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네투 듀오, 손흥민-메디슨 짝꿍에 필적… 네투, 큰 부상 아닌 듯[최규섭의 청축탁축(清蹴濁蹴)]

강필주 2023. 10. 3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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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울브스 SNS

“황희찬(27)은 울버햄튼 원더러스(울브스)의 공격 선봉장이다.”

이 명제는 참이다. 팀 득점 공헌도에서 뚜렷하게 입증되는 명제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023-2024시즌(28일·이하 현지 일자 기준) 팀 득점 공헌도에서, 황희찬은 46.2%(6/13골)에 이르는 높은 비중을 보인다. EPL 득점 랭킹 10걸 가운데 당당히 2위에 올라 있다. 황희찬에 앞선 골잡이는 단 하나, 엘링 홀란(23·맨체스터 시티)일 뿐이다. 47.4%(9/19골)로, 황희찬을 아주 근소하게(1.2%) 앞지르고 있다.

황희찬은 득점 순위에서도 5위다. 6골을 터뜨려 알렉산데르 이사크(뉴캐슬 유나이티드)를 비롯한 다른 3명과 함께 5위군을 형성하고 있다.

이처럼 ‘황희찬 돌풍’이 거세게 불어닥치는 시즌 초반 형세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돌개바람의 재현이다. EPL 마당에 뛰어든 2021-2022시즌 초반 출장한 6경기(4~9라운드)에서, 황희찬은 4골을 수확하며 선풍을 일으킨 바 있다. 그때에도 득점 레이스 5위를 달렸다.

황희찬은 울브스 역사도 새롭게 써 가고 있다. 지난 28일 10라운드 홈(몰리뉴 스타디움) 뉴캐슬전에서, 황희찬은 후반 26분 동점골(2-2)을 터뜨렸다. 토티 고메스의 키패스를 골로 이어 갔다. 홈 6경기 연속 득점의 신기원이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1877년 출범한 울브스 146년 역사에 홈 경기 최다 연속 득점 기록을 아로새겼다. 2022-2023시즌 37라운드 에버튼전(1-1 무)부터 이번 시즌 2라운드 브라이튼 & 호브 앨비언전(1-4 패)→ 5라운드 리버풀전(1-3패)→ 7라운드 맨체스터 시티전(2-1승)→ 8라운드 아스톤 빌라전(1-1 무)→ 10라운드 뉴캐슬전(2-2 무)까지 홈 6경기 연속 골맛을 봤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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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네투 짝꿍이 빚어낸 환상적 콤비 플레이, EPL 화두로 떠올라 

황희찬이 일으킨 질풍의 바탕엔, 하나의 요소가 자리하고 있음을 눈여겨봐야 한다. ‘찰떡궁합’을 뽐내는 황희찬-페드루 네투(23) 짝꿍이 연출하는 콤비 플레이다. 황-네투 듀오가 빚어내는 ‘환상의 이중주’는 이번 시즌 EPL 무대에 하나의 화두로 떠올랐다. 토트넘 홋스퍼가 자랑하는 가장 큰 자산인 손흥민(31)-제임스 매디슨(26) 짝꿍을 방불케 할 만큼 맹위를 떨치는 황-네투 듀오다.

이번 시즌, 황-네투 단짝은 벌써 세 차례나 멋들어진 합작품을 빚었다. 4라운드 원정(셀허스트 파크) 크리스탈 팰리스전(2-3 패)에서 첫 번째 동점골(후반 20분)을, 5라운드 홈 리버풀전(1-3 패)에서 선제골(전반 7분)을, 8라운드 홈 아스톤 빌라전(1-1 무)에서 역시 선제골을 각각 호흡을 맞춰 만들어 냈다(표 참조). 세 번 모두 황희찬 골-네투 어시스트 모양새였다.

손-매디슨 짝궁의 합작품과 똑같은 골 수다. 손-매디슨 짝궁은 6라운드 어웨이(에미레이트 스타디움) 아스날전(2-2 무)에서 2골을, 9라운드 홈 풀럼전(2-0 승)에서 1골을 각기 한 호흡으로 이뤘다.

이십대 중·초반의 황-네투 단짝은 손-매디슨 짝꿍에 비해 연부역강하다고 할 수 있다. 나이가 젊고 기력이 왕성한 만큼, 기대치도 높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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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도사리고 있는 암초다. 어쩌면 단초는 이미 나타났다고 보인다. 네투가 ‘부상’이란 거침돌에 걸려 넘어진 데서 옅으나마 어두운 구름이 드리워진 느낌을 자아낸다. 뉴캐슬전 후반에, 네투는 햄스트링을 다친 듯한 기색을 보이며 들것에 실려 물러났다. 쾌청했던 기상도에 암운이 감돌 듯한 조짐을 내비친 뜻밖의 부상이었다.

이번 시즌 네투는 어시스트 순위 선두(7개)를 달리는 데서 알 수 있듯, 만개한 솜씨를 펼치고 있다. 그런 네투의 부상은 갈수록 무르익는 황-네투의 콤비 플레이에 걸림돌임이 분명하다. 물론, 팀 전력에도 큰 마이너스 요인이다.

이 맥락에서, 게리 오닐 울브스 감독의 근심은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이번 시즌, 정말 열심히 노력하는 자세가 엿보인 네투는 환상적 플레이를 펼쳐 왔다. 모든 찬사를 받을 만한 자격이 충분함을 스스로 입증했다. 그의 부상은 뜻밖으로, 우리 모두에게 충격을 안겼다. 물론, 그에겐 더 충격적이었겠지만 말이다.”

오닐 감독은 그러면서도 희망을 감추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햄스트링 부상은 심각하다. 그러나 경기가 끝난 뒤, 네투는 탈의실에서 돌아다녔다. 가볍게 다친 듯해 다행이다. 그가 빨리 되돌아와 자신이 할 수 있는 플레이를 세상에 다시 보여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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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의 용솟음치는 기세를 과시하던 황-네투 듀오의 상승세가 이어지기를 절실히 바라는 오닐 감독의 마음이 엿보인다. 한국 팬들도 마찬가지 심정일 듯싶다. ‘특급 도우미’ 네투와 이루는 콤비 플레이가 황희찬이 몰아칠 선풍의 밑바탕을 이루기 때문이다.

울브스는 오는 11월 4일 EPL 제11라운드를 셰필드 유나이티드를 맞아 원정(브래몰 레인) 경기로 치른다. 네투가 염원대로 출장해 황희찬과 호흡을 이뤄 멋진 콤비 플레이를 연출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전 베스트 일레븐 편집장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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