님 경험에 의한 읽기보단 저의 경험도 투영하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영화 너와 나 박혜수 인터뷰 / 사진=필름영,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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